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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황당한 녹음 경험 이야기 +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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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배호입니다.

한국에 다시 '밀입국'한지도 2주가 넘었건만 이제야 글을 남기네요.  몇몇분들과는 문자/전화 드렸지만 못 드린 분들께는.. 죄송... ㅎㅎ~

아주 황당한 녹음 경험은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바람 맞았네요.

지난주 수요일에 해금 연주자와 직접 만나서 오늘 아침 10시에 녹음을 하기로 서로의 칼렌다에 적어 놓았습니다.  해금 연주자가 11시에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스튜디오 사정이나 제 사정상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것에 동의하는 이야기도 했고요.  오늘 녹음할 악보도 연습해 오시라고 그 때 전해 드렸습니다.

어제 박상욱군이 새벽 4시까지 녹음을 하고... 피곤한 몸으로 오늘의 녹음을 위해 제 노이만 67 마이크 및 몇가지를 셋업까지 해주고, 오늘 아침 원래 잡혀있던 녹음을 점심 이후로 미루기까지 스튜디오 시간을 조정해 두었는데...  해금 연주자가 10시 10분이 되어도 도착을 안하는 겁니다.

전화를 드려도 받지 않으셔서 문자를 드렸습니다.  저는 늦게 도착하시나 보다생각하고... '전화 한번 주세요.'라는 내용으로요.  한데 약 10분쯤 후 전화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하기도 전에 대뜸 하시는 말씀...

"오늘 약속이 긴가 민가 해서 다른 약속을 잡았습니다."
해금 연주자의 이야기입니다.

".................."    <---  (저의 386 CPU 돌아가는 소리)

"네?(황당스러움)  잘 알겠습니다."

라는 간단한 대답을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습니다.  많은 생각이 오고 가더군요.

'내가 미국에서 너무 오랫동안 생활을 해서...  뭔가 착각하고 있는건가?'
'내가 지난주에 해금 연주자와 약속을 잘 못 했던가?'

너무 머릿속이 혼란해서 혹시라도 무슨 miscommunication이 있었나 하고 다시 한번 그 해금 연주자분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지난주에 약속을 잘 못 했나하고요?"

라는 내용으로 전화 통화를 하는데 저는 좀 더 황당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다보니 그분이 분명 약속은 알고 계셨었는데... 제 연락처를 모르고 제 확인전화가 없어서 다른 약속을 잡으셨다고 하시네요.  저의 확인 전화를 기다리고 있으셨다는...

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그 분이 정말 이 일에 대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도 아니고 "저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 할 것 같다 하니 상황 판단을 뒤늦게라도 하신듯 아무 감정없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따라 하실 뿐이더군요.  저도 별로 더 이상 대화 하는 것이 아무런 영양가가 없는 것 같아서 좋게 전화를 끊긴 했지만 너무 황당한 느낌은 지우기가 참 어렵네요.

제가 내쉬빌에서 너무 오랫동안 있어서 한국에 대한 감각과 터치를 잊어 버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적어도 한곡 연주에 세션비를 20만원에서 35만원까지 부르는 연주자(내쉬빌의 세계적인 수준의 세션 연주자보다 더 비쌉니다. 적어도 이 프로젝트의 성격상요.)가 "평균율은 너무 힘들다.  아주 오래 걸리거다."등의 부정적인 멘트를 서슴없이 내 뱉는 것도 이해가 잘 안가고요.  C키에 템포 67의 노래에서 대부분 4분음표와 8분 음표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요.

아마도 제가 운이 나쁘게 인간적인 성숙도가 "빈" 연주자와 만난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라도 이곳 회원님들 중 해금이 필요하시다면  "XX빈"이라는 이름의 연주자와는 그 분의 실력을 떠나서 한번 다시 재고 해보심이 좋을 것 같고요.

아울러 좋은 해금 연주자와 대금 연주자를 주위에 알고 계신 분은 제게 전화나 문자 한번 부탁드립니다.  010-9990-7446  신배호     

해금 한곡, 대금 한곡의 녹음이 아주 조만간 필요하고요.  제가 다음주 금요일날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니 돌아오는 월요일(5월 28일)정도에 녹음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하시면 아주 간단한 멜로디이니 악보도 미리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단 대금 연주자는 전통적인 Bb관에 어울리지 않는 D 키에서 E키로 전조되는 곡입니다.  해서 D관 등의 개량 대금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금 연주자 분들은 이 이야기를 드리면 금새 이해하실 것이고요.  해금은 워낙 귀와 손으로 조율하는 악기이니 당연히 괜찮을 것이고요.

