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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녹음과 가을 단풍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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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뉴욕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뉴저지나 펜실베니아 인근에는 눈이 온 곳도 있다고 하고...예년에 비해서 올해는 더욱 추운 겨울이 될 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한국은 어떤지요? 환절기에 다들 건강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예전의 글에서도 말씀드린것처럼 저는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짬 날때 마다 최대한 돌아다닐려고 하고..그 중 연례행사처럼 하는것이 단풍여행입니다.

저는 스케쥴이 제일 빡빡할 때가 가을입니다. 주된 이유중의 하나는 가을에는 11월말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 연말, 연초, 겨울방학등등을 겨냥한 영화들의 음악작업이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잠깐 휴가를 얻어서 대자연의 품에서 잠깐 쉬었다 오면 상당히 지쳐있던 마음이 달래어지는 느낌을 많이받습니다.

그동안 주로 단풍여행지로는 뉴욕의 동북부 지역인 뉴 햄프셔나 버몬트 쪽으로 많이 갔었는데, 올해는 조금 딴데로 가볼까...그러면 어디로 가지? 하던 와중에....
지난 저의 세션글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던 스티브 엡스틴과 리차드 킹 콤비가 10월에 볼티모어에서 녹음이 있는데 좀 같이가서 도와달라고 해서 볼티모어면 뉴욕 아래쪽으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니깐 그쪽으로 가는김에 일끝내고 조금 더 밑으로 내려가서 버지니아로 한번 가보자해서 올해의 단풍여행은 버지니아에 있는 쉐난도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으로 낙찰이 되었습니다.

볼티모어에서의 일은 볼티모어 심포니가 연주하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MASS라는 작품을 녹음하였습니다. 올해가 번스타인의 뭔가 기념해라고 하는데...탄생 몇주년인지 서거 몇주년인지 뭐 데뷔몇주년인지...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그런지 뭔가 행사같은게 조금 눈에 띄기는 합니다.

맨날 스튜디오에서의 작업만 하다보니 remote recording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고 콘서트 홀에서 녹음은 또 어떻게 다를까하면서 많이 설레이는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또 레코드 레이블이었던 NAXOS에서 4일간의 호텔비와 식사비를 다 지원해 준다하여 신나했던 기억도 나는데...사실 당연한 것인데 처음으로 내돈안내고 호텔에 묵는 것이어서 그랬던것 같습니다.

일단은 출발 하루 전날 엔지니어인 리차드 킹의 집으로 가서 같이 셋업을 죽 훑으면서 뭐 빠진 건 없나 체크하고 밴에 장비들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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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아침 볼티모어로 출발...
연주를 하게 될 볼티모어 심포니는 미국내에서 탑 5에 들만큼 최정상은 아니고, 그 다음 정도 가신다고 보심 됩니다. 특이한 점은 최초로 여성이 상임 지휘자로 임명이 되었다는것. 임명될때 단원들의 불만이 아주 많아서 반대 서명운동까지 하고 그랬었었는데 뭐 지금은 별 문제 없이 잘 돌아가는것 같습니다. 지휘자인 마린 알솝(Marin Alsop)은 마치 암사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카리스마가 강하다 못해 아주 넘쳐흐를정도였습니다. 그정도 되니깐 초기에 대부분의 단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악단을 잘 이끌어나가는 것 같습니다.

홀의 전체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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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생겼습니다.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편성외에 수십명의 Choir가 무대 뒤쪽으로 펼쳐져 있고, 록 밴드와 브로드 웨이 뮤지컬 싱어들까지 가세한 굉장히 복잡한 대편성이었습니다.

홀의 무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방을 임시로 컨트롤 룸으로 만들어서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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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용으로 DM1000 두개 들고 갔고요. 메인 레코더로는 Pyramix, 세이프티로 RADAR를 사용했습니다.
뒤통수만 보이는 사람이 프로듀서인 스티브 엡스틴 입니다.

