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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욱이형.. 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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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출근해서 컴퓨터를 키고,
브라우저를 실행하면 처음 뜨는 오디오가이 홈페이지에 상욱형이 돌아가셨다는 글이 올라왔더군요..

처음엔 다른사람이름중 박상욱이란 분이 또 계셨나, 만우절 후폭풍으로 누가 농담으로 뭐 '미국으로 돌아가셨다'등의 글인 줄 알고, 일단 클릭해서 읽었습니다.

하루종일 아무생각이 없어지더군요.. 대체 이게 어떻게 된일인지..
다들 아셨듯이 한국가시고나선 담배도 끊으시고, 살도 빼시고-사진에선 못알아 볼정도로-새로 형수님도 곧생기신다고 하시고.. 일자리도 잘 잡으셔서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시는 것 같았고..

그래서 아는 동생이 한국서 잠시 트리니티에서 일하고, 여기 시카고에서 사는 놈이기에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아직 소식을 모르더군요.. 몇시간후 한국에 연락해보겠다고 하고 끊고, 또 반나절을 그냥 일하는데 정신을 쏟을 수 밖에 없더군요..
저녁에 집에 들어왔는데 그동생한테 전화와서 들은 자초지종까진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났습니다.
왜 갑자기 돌아가셨는지, 혹시 다른 이유가 있을지..

제 여자친구도 예전 내쉬빌에서 형을 만났을 때 같이 갔었기 때문에 형을 아는데, 소식을 전해주니 믿지 못하더군요.
'그 내쉬빌에서 우리 밥사준 형님? 그 형님이 돌아가셨다고?? 왜!?'

먼땅 바다건너 살고 있는 처지인것이 참 원통하더군요.. 분향소건 화장터건, 스튜디오건.. 당장이라도 달려갈텐데.

제가 공부를 시작하기전, 교회에서, 또 다른 문화단체에서 이론보다는 경험으로 부딛히면서 음향에 첫발을 딛이고 만난분이 상욱이형입니다.
내쉬빌에서 만나서 맛있는 밥사주시고, 다운타운도 구경시켜주시고, 스튜디오 구경도 시켜주시고,
아직도 잊지못하는 커피도 만들어주시고..
무엇보다도 제가 음향일하면서 잊지못할 한마디를 해주신 분인데..

어디서 줏어듣기로 우리가 죽음을 슬퍼함은, 더이상 그사람에게 해줄 말이 없어서라고 하더군요.
더이상 함께 술을 마실수도 없고, 서로 좋아하는 음악과 소리를 나눌 수도 없을 것이고,
더이상 형의 따듯함을 온라인에서건, 목소리에서건, 또 그의 사진과 소리에서건 들을 수가 없겠죠..

더욱이 한국땅에서 이제 시작하는 시점이라 더욱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우린 가족을 잃었고, 나라는 인재를 잃은것 같습니다.

내쉬빌에서 함께 식사하면서 이런저런얘기중, 엔지니어의 건강에 대해서 형이 한 얘기가 있었는데요.
미국 엔지니어중 특히 마스터링엔지니어중 혼자 작업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밤샘작업과 술과 담배, 또 한자리에 앉아서 적은 운동량으로 작업하다가 그렇게되는 분들이 많다고..
그래도 요즘은 다들 일을 일찍시작해 일찍 끝내는 편이라면 자기도 요즘 운동다니고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저한테도 건강꼭 챙기라고 말씀하셨었는데..

그래도 스튜디오에서 돌아가셨다니.. 슬픔마음이지만 순직하셨다고, 엔지니어로서 부러움(?)^^도 생기더군요.

형님이 비우신자리를 채울 만큰 저희 후배들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쌓아서 채우겠습니다.

좋은곳에서 우리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리라 믿습니다.

형님을 만나서 행복한 사람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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