주위의 '사람좋고,' 같이 일하며 '즐길 수 있는' 실력있는 분들을 추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대금과 해금은 피아노 반주에 중간 중간 멜로디만 따라 가는 각각 1곡씩 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 강남에서
신배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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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배호님의 댓글

오디오가이 만만세!  오늘 하루동안 이 글을 읽으시고 여러모로 격려의 문자 메세지와 실질적인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회원님들의 덕분에 이번주 토요일과 월요일에 대금과 해금의 녹음을 잡았고요.  혹시라도 또 바람을 맞게 되면(이번에는 더 좋은 분들이라서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화 주셨던 분들께 차례로 전화를 드려서 또 도움을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번에는 저도 전화, 문자, 이메일 모두로 연락 하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꾸~벅!)

함주나님의 댓글

제가 알고있는 좋은 대금.소금연주자가 지난달에 내쉬빌에 들어가있습니다. 어학연수중이라카던데...연주하나는 끝내줍니다. 혹시나 내쉬빌로 돌아가시게되면, 그친구 함 찾아주셔서 돌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마도 녹음할정도의 국내에있는 대금연주자라면...한 모군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만..

슬아빠님의 댓글

저도 클래식이나 국악하시는분들 녹음을 예전에 참 많이 했었는데 정신 세계가 특이하신 분들이 워낙 많습니다. 하지만 저 정도는 좀 심하군요. 특히 클래식 연주자들은 자기 실력에 단단히 착각하고 사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리고 좀 사는 집 애들이 그쪽 분야를 해서 그런지 아쉬울게 없어서인지 개념 없고 예의 없는 친구들도 역시 많고...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교수 뜨면 바로 꼬랑지 내리고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실실거리는 꼴이란.... 한번은 대학 오케스트라 녹음하는데(좋은 대학도 아니었습니다) 케이블 깔고 마이크 셋업 하는데 바이올린파트 몇몇 아가씨들이 한심하다라는 듯이 바라 보더라구요. 그러더니 아저씨 그 마이크 비싼거에요? 하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때 메인 마이크가 C12 였는데 개당 500정도 하는데요. 그러니까 "생각 보다 안 비싸네? 그러더니 지네끼리 조그많게 "활 하나값도 안되잖아? 몇 천만원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더군요 ㅡ,.ㅡ 그런데 막상 녹음들어가서는 현쪽에서 자꾸 음정이 가서 지휘자 선생님한테 "몇명 빼야 겠는데요"하고 정중히 들으라고 대놓고 제의했죠. 열 받아서 한번 해본소린데 그 지휘자께서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덜컥 "너 너 너 악기 싸서 집에 가" 그러더군요. 헐~ 찍소리 못하고 그 싸가지 중 한명도 잘렸죠. 야 교수가 무섭긴 무섭구나 그때 실감했습니다.

신배호님의 댓글

빈님..  당근 빈님은 아니실겁니다.  저랑 통화하고 만나보지 못하셨쟎아요.  ^^; 

제가 "XX빈" 양의 앞길을 막고 싶은 것은 아니고, 다만 오디오가이 회원이나 음악하시는 분들께 제가 경험했던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올린 글이었기에 실명공개는 자제하고 싶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바라기는 그분이 자기가 한 행동의 무책임함을 느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는 큰 기대 안합니다.  그 정도 생각이 있었다면 이런 일도 안했겠죠.

함주나님...  제가 6월 1일날 다시 내쉬빌로 돌아갑니다.  이미 오디오가이 회원분들을 통해서 대금 연주자를 구하기는 했지만 혹시나 그 한 모군의 이름과 내쉬빌 연락처/이메일 주소등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제 내쉬빌 연락처는 1-615-943-3415입니다.  휴대폰이니 메세지 남기시면 녹음을 떠나서 제가 내쉬빌에서 밥 한번 쏘지요.  ^^;  음악하는 사람들끼리 알고 지내면 좋쟎아요?

슬아빠님...  하하!  정말 정말 즐겁게(?)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지난 학기에는 모 대학원에서 음악 강의를 하기도 했는데 저를 '교수'라고 소개할 것을 그랬습니다.  ^^;  평소에는 그렇게 불리기를 엄청 어색해 하지만 이럴때는 괜히 '티' 한번 내볼 것을 그랬습니다.

내쉬빌에 있는 오케스트라 첼로 주자들 중에도 15억 이상 가는 첼로를 가지고 다니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중고가 20만원도 안되는 첼로를 가지고 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아이러니 한것은 녹음 할때 사람을 부르는 순서는 20만원짜리 첼로 가지고 다니는 친구를 가장 먼저 부르고... 그 친구가 스케쥴이 안될때 15억짜리 첼로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부른다는 사실... 

물론 둘다 세계 정상급의 첼리스트들이죠.  중요한 것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 들이 일할때의 자세요???  정말 정말 친절하고... 농담도 잘하고... 어떤 프로듀서나 편곡자가 '이것을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해도 모두 끝까지 잘 해줍니다.  당연 초견에 악보를 읽은 것이 정말 느낌이 좋아 거의 8-90%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실력자들이고요.

