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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루디 반 겔더에 관하여 . . . . .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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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 노트는 알프레드가 원한 음 , 그 자체 >>

[내가 기억하는 한 잉글우드 크리프스에서의 첫 번째 레코딩은 웨스트 포인트 글리클럽이라는 보컬-콰이어였죠. 육군 사관학교 합창단이었습니다. 당시 난 VOX 레이블의 클래식 녹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블루노트의 세션으로는, 확실히 테너 섹소폰 연주자인 아이크 케벡이 최초였죠.](59년 7월1일의 세션)

알프레드 라이언은 언제나 대단히 명확한 비젼을 갖고 레코딩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반 겔더는 [블루노트의 사운드는 알프레드 라이언의 사운드입니다. 나는 그의 요망에 따랐을 뿐이죠.] 라며 겸손히 말했다.

[알프레드는 언제나, 어떤 음을 추구해야 할지를 확실히 하고 있었죠. 나에 대한 주문도 세밀했습니다. 그러므로 난 그것에 따르기만 했을 뿐이죠.  다른 레이블에서는 없었던 일입니다. 블루노트에서만의 일이었죠.
블루노트는 알프레드 라이언이 요망한 음,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매우 명확한 비전……그것은 이러이러한 사운드로 해야만 한다는 시점(視点)……을 갖고 있었습니다.

안셀 애덤스(역자:Ansel Adams 노출의 존 시스템을 창시한 미국의 사진가, 요세미티 국립 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어, 자연의 보존에 대한 중요함을 널리 알렸다.) 라는 사진가를 알고 있는지요?  그는 Free Visualization 을 결정해 놓고 있었죠. (역자:주로 ‘예견’으로 표현됨. 사진을 찍기 전에 그것이 완성될 최종적인 모습[일반적으로는 프린트]을 미리 상정하여 그것에 맞춰 노출 등을 결정함) 알프레드도 그와 같이, 녹음될 사운드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그의 요구는 때로는 대단히 어려웠는데, 크게 다투기도 했지요. 물론 그는 나의 베스트 파트너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반 겔더의 이야기는 블루노트의 공동 경영자이자 사진가이며, 알프레드 라이언의 좋은 파트너였던 프랜시스 울프(프랭크)에게로 이어졌다.
[프랭크와 만나면 언제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나 또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었고 그의 일에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의 많은 프로 작가는 하셀브래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셀브레드의 바디는 미러에 반사를 통해 렌즈의 상을 보는 타입이기 때문에 사진이 찍히는 바로 그 순간을 눈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프랭크는 촬영을 하는 렌즈의 뒤에 미러가 없는 롤라이 플렉스(역자:롤라이의 2안식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필름은 Tri-X 였죠.
프랭크는 한 손으로 스트로보를 들었는데,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포즈로 그것을 높이 쳐들고선 촬영했습니다.]

프랭크는 레코딩 당일이 아닌, 리허설 때 사진을 촬영했다.[블루노트는 1일 리허설을 한 후에 레코딩을 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난 리허설에는 그다지 얼굴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프랭크나 알프레드와 만나는 것도 대부분이 레코딩 당일이었죠.]

프랭크와 알프레드의 역할 분담 어떤 느낌이었을까.
[음악적인 면에서는 언제나 둘이서 의논했었죠. 음질에 관해서는 알프레드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반 겔더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블루노트의 음반을 몇 장 골라 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군요. 대상 좁힐 수가 없습니다. 모두 훌륭하기 때문에 고를 수가 없군요.]



<< 엔지니어 이외의 길을 선택한다면 사진가를 >>

소년시대에는 햄(아마추어 무선통신)에 열중했던 반 겔더이지만, 만일 레코딩 엔지니어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했을까
[현재의 직업에 후회는 없지만,,,,만일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 있지 않았다면 사진가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사진 촬영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죠.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취미입니다. 직접 디지털 프린팅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카메라를 한 번 보시겠어죠?]
디지털 카메라인 EOS 1D Mk2N를 보여주는 반 겔더. 그 표정에는 `만열(滿悅)`이라는 단어가 꽉 들어차 있었다.

콘솔 룸의 벽은 작은 새의 커다란 사진이 점유하고 있었다. 물론 반 겔더 본인이 촬영하여 프린트 한 것이다.
[귀엽죠? 내 애완동물입니다. 이름을 알고 싶지 않으세요?]
알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더들리, D-U-D-L-E-Y.  마이 러브(My Love)죠. 이 사진, 혹시 잡지에 실리는 건가요? 기사에도 나가는 것인지? ]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애조(愛鳥)에 대해 설명하는 반 겔더. 거장 엔지니어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레코딩이 없을 때에는, 와이프와 함께 새를 관찰(Bird Watching)하기 위해 자주 나갑니다. 자연의 풍경을 촬영하는 것도 좋아하지요.]

그와 같은 취미와 엔지니어링에는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물론이죠(웃음).  어느 쪽이나 순간을 그 즉시 잡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재즈도 자연도 그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는……사진 촬영이란 라이브 레코딩과 매우 가까운 것이죠.]

그렇다면 반 겔더를 처음으로 매료시킨 음악은 어떤 것일까.
[재즈입니다. 난 언제나 재즈를 가장 좋아했어요. 10대 무렵부터 재즈 레코드를 사 모았었죠. 특정 아티스트의 이름을 들고 싶진 않지만 말입니다. 처음으로 녹음한 음악도 재즈였습니다. 하켄섹의 집에 친구의 재즈 밴드를 불러와, 취미로 녹음을 했습니다. 그것이 나의 레코딩 엔지니어 역사의 시작이었죠.]

반 겔더 자신도 10대 시절에 트럼펫을 연주했던 적이 있다.
[하이 스쿨 때였죠. 그자지 잘 하진 못했지만(웃음). 그것이 유일한 악기 경험이었어요. 매칭 밴드, 브라스 밴드에서 불었습니다.]

예전의 여러가지 기억이 되살아났는지 더욱 더 온화한 표정을 떠올리는 루디 반 겔더. 여기서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던 질문을 해 보았다. 좋아하는 영화는 무었입니까?
[엣?]
그는 조금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설마 영화에 관한 코멘트를 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는….진지한 작품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유머러스한 것은 자주 보지만 특정 타이틀을 꼽고 싶지는 않군요. 최근에 본 것은 극장에서가 아닌 비디오뿐입니다.]

독서에 관해서도 확실한 방침을 갖고 있는 것이 반 겔더다.
[예술계통, 특히 사진에 관한 책을 읽는 일이 많습니다. 미스터리물이라든지 SF는 읽지 않습니다. 내 인생 자체가 사이언스 픽션 같은 것이기 때문이죠(웃음).]

만일 반세기 전의 사람이 타임 머신을 타고 이 스튜디오에 와서, 레코딩과 마스터링을 위한 기재, 마루를 기어 다니듯 깔려 있는 케이블과 튜브 등을 본다면, 틀림없이 SF의 세계라며 놀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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