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10월이지만 푹푹 찌는 군요.
안 그래도 더운데 저 쪽 아래는 산불까지.. (피해 입으신 분 없으셨음 합니다.)

오랜만에 들렀는데
포럼에만 글 쓰고 가기엔 아쉬움이 남아서 ^^ 끄적끄적 거려봅니다.


최근들어 운좋게 포스트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정말 운좋게. 마음 좋으신 사장님 만나서...하하

아무 것도 모르고 들어와서 일한 지가 벌써 5개월이 되려고 하네요.

사실 이 일에 대해서 100% 확신이 안서고 있던 중에 기회가 생겨서 하게 되었었는데..
그리고 관심있던 레코딩도, 라이브 사운도도 아닌 포스트로 들어오게 된거긴 하지만..


여튼, 지난 토요일 철야작업을 하며 느낀 건요
기분이 저릿저릿 할 정도로 즐겁다는 거였습니다.
글쎄요,
그렇다고 제가 "아 이제 내가 뭘 좀 아니까 이게 좀 재밌구만" 이라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아직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야 맞습니다.

일 시작하고 공부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당최 공부 안하던 애가 책 펴려니 잘 되지도 않고
게으름 피워왔던 게 사실이고
지난 5개월간 해왔던 일들은 어쩌면 단순히 정말 프로그래밍 정도의 일이였다고 봐야 할겁니다.
프로그램 열고 세션 열어서, 불필요한 거 자르고, 큐 찍고, 각각 페이더 걸고...

그렇게 5개월을 일하다가 최근 믹스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면서
대사에 노이즈가 너무 심한 것들이 많아서 wave사의 플러그 인으로 버티다가 결국
CEDAR 의 DNS-1000를 헐리우드에 있는 렌탈 업체에서 빌려와서 일하게 되었는데요
요놈이 요놈이 아주 기똥찬 녀석이더라구요 ^^

사장님도 저도 처음 써보는 녀석이라 잘 쓸수 있을까 했는데
처음인 저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을 만큼 사용법은 무척 간단하더군요.
(심지어 설명서에 "노이즈가 빠질 때 까지 페이더를 올려주면 된다우" 라고 써있었답니다-_-)

아무튼 이 녀석 덕에 제가 맡게 된 일이 좀 많아지면서
이제 저도 귀를 좀 쫑긋 열고 일을 하게 되었는데
뭐 이 녀석 효과가 좋아서인지 어쩐지
제 손으로 뭔가 소리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하니까
아...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겁더군요.
오늘 프리믹스 하면서 제가 해놓은 것들 듣는데
어찌나 뿌드읏 한지..
뭐, 그 쪼끄만한 노이즈 리덕션 이란 놈이 해준 일이 더 많지만 서도
제가 다뤄서 뭔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너무 철이 없나요? ^^;;)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인지 밤을 꼴까닥 새서 일을 해도 피곤한 줄을 모르겠더군요.
(적어도 일을 할 때는. 일요일 저녁에 집에 와서는 철퍼덕..)


그러면서 또 느끼는 건,
"더 잘하고 싶다."

아무리 제가 그 조그만하고 간단한 노이즈 리덕션을 좀 다룬 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 거기 까지더라구요.
아직 모르니까..

언젠가 나도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혼자서 해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아무 것도 모르는 날 받아 주신 사장님이 믿고 일을 맡길 만한..
그러려면, 잘해야겠다. 그런 생각..들더라구요.


공부 부지런히 해서 잘 해보고 싶습니다.
사장님은
"앞으로 이 일 하려면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40년은 하겠지?
그러니까 일 하면서 잘 생각해봐. 중간이 이 길이 아니다 싶어도
그건 절대 네 탓이 아니니까" 하고 말씀해주셨었는데
이 정도면.. 40년 할 만 하겠네 ^^ 싶기도.. 하하


나중에 기회되면 원래 관심분야 였던 레코딩도, SR도 해보고 싶고.
헤헤..
아무튼, 모두들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싶던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요.

한국 춥다던데 오디오 가이분들 감기 조심하시길.. ( __)[꾸벅]


언젠가 한국 한 번 가게 되면
실례를 무릅쓰고 오디오 가이분들 스튜디오 투어도 고려중입니다.
그 때가서 볼 일 이지만.. 어여삐 여겨주십시오 (__)
그저 눈만 땡글땡끌 뜨고 귀만 펄쩍 펴놓고 살큼살큼 걸어다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