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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흐뭇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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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베이에서 Roland CD-2라는 제품을 중고로 구입했었지요.
레슨내용을 학생들에게 바로 CD로 구워도주고, 개인적으로 연습도 할겸해서 큰 맘먹고 질렀답니다.
주로 레슨하는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들로 구성이 되어있는 기기입니다. (메트로놈, 구간 반복기능, 피치조절등)
팔려는 사람이 크레딧도 괜찮고해서, 아무 의심없이 구매를 했는데요, 배달온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니
플레시 메모리카드로는 녹음이 잘되는데, 시디롬으론 녹음이 안되지 뭡니까.
수많은 물건을 이베이에서 사면서도 이런일은 처음이라 당황도되고...화도나구....
이베이에 여러통의 메일을 보냈지요. 하지만 이베이에선 중재만을 하려할뿐 책임을 회피하지 뭡니까?
판매를 한사람은 메일을 보내도 대답이 없구....
법적으로 크레임을 걸면 물건가격의 약15%만을 받을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으로 인해 저의 속은 타들어갔지요. (참고로 신품이 약 $700 정도하구요, 전$425+ 배달비 로구매했었습니다)
근데 배달되어온 소포의 박스를 잘 살펴보니, 실수로 적혀진 셀러의 전화번호가 있지뭐예요.
당장 전화를 했지요. 알메니안 계통의 사람이었는데, 제 전화에 상당히 당황한 것 같더군요.
그러면서 자기가 워런티를 이용, 꽁짜로 고쳐주겠다면서 걱정말라고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더군요. 나이스하게 나와 저도 좀 화가 누그러졌는데, 그 다음날부터 연락두절....
아무리 전화해도 안받고, 정말 돌겠더군요....
결국 제가 선택한 마지막 방법은 이베이에 무지막지한 나쁜 크레딧을 남기는 것 뿐이었죠.
하지만 그사람은 기다렸다는듯 자신이 워런티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제가 거절했다는 말도안되는 거짓말과
보복성 베드 크레딧을 남기더군요.
한두주간의 머리아픈일을 겪고나니 몇년은 늙은것 같더군요.
결국 롤랜드 수리공장을 찾아 제돈으로 고치러 갔답니다.
자초지종을 모두 들은 직원이 이해는하지만 , 제가 두번째로 구매를 한것이기 때문에 워런티로는 고쳐줄수 없다고 하더군요. 결국 6주를 기다려 (일본으로 부품을 오더했다 더군요) $220 을주고 시디롬을 교체했답니다. 그런 일이 있은뒤 약 한달쯤 지나, 우연히 아웃풋을 외부 스피커와 연결을해서 크게 들어보니
시디롬에서 "스스스"하는 노이즈가 크게 들리지 않겠어요? 그동안 내장 스피커로 볼륨을 작게 사용해서
미처 확인을 못한거 있죠.
정말 끝까지 속썩이는구나...이미 한달이나 지나버린 상황에서, 잘못되어도 내탓이다 하는 심정으로 할수없이 롤랜드 공장으로 다시 찾아갔죠. 직원에게 다시 사정조로 설명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어제 아침... 물건을 찾아가라고 연락이 왔더군요.
돈을 더 내라곤 하지 않을까...잘 내리지도 않는 비까지 주루룩 맞아가며 우울한 마음으로 찾아갔지요.

접수를하고 얼마간 기다리는데 직원이 그러더군요.
"이번엔 아마도 잘 사용할수 있을꺼다"

그러곤, 웃으며 박스도 뜯지않은 신품을 주는거 있죠?

너무도 고마운 마음에...가슴이 찡하더군요.
그동안 맘 고생한것하며, 고장난 물건을 판 셀러를 미워했던 마음이며....
잘하지도 못하는 영어로 이베이에 수없이 메일을 보내고, 전화해서 따지고 하던일들이
마치 영화속 필름처럼 스쳐지나가더군요.

미국 사람들 참 유머가 있죠? 새것을 주면서 "아마도 사용할수 있을거다" 라니요?....

공부하러 미국에 온지 어느덧 7년쯤 되어갑니다.
영어도 잘 못하면서, 모국어인 한글은 또 왜이리 헤매는건지...

늘 고국을 그리워하지만,

어제처럼 끝까지 소비자를 배려해주는 세일즈맨의 마음이 느껴질때나.....

휠체어를 탄 승객 한명을 버스에 태우기위해, 약 10여분간을 최대한 인도에 가깝게 파킹하려고
그 큰 버스를 수도없이 직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땀을 뻘뻘흘리는 운전기사 아저씨와
10분도 더 되는 시간동안 아무 불만없이 마땅히 기다려주는 승객들을볼때.....

미국.... 참 살기 좋은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흐뭇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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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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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아바님의 댓글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미국이 살기좋은 나라라는 말 보다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살기 좋은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미국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뭔 말을 하는거여?)

jazzotheque님의 댓글

실컷 입은 옷도 텍만 그대로면 환불해주는 나라아닙니까?!
우리도 신사동에서 강남역까지, 고작 두어 블럭 가는데 50분씩 걸리고, 스키장에서 3분 내려올려고 30분씩 리프트 라인에 줄서고, 병원에서 5분 진료 받을려고 1시간 반씩 기다리고, 자동차 A/S 한 번 신청하려면 2주일씩 기다리지 않는 세상이 되면...
휠체어 탄 한 명의 승객을 위해 모든 사람이 10분씩 기다릴 수 있을까요?-,.-

한신희님의 댓글

뜻밖에 일로 참 감사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너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구...
잼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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