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의 주인공은 김문종 할아버지입니다..
저에게 색소폰을 배우고 계신 불굴의 만학도 이기도 하지요 ^^

사실 김문종 할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십니다
그래서 색소폰을 배우러 오실때도 집으로 가실때도 도우미의 도움이 없이는
움직이시지 못합니다. 악보도 당연히 볼 수 없겠지요..

그럼 어떻게 색소폰을 배우냐구요?

잘 배우십니다..제가 멜로디를 테이프에 녹음해서 드리면 몇시간씩
정말 열심히 연습하십니다. 그리고 나면 제가 소리나 자세 고쳐드리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보다 많이 늘었지요

물론 70이라는 많은 나이때문에 제말도 가끔 못 알아들으시고
본인도 미안해 하시긴 하지만 제가 볼 땐 전혀 문제 안됩니다..

색소폰만 좋은거 사서 연습하지 않는 젊은이들 많이 봤거든요..
그들보다 훨씬 열정적이고 젊으신 분입니다..

이 할아버지가 1년전 처음 색소폰을 배우신 계기가
평생 고생하신 사모님 칠순잔치때 당신께서 좋아하시는 멋진 트로트 하나
불러주고 싶어서 였답니다..

정말 순수하고 멋진 가슴을 가지셨죠?

물론 그 소원은 지금 성취하셨지요..
지금도 사모님께 잘해야 한다며 저에게 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
"마누라 한테 잘보여야 용돈이나 타지..젊을때 부터 얼마나 고생했는데 잘 혀야지 암.."
이렇게요..

제가 악기 가르쳐드리고 나면 항상 오징어, 과자, 초코렛, 캔커피
이런거 마구 주십니다..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늙고 앞도 못보는데 선생님 답답하지요? 미안해요 잘 좀 봐주세요.."

처음엔 안받았지만, 안받다보니 나중에는 돈으로 주실려고 해서 (^^)
그냥 먹을거 주는대로 받고 있습니다

몇달전 꼬깃꼬깃해진 돈 3만원을 주시면서,
"내가 술한잔 대접해야하는데 몸이 안좋아서 젊을때 만큼 못먹어
선생님 이거 가지고 뭐 사서 드세요 알았죠?"

이러십니다..그래서 저는

"선생님(우리는 서로 선생님이라 부릅니다. 김문종씨 이러기도 버릇없고 할아버지는 싫어하실까봐 ㅋㅋ)
뭐 돈 몇천만원 되면 제가 받겠지만 이런거는 안받아요 하하하"

그러면 같이 "선생님 농담도 잘하네" 하시면서 웃곤 합니다..

이제는 주위에 친구분과 다툼이 있거나, 교회같은데 가셔서 서운한점이 있으시면
저한테 이런 저런 하소연도 하시고 같이 저도 맞장구도 쳐드리고 하는 편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색소폰을 배울때 주위에서 너무 시끄럽다고 했는데 지금은 소리가 좀 좋아져서
칭찬도 좀 듣고 하시네요..^^


이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김문종할아버지 많이 응원하고 기도해주세요..

오래 오래 색소폰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