엔진기어21님의 댓글

아....신배호님 즐겁게 일하시는군요....그런 분들과....ㅠ.,ㅠ
저도 그런 실력자들을 만나뵙고 싶군요......우연한 기회라도...

사자왕님의 댓글

슬아빠님 최고 이십니다 =_=)=b

외국은 좋은 곳이군요; 전 너무 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들 그러신줄만 알았어요;

신배호님의 댓글

엔지니어21님... 한국에도 음악에 '달인' 이신 분들이 아주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간판과 인맥에 가려서 그 분들의 진가가 세상에 알려지고 그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잘 주어지기가 상대적으로 힘든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요. 엔지니어 분들 중에도 정말 실력있으신 분들도 많고요.

다만 정말 내쉬빌 처럼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덩이 보다 더 많아 보이는 음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실력도 기본으로 갖춰져야 하겠지만 실력만으로는 세션 연주자로 살아 남을 수 없는 것이 현실 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엇 비슷한 실력이고 이 친구를 써도 되고, 저 친구를 써도 되는 선택의 폭이 넓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같이 일하기 편하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뮤지션/엔지니어들에게 일거리와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모두 실력면에서는 날아다니는 친구들이니까요.

제가 한국에서 짧은 인맥이 있긴 하지만 제가 아는 주위 분들 중에도 '체하지 않고' 겸손한 실력자들은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은 것 아닐까요?  미국에도 미국분, 미국인, 미국놈 모두 섞여서 조화롭게(?) 살아갑니다.  ^^;

운영자님의 댓글

에구.. 이런.. 정말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그런데 "확인전화를 하지 않으면 스케줄을 바꾸는" 연주자들이 간혹있습니다.

그래서 녹음스케줄을 잡아 놓고도 한국에서는 전날정도에 주로 기획사의 로드매니저가 전화를 해서

"내일 녹음 **시 맞으시지요?"하고 확인을 하기도 하고요.

얼마전에 가요작업을 잠깐 한적이 있었는데. 프로듀서에게 전날 확인전화가 오더군요.

"내일 녹음 **시 맞으시지요? 내일뵙겠습니다."

간혹 이렇게 확인전화를 하지 않으면 멋대로 스케줄을 바꾸어버리는 연주자들이 한국에는 간혹 있으니.

다음번에는 미리 꼭 확인을 하시는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마음고생 많으셨습니다.

새벽까지 세팅한 상욱님도 고생하셨구요.

그리고 물론 이번에는 녹음이 잘 되겠지만 저도 주변에 국악하시는분들이 몇분 계시니 필요한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자나 전화 주세요.

Jongseon Park님의 댓글

나두 오늘 아침에 사장이 잡은 퍄노 세션 바람 맞았음....
세션 날 아침에 캔슬이라니...
사장은 지금 회사서 내 얼굴 피하구 잇음..

최민님의 댓글

우리나라 녹음문화나 이런것도 서로 존중할 필요가 있고 저런 사람들은 진짜 호되게 혼나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의 안 좋은 문화가 코리아타임(30분씩 늦는것들) 정말로 저도 한국인으로써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신배호님이 너무나 큰 상심인것 큰것 같습니다. T.T

나쁜 문화 뿌리 뽑아 버리자고요...........

신배호님의 댓글

영자님... 감사합니다.  저도 이러면서 좋은 공부 하는 것이겠죠.  인생 공부요.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ㅎㅎ~

오늘 대금 연주를 녹음 했는데 미리 보내드린 악보도 충실히 연습해 오셔서 너무 기분 좋고 쉽게 잘 끝났습니다.  대금에서 불기 쉽지 않은 플랫키가 아닌 D키와 E키에서도 그렇게 정확한 평균율이 쉽게 나오리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확실히 그 분의 실력 뿐만 아니라 일을 임하는 자세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확실히 저를 바람 맞히신 분과는 일정 준비하고 서로 의사 소통하는데도 수준 차이가 있었고요.  이번주 월요일에 해금도 잘 되겠죠. ㅎㅎ~

Jongseon님이 MTSU의 종선이형이세요?  형 어디 계세요?  한국 나와 계신것인가요?

최민님...  큰 상심이라기 보다는 제가 영자님의 말씀처럼 이곳 생리를 배워 나가는 것이겠지요.  미리 그 생리를 잘 알고 준비했다면 위의 제가 쓴 글 같은 일도 없었겠구요.  ^^;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Jongseon Park님의 댓글

MTSU RIMER인 박종선 맞고요...

샌프란 지역에 잇는 스튜됴서 엔진녀로  녹음질로 밥먹구 살고 잇습니다...^ ^

나두 우리나라 가서 일하구 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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