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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긴글은 읽혀지지 않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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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블로그와 싸이에 잡담을 늘어놓았습니다.

개인홈피라 오디오가이에 쓰는 것과는 달리 문체가 경어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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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이곳에 낙서를 끄적인 것이 작년 크리스마스가 막 지난 무렵이니.

이것은 즉 작년 크리스마스부터 지금까지 나에게는 이러한 정신적인 휴식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초반에는 어렴풋이 느끼다가 최근들어 이것이야 말로 내가 그 어떠한 일들보다 가장 먼저 바꾸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임을 알고.

정신없이 지내온(정말 평생에 이렇게 나 자신을 잃어버리며 시간을 지낸것은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올해 육개월이.

어떻게 보면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노트북 키보드의 텐션을 느끼고 편안한 마음에 이렇게 끄적이는 기분을 느끼는 것 역시.

늘 언제나 생활이었지만 문득 사라진다음부터는 다시 찾기 까지는 많은 용기또한 필요한 것 같다.

 

*온라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글과 사진 음악으로 넘쳐난다.

하루에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신문을 읽는 시간보다. TV를 보는 시간보다. 그러니까 당연하게 책을 읽는 시간보다.

그리고 지우들과 가슴으로 대화를 하는 시간보다.

혼자 음악을 틀어놓고 멍하고 흐리멍텅한 아무생각없는 눈빛으로.

그저 습관처럼 인터넷 익스플로어를 클릭하며. 즐겨찾기에 있는 사이트들을 여행한다.

 
변함없이 온라인은 아주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으며.

누군가와의 대화와 소통을 강렬히 원하는 심연의 글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자 장문의 글을 쓴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 이다.

그것이 마음의 울림으로 부터 나왔는지 단순한 객기나 장난으로부터 비롯된 글인지는 미리부터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하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 온라인에서 글을 읽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긴글을 잘 읽지 않고 읽으려 들지 않는 다.

우측에 있는 커서로 오랜시간 혹은 무언가의 감동으로 단숨에 글을 써내려간 이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듣지 않고.

그저 다른 사람들이 쓴 코멘트나.

마지막 정리 문구만 보며 자신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코멘트를 남기며 스스로 만족하는 형식이다.

신기한 것은 이러한 증상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거나 관심분야인 포럼사이트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는 것 이다.

 

*이곳에 쓴 글을 보신 몇몇 지인들은. 내가 쓴글은 내용이 길다고 한다.

나는 머릿속이 늘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라 그런지.

오히려 이야기를 할때는 정리를 해서 말을 하는 편인데.

글은 왠일인지 좌충우돌. 여기갔다가.. 저기갔다가.. 이런이야기를 하다가.. 또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하는 식이 좋다.

아무래도 글은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단순한 몇마딜 말 더욱 더 심장을 울림에서 가깝게 탄생을 한 것이까..




*내가 최근들어 가장 슬펐던 일중에 하나는. 내가 쓴 칼럼들을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잘 읽어보지 않거나 거의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이라는 것이 단순히 자기과시나 나르시즘의 결과가 아닌.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감동과 생각. 그리고 경험들을 정리해서 담은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에게 음악과 음향에 대한 것을 물어온다면 나는 변함없이. 내가 쓴 칼럼의 내용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또한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식구들이 녹음이나 믹싱에 관해 가끔씩 이야기를 할때면.

그 때 또한 나는 주저없이 그 칼럼들을 읽어보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들은 늘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탓인지. 내 칼럼뿐만 아니라 다른 긴글을 읽어볼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그다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온라인에서는 글보다는 사진이나 그림에 먼저 시선이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그림이나 사진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정작. 글의 보조를 위한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글의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며. 자신이 "직접" 클릭한 글의 "제목"과

단순히 사진의 이미만 흐릿하게 기억을 할 뿐이다.

 

*오디오가이 사이트에 쓴 칼럼들의 조회수는 대단히 많지만.

그것을 그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다.

그리고 그 글을 클릭하며 끝까지 천천히 읽어본 사람보다. 그저 단순히 클릭만 하고 앞부분을 조금 보다가 오른쪽 커서를 내린 후 마지막 문장만 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만약 이것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현실이라면 나는 조금은 우울해질 것 같다.

