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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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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영자님이 개인사 이야기를 써주신적이 있죠. 참 좋았었는데,, 저도 제 이야기를 좀 하죠. 인터뷰에 있는 내용들을 빼놓고,

저는 아직 한번도 제가 어느 정점에 다다랐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라고 봅니다. 그 가능성이 없다라는 것을 미리 알고 방향을 바꾸었다고 이해해주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 여기 많은 회원들 보다 훨씬 적은 레코딩과 라이브의 경력밖에는 가지지 못하는 것일겁니다. 원체 믹싱이나 기술적인 것은 주관적일 수 있고, 그걸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실력으로는 아마 중간밖에는 못갈겁니다. 그걸 오래전에 발견하고 방향을 틀은것 일 수도 있겠지요. 게다가 작업도 늘 하던 사람들하고만 했습니다. 그래서 소위 메이저 레이블에 계시는 분들하고 잘 모르기도 합니다.

누군가 휙써놓고 도망갔던 글에 나온것 처럼, 책 한권이 유명해진 것 외에는 그저 자랑할 것 진짜 없습니다. 자주 이야기 했던 것인데, 다만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했다는 것 뿐이지.. 

하도 볼만한 책이 없어서 답답해서 시작했던 책을 썼던 것, 인사치례로 '책 써오면 출판해줄께' 하셨던 출판사 사장님 이야기를 그냥 그대로 믿고 원고 만들어 가져갔었죠. 하도 볼만한 책이 없던 시절이라서..  인사치례로 하셨다는 사장님은 어쩔수 없이 책을 출판하게 됩니다. 그게 93년도 입니다. 오로지 볼만한 책이 없었기 때문에 밖에는 책을 쓸 이유가 없었던 때입니다. 음향의 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지도 6-7년째 되는 것 뿐이고, 게다가 당시의 음향쪽은 시설이나 장비나 엄청 열악하니 요즘의 6-7년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죠. 미국에서 공부 했다라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때에, 돌아와 2년정도 진짜 땀나게 일하던 때이었습니다.  출판사가 게다가 기독교서적 전문 출판사였습니다. 전국에 책을 뿌린 후 한달 정도 뒤에 몽땅 반품 되었답니다. 찾는 이가 없어서...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저에게 말씀은 못하고 지내시는데, 교보문고에서 재주문이 왔답니다. 그래서 하나 하나 판매된 것이 지난 15년동안 6만여권이라는 상당한 양이 판매가 된것이죠.

원래 저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재주는 없는 사람입니다. 말이 내용만 달변이라서.. 하여간 어쩌다 보니 가르치는 일이 많게 되었습니다. 책을 쓰면서, 가르치면서 정리하고 배운 내용이 당연히 더 많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당연히 온라인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늘었죠. 제 사이트도 있지만, 오디오 가이나 기타 사이트들이 등장하면서 더더욱 나름대로 느끼는 책임감 같은것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랑하기 위해서 댓글달고 글올리고 그런거다라고는 생각하실 분이 안계시리라 봅니다. 뭐, 내가 더 많이 안다라고 자랑질할 나이는 아니니까요.

어느새 제 말투나 글의 내용이 가르치는 입장으로만 정형화 된다라는 이야기를 느끼실 만큼 변했을 겁니다. 원래, 코치가 잘뛰지는 못하죠. 다만 잔소리가 많고, 계속 뭔가 가르치니까.. 그런 의미에서 받아드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디오가이에는 참 다양한 계층의 회원들이 계십니다.  글만 보면 이게 초보자구나, 경력자구나 알 수 있지만, 더러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도 그렇지만, 모두들 글 자체에 집중해서 도와드리게 되고, 방향도 잡아드리도록 노력하고 계실 겁니다.

자, 처음에 썼던 부분으로 돌아가서, 원래 저의 목표는 음향엔지니어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똑같습니다. 중간에 음향이 진짜 좋고, 좋아하는 일하면서 사는 것이 좋은 때가 당연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길이 아니다라는 것이 더 확실해지더군요. 실제 하고 있는 일도, 이미 레코딩이나 라이브 쪽의 일이 아닙니다. 프로젝트가 있다면 당연히 하겠지만, 다른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제 목표입니다. 그 목표가 믹서 앞에서 느끼는 즐거움 보다 더 중요하기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앞서말한 것처럼 실력의 한계도 있지만,

