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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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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뜨자마자 습관처럼 제방 베란다에 나가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제 마신 술 때문에 거칠어진 얼굴을 보며

평소 대충하던 면도를 참 오랜시간 공들여서 했습니다

가장깨끗한 셔츠를 입고 가장 깨끗한 수트를 입고 집을 나왔죠

오늘은 상욱씨를 만나러 가는 날이었으니까요

만날때마다 구질구질한 모습만 보여줬던 상욱씨에게 오늘은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화창한 날씨를 보며

'참 서럽게도 맑은 하늘이다...'

생각하며 경찰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함께 가기로한 영록이와 태원형

병원에 도착했을때도 하늘은 너무 맑았습니다


조금 오래 기다린후 상욱씨를 만날수있었습니다

잠자듯 누워있는 상욱씨

들어가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었지만 유리창을 사이에두고

가족들에게 양보해야만 했습니다

너무나 평온하게 누워있는 모습을 보며

금방이라도 일어날것만 같아 그때까지도 막연한 기적을 기대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흐르는 눈물에 그 모습마저 볼수가 없었죠

상욱씨 어머님의 오열 형수님과 그 어머님의 눈물에 가슴이 너무 아파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벽제로 출발한 상욱씨를 따라 모두가 도착한 그시간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아 두눈만 껌뻑거리고 있었습니다

下官

두손에 하얀 장갑을 끼운채 상욱씨의 가시는 길을 함께 했습니다

딱딱한 나무상자 안에 계시는 상욱씨가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습니다

차가운 냉동고 안에 들어가실때 춥지 않을까 염려스러웠습니다

모두가 흘리는 눈물

어쩔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크던 상욱씨가 정말 너무나도 작은 상자에 감싸져 나올때 어찌할바를 몰라 하늘만 쳐다봤습니다

한줌 재로 돌아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쓸쓸해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잘가라 내사위!!"

라고 말씀하시는 장모님의 오열에 가슴을 쳤습니다

서울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길을 걷는 사람들 사이에 서있는 제 자신이 너무 미안했습니다

하늘에 있는 사람에게 부끄럽단 말이 이런것인지 이제 알겠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몇시간을 걸어다니다 이제서야 이렇게 한마디 남깁니다

상욱씨 왜 그래 야만 했나요

전 아직도 상욱씨 원망스럽습니다

제방 책상위에 놓여있는 하얀 장갑과  빈 술병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라도 돌아와준다면 다 용서할수 있을것 같은데...

전부 용서 할수 있는데..

아직 비워야할 술잔이 너무 많은데..

남은 술잔 다 저한테 비우라고 하시는 건가요..

매운떡볶이 먹으며 할말이 얼마나 많은데..

내일은 상욱씨랑 함께 갔던 양꼬치 집을 가보려 합니다

그때 마셨던 칭따오 맥주도 마시구요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던 죽을만큼 매운 떡볶이도 먹으러 갈겁니다

모든게 다 그대로 이지만 상욱씨만 없네요..

그 곳에서 라도  좋은분들과 좋은것만 하고 계세요

아직도 실감나지 않고 아직도 의문투성이 인것이 너무도 많지만

이렇게 보냅니다....

더는 글을 이어갈수가 없네요..

상욱씨

형이라고 한번 불러보지도 못했는데...

지금 부르는건 너무 늦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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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님의 댓글

한 1년새 여러명의 엔지니어들이 유명을 달리하신것 같네요. 많이 하는 이야기처럼, 그들 몫까지 열심히 좋은 음악과 삶을 사는 수밖에는 없을것 같습니다.

기운내고, 그동안 몸관리 못한 분들은 운동 시작하시고,,, 그래야 상욱이 몫까지 열심히 살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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