글이라는 것이 남에게 잘 보이거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꼭 읽혀져야 하는 보람은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나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내 일에 관한.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 들에 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관심사를 지니고 있는 이들에게 조차 내 진심이 전달되지 않은,

그저 몇초의 찰나로 넘어가는 그 게시물의 생명이 짧은 것이 우울하고 슬픈 것이다.

 

음악도 그렇지만.

글 역시 반복되어 읽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올해 통.. 책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며 바보같이 지낸 시간들이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에 대한 굶주림이 더해져. 요즘은 책과 영화들을 닥치는대로 읽고 또 보고 있다.

 
휴일의 코엑스 야마하홀에서의 피아노 녹음이 끝난 후.

마침 코엑스에서는 도서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KOBA나 자동차전시회에만 익숙한 탓인지 당연히 유료라고 생각했던 입장료는 무료였고.

기대했던 대로 내가 좋아하는 몇몇의 출판사들이 나와있었다.

그중에서는 역시나 멋진 프랑스 작가들을 책을 정말이지 정성껏 그리고 글의 내용만큼이나 책을 멋지게 만드는 도서출판 "열린책들"의 부스에 가서 폴오스터의 책을 3권이나 구입해서

한권은 오는길에 지하철 2호선을 순환하며 단숨에.

그리고 남은 한권은 사무실에 와서 음악을 들으며 절반쯤 읽고 곧 낮잠이라 할 수 없는 이른 잠을 청한 후 밤 10시30분에 일어나 나머지 반을 읽어보았다.

물론 이 책 2권은 한두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아주 얇은 책들이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온라인으로 종이에 새겨진 문제가 오히려 낮설게 느껴지는 것 만큼.

이제는 책의 내용이나 울림을 느끼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을 책의 마지막을 장을 덮으며.

내가 이 책 한권을 다 읽었다는 사실에 순간 으쓱해하며.

그 순간 책의 내용을 모두 다 잃어버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어릴적에는 집에서 먹는 밥 처럼이나 익숙했던 책 이.

이제는 외식보다도 더 귀하게 되어버렸다.

 
붐비는 도서전시회를 보며.

아..아직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라고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전시회의 절반이상은 아동 교육용 도서들.

그리고 관람객의 70%는 부모와 아이들이다.

나 또한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어릴적 많은 책들을 손과 눈으로 경험할 수 있었지만.

단순히 부모와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곳을 찾았으면.. 하는 생각은 잠시나마 머릿속에서 남아있었다.

 

*도서전에서 난생처음으로 거금의 비싼 책들을 충동구매하였다.

이것은 내가 처음으로 TV홈쇼핑에서 구입한 책인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전집이후로는 처음이다.

그것은 피아졸라. 빌에반스. 자코메티. 앙리까르띠에브레송. 글렌굴드등 아티스트들의 자서전들이었는데.

이중에 피아졸라의 책을 아주 인상깊게 읽었던 나는. 글렌굴드를 구입할까. 아니면 빌에반스? 그냥 사진과 함께 볼 수 있을것으로 예상이 되는 앙리까르띠에브레송을 구입할까 말성이는 도중에.

출판사 직원에게 물었다.

도서전에는 대부분 20%정도 책을 할인해서 판매를 한다.


나 : 이 시리즈 전집으로 모두 구입하면 몇퍼센트 정도 할인을 해주냐요?

출판사분 : 네. 전집으로 구매하시면 30% 할인해드려요.

나 : 잠시 골똘이 15초정도 고민을 하고 있다.

출판사분 : 정말 구입의사가 있으시면 40% 할인을 해드릴께요^^

나 : 주저없이. 카드도 되나요?...^^


이렇게 책을 받을 주소가 적힌 메모를 남기고 전집을 구입했다.

오늘 몇권의 책을 구입하면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입할때마다 나와 마찬가지로 다짐할 것이라 예상이되는.

책은 구입하면 바로 보자.. 라는 것이 시작하기도 전에.

"아.. 이시리즈들은 읽는 데 조금 시간이걸리는 책들인데.."