어느덧 나이를 먹으면서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그냥 아무 어색함 없어진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다른 글에 썼던것처럼, 끝없이 공부할 겁니다. 그리고 계속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당분간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너무 답답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원론적인 이야기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원래 그 이상의 부분들은 고 박상욱군 같은 친구들이 막강한 실전경력을 통해서 이야기 해야하는데.. ㅉㅉ  하여간, 제 이야기는 늘 일관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엉망으로 트래킹해놓은 탐소리를 계속 만져가다 보면 어느땐가 듬직한 기름진 소리로 변할 때가 있습니다. 4밴드 파라메트릭 이큐와 게이트, 컴프레서, 단지 이 세가지를 가지고 만지는데 완전한 찌그러진 드럼통 소리가 그렇게 변합니다. 음향엔지니어로써의 쾌감이나 혼자 느끼는 자랑스러움은 자신의 귀가 만족하는 소리가 만들어졌다라는 것을 느낄때가 아닐까요? 단지, 그게 혼자만 느끼는 것인가, 아님 그래미 심사위원 전체의 상당수가 같이 느끼는 것인가가 다르겠지만,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은 제외하고, 제 이하의 분들은 제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선배의 잔소리라고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 반복해도 '그 선배, 아님 그 친구, 참 똑같은 이야기만 계속하네, 짜증나게' 이렇게 받아드리시지 마시고, '아,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보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제부터는 가려우신데를 긁어드리는 쪽으로 더 연구를 해보겠습니다. 물론 저도 더 많이 배우겠지요.

이미 하나의 목적을 같이 공유하기 위해 모이신 것처럼, 서로 배경과 이론이 다른 부분들을 같이 나누고 장점을 모아서 열심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시는 오디오가이가 되길 바랍니다.  때로 글의 내용이 이상할때도 '거 이상한 사람이네'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말도 하다보면 이상한 쪽으로 흐를 수 있는 것처럼, '어 왜 이렇게 쓰셨을까?' 또는 '그렇게도 생각해봐야겠다' 이렇게 공감하시면 좋겠습니다.

뭐, 이미 안티장호준의 대열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고, 그런 마음을 가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모쪼록, 불편함을 가지게 무언가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라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몇몇분의 말씀처럼, 어찌어찌해서 공인 이라는 레이블이 붙어버렸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선배로, 좋은 후배로 기억남게 노력하겠습니다. 원래 모 아니면 도였던 사람인데, 요즘은 개와 걸을 열심히 느끼고 있습니다. 과정의 중요함을 더 많이 배우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작금의 상황에 많은 응원과 격려, 그리고 염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장호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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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철님의 댓글

하루에 10번이상 오디오가이에 로그인 합니다.
그리고 다들 좋은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코딩 초보인 저는...
머리로는 실력이 있어야 되 하면서...
손으로는 구매결정을 누르고 있습니다. ㅎㅎ

장호준님의 말도
다른 의견의 말도
그냥 존중하면서 받아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AB님의 댓글

저쪽에 답글을 달까 하다가 그냥 이쪽으로 왔습니다.

글 잘 읽었구요, 항상 올리시는 글에서 내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째뜬 저의 경우는 이곳에 글을 올릴 때마다 항상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건 예를 들어, 오늘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의 답답함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냥 열심히 타면 잘 탈수 있어' 라고 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잘 탈 수 있는 꼼수 같은 걸 가르쳐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호준님께서 너무 원론적인 말씀을 하시니깐 할 말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어째뜬 이 기회를 통해서 장호준님을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좋네요.

Corpse Grinder님의 댓글

잔소리가 사람을 성장하게 만들지요. 듣는 사람 입장에선 괴로울 수 도 있겠지만..

저 또한 처음 음향이라는 일을 접하면서 맨 처음 본책이 선생님의 그 유명한(!)책입니다. 제게 두권이 있네요. 분실한 줄 알고 한권 더 구입했었는데.. 그게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네요.

하하.. 저도 아래 어떤 분 말씀처럼 악플달고 책 한권 더 얻어볼까요?

어쨌거나... 선생님(일면식이 없지만..)은 제게 롤 모델이셨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마음이 힘드실 줄 아는데.. 힘드신 만큼 (어떻게든) 이겨내신다면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한 그리고 걸어오셨던 길에 대한 보람이 더 하시겠지요.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겨낼 시련을 주시고 감당할 만한 시험에 들게 하신다지요.

괜한 마음고생에 몸까지 상하지 않기를 그냥 바라봅니다.

장호준님의 댓글

영자님의 다른 글에 달았던 댓글인데, 혼자서 괜히 잘썼다 생각이 되어 한번 더 답니다. ㅎㅎ

제 잔소리가 바라기는 누군가가 불어대는 히딩크의 '삑, 삑' 휘슬 소리라고만 느끼시면 좋겠네요.
25미터 왕복계주였나요?  천하의 홍명보도, 황선홍도 안정환도 말없이 뛰어댕겼던,,

제가 안한다면 AB님이나 LPGSTAR님이나 누구라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실제 월드컵 4위의 원동력일 수도 있을테니까요..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이말씀

아주 짧고 간결하고 멋진 말씀입니다.