하지만 과거부터 정말 하나하나 모두 꼭 읽어보고 싶었던.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들의 자서전이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폴오스터책을 보고 뒷편의 표지를 보니.

내가좋아하는 출판사인 "열린책들"의 주소가 우리사무실과 길 건너편 하나 차이인 종로구 "통의동"으로 되어있다.

통의동은 경복궁 돌담길인 삼청동 입구와 반대편에 있는 곳으로.

아직도 70년대나 80년대의 오래된 서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며 대단히 조용한 골목들이 많아 산책이나 골목여행을 하기 참 좋은 곳이다.

 
하지만 통의동은 왠지모를 음의 기운이 느껴진다고나 해야할까..

내년에 사무실을 좀더 넓은 곳으로 이사하게 되면 통의동으로 갈까.. 잠시 생각도 해보았지만.

왠지모를 조금은 어두운 기분이 드는 곳이라.

그냥 나는 변함없이 이곳 광화문에 남기도 했다.


별반 내용도 없는 이 낙서같은 글이 길어지고 있다.

물론 쓰는데에는 30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30분이라면 이것을 몇분만에 읽을 수 있는 당신이 생각한 시간보다는 "생각보다는 꽤 기네.."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단숨에 써내려가는 글이 30분이상.

곰곰히 생각하며 정리하며 쓰는 칼럼은 적어도 1~2시간. 혹은 대부분이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소통을 하는 이제 가장 일반적인 곳이 되어버린

하얀바탕의 컴퓨터 화면.

당신은 여기까지 글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는가?

아니면 처음의 몇몇 문장으로. 오른쪽 커서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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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님의 댓글

온라인 글임에도 영자님의 글을 읽으면 음악과 소리에 대한 정보 이상의 그 무엇인가를 꼭 얻게 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녹음, 사진, 독서.. 뭐 등등-에 참 세세하면서 자상(?)하게 관심을 갖고.. 음.. care하시는 것 같아서 저도 많이 배웁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글고.. 전 전부 다 읽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또 읽는데요 뭐.. ㅋㅋ..

정연율님의 댓글

첨부터 천천히 읽어 내려왔습니다.^^ 영자님의 칼럼도 전부 잘 보았고 반복해서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드린다는 말밖엔....^^

장호준님의 댓글

저도 한국나와있는 동안 많지는 않지만, 한 30권정도 책이 늘었습니다. 가져갈려면 힘든데,,,

추천하는 도서..
'니콜라 테슬라, 마가렛 체니'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키보드 만든사람 맞습니다)'
'지구는 평평하다, 토머스 프리드먼'
'스티브 잡스의 창조카리스마'

장호준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게요. 7월초 쯤이면 갈것 같은데.. 빨리가야하는데, 미국 국무부에서 시간을 끄는군요. 마치 뭐 대단한것 같은데.ㅎㅎ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장호준선생님이 언제 가시는 것이 왜 궁금하신지 김가람씨의 이유가 제겐 더 궁금하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상욱님의 글이 공지에 있는것. 과거 신배호님의 글이 공지에 있다고 이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시는 것이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스팅님의 댓글

^^
저는 온라인상에 하얀컴화면이 싫어서, 또 내가 원할때 찾기 힘들어서 ^^ ...
인쇄해서,, 예쁘게 철하고.. 표지도 만들고 해서 .. 소중히 읽고 이해가지 않는부분은 또 읽고 한답니다.
스크롤로 죽죽내리는것보단 .. 훨씬 내것이 되는듯합니다.
정성들여 써주신 칼럼과 경험속의 이야기들 ..
내면의 깊은 성찰없이는 그리고, 나눔의 마음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들어와 눈팅만하는 저로서는 처음 써보는 글이네요 .. ^^
아마도 저처럼  얕은 지식과 경험에  리플달기도 주저스러운 사람도 많을꺼예요  헤헤 ...

아메바님의 댓글

이곳은  번화가 사거리에 있는 편의점보다는 우리동네 구멍가게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 중심에 영자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얼굴한번 본적없는 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치를 아낌없이 퍼주고 계시기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는만큼 보이지만 절실한 만큼 많은것을 얻어갈수있는곳!  오디오가이 팟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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