꾸벅. ^^


A.B.님의 의견처럼 이번일로 인해서 오히려 서로의 더 깊은곳까지 조금이나마 알게된 것 같아.

더욱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참 좋습니다.


저 미워하시지 않으실거죠?*^^*

네임님의 댓글

장비에 상당히 집착하는 한사람으로 장호준 선생님과 대화 이후 나는 본질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는가...?

나는 전문적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에..라는 멍청한 면죄부를 스스로에게 주고 있었던것은 아닌가?

그리고 마음은 자라나지 않는데 그렇게 뛰어난 엔지니어 님들과 작업하며 나도 저정도

셋팅 있으면 충분히...라고 생각하며 어느틈엔가 머리만 큰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들을 깊이

해보고,역시 그러고 있는 중입니다.9월달에 꼭 뵈요~ ^^

장호준님의 댓글의 댓글

역시 LA 12시, 아틀란타 새벽3시인데도 깨어 계시는군요. 일단 잠도 자야합니다. 저처럼 대신 자주는 와이프가 없다면...

다른 사람에게만 본질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스스로에게도 늘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짜증나죠.. 하지만, 그게 다 인것 같습니다.

한영민님의 댓글

개인적으로 책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어떤 한권의 책이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공부와 고민과 노력과 끈기가 필요한것인지 알기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宋 敏 晙님의 댓글

딴건 모르겠고... 암것도 모르는 시절... 그나마 음향이 뭔지 맛은 보게 해 준 것이 각하께서 쓰신 책이라는거.
늘 딴지걸고 뭐라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 써주신것에 감사한다는거.... ㅎㅎㅎ

지니어하님의 댓글

책한권이라뇨 ....

94년이라고 기억되는데요

음향시스탬핸드북!!  그당시 그 한권의 책에서 제가 얻은 것은 지금까지 제가 이 일을 하고 있는 힘이되고 있다는 것..

이 기회를 들어 감사의 글을 ^^

김 용님의 댓글

15년전에 교보문고에서 호준님 책을 산 사람입니다.
그후에 개정증보판도 사고, ver3.0사고, 최근에 3.1도 구매했습니다.
총4권...
그리고
ver 4.0도 기대해 봅니다. 그때도 꼭 사도록 하겠습니다.

아메바님의 댓글

늘 오디오가이에서 배움과 도움을 얻는 사람입니다만...
저에게 오디오가이의 최대의 매력은 좋은 정보와 기술 공유뿐만아니라....
가장 중요한 사람을 배워간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저같은 골방족에게는 세상과 통하는 창과 같지요. 
 오늘도 장호준님의 글을 보면서... 다시한번 사람을 느껴봅니다...
늘..... 좋은글에 감사드리며 꾸벅^^

장호준님의 댓글

이런, 자고 났더니, 용기를 주는 분들이 많네요.. 이래서 오디오가이를 떠나지 못합니다.

영자님, 미워하기는요.. 계속 좋은 관계 속에 있을 것 같은데,,  영자님도 계속 '삑', '삑' 대시길..
지니어하님, 김 용님, 그때 사주신 책이 지금까지 온 원동력입니다. ㅎㅎ, 글에 썼던 것처럼, 교보에서도 반품되었다면,,ㄲㄲ
아메바님의 글도 좋습니다. 영민님도 감사.. 어제 명함첩보니까 한영민 명함이 있더군요. ㅋ

민준인 이번에 찍혔어..  몸 사리고 있고,, '흘~' 만 하고,,

꼴뚜기님의 댓글

한해 두해 나이 들어가면서, 가끔 제인생을 뒤돌아 보곤하는데요...
 
다른건 몰라도 음악적인거...연주가됐던 음향이됐던 누군가가 옆에서 잔소리라도 많이 해줬음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

학창시절 부모님이 공부해라 공부해라 그땐 지겨워서 무시하곤했지만..지금은 그때 좀만더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셨으면 혹시나 제가 더 좋은 환경에서 멀 할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만 ....푸념입니다. 

지금은 요기 오디오가이서, 잔소리는 안듣지만 여러 고수님들이  하시는 말씀들이 즐거운 잔소리라 생각하고

점점 더 새로운 걸 알게되면서..즐겁게 배워가고 있읍니다.저 같이 기본없이 시작한 가여운 중생들을 위해서,

시간 내서 답글이나..질문 혹은 여러가지 글들 자주 많이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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