이렇게 4일간의 볼티모어에서 신나고 흥미로웠던 녹음을 마치고 스티브와 리차드는 뉴욕으로 올라가고 전 볼티모어에서 아내와 조우하여 버지니아로 내려갔습니다.

근데 볼티모어에 있는 동안에는 날씨가 그리도 화창하더니 버지니아로 내려가자 마자 흐린 날씨로 돌변하더니...비도 조금 뿌리고...조금 상심을 하였습니다. 조금 사진을 올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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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난도 공원에 있는 무슨 동굴인데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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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날이 많이 흐려서 그리 좋은 전망은 아닙니다.



근데 날이 흐려서 전망이 좋지 않았던 면도 있지만 숲속으로 트랙킹하러 들어갔더니 안개가 잔뜩 끼어서 너무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마치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 세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안개속에서 사슴도 가끔 불쑥 나타나서 사람을 놀래키기도 하고...곰도 산다는데 곰만나는거 아닌가 하며 인적이 드문곳에서는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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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신기하게 생긴 나무 둥치도 발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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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넣어서 사진 찍는거 싫어하지만 그래도 정상부근에서 폼을 잡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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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날짜가 제대로 맞지 않았는지 아님 원래 버지니아쪽 나무의 종류가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단풍이 뉴햄프셔쪽 보다는 덜 예쁘더군요. 내년엔 다시 위로 올라가야 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다가오는 겨울 준비 잘 하시고 한해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들 하시고요.

관련자료

최정훈님의 댓글

글을 보기전에

"출장녹음과 단풍여행"이라는 글 제목을 먼저보고

어느분의 글일까.. 궁금해하는 마음을 머금고 클릭을 하였습니다.

효민님의 글이라 더욱 더 반갑네요.


너무 잘 보았습니다.

여행은 정말이지.. 세상을 살면서 무척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저도 사진이 안보입니다

사진도 무척 궁금합니다.ㅜ.ㅜ

********************************************************************

코멘트가 3개일때는 수정이 가능하도록 바꾸었답니다.

왠지모르게 효민님의 소중한 글을 지우기가 망설여지네요.

하하하^^

강효민님의 댓글의 댓글

아하...3개 이상이면 수정이 가능하군요..정훈님은 역시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 같아요.

다행히 오디오 가이 사진 게시판을 이용하여 수정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잘 보이시죠?

최정훈님의 댓글의 댓글

넵. 이제는 잘 보입니다.

이참에 자유게시판은 코멘트 3개까지는 수정이 가능하도록 계속 둘까봐요~~

오지성님의 댓글

효민님이 올리신 사진을 보니...... 단풍 보러 나가지 못한게 못내 아쉽네요.^^;;

단풍 절정기간이 늘 중간고사 기간이라.... 마음이 급해 나가지 못하는데...
내년에는 미친척하고 나갈까 봐요..^^:;;

혹시 뉴헴프셔 쪽에 괜찮은 곳 있으면 알려주세요.
내년에 그쪽으로 저도 가보고 싶습니다..^^

강효민님의 댓글의 댓글

지성님이 보스턴에 계시죠? 보스턴에서 뉴햄프셔까지는 가까우니 내년엔 꼭 가보세요.
좋았던 장소들은 White Mountain이라고 미 동부에서 가장 높은 산인데 자동차로 정상까지 갈수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해발에 따라 다르게 분포하는 식물과 나무들을 보는것도 흥미롭고 날씨가 흐리면 구름속을 뚫고 올라가는것도 운치가 있습니다. 정상에는 작은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따뜻한 커피나 차를 드시는것도 운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KANCAMAGUS HIGHWAY 라고 단풍구경하기에 정말로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있어요. 가히 단풍구경의 최강명소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거기도 꼭 가보시고...그리고 이름은 까먹었는데 거의 바다처럼 느껴지는 큰 호수가 있습니다. 지도 보시면 쉽게 찾으실수 있고요. 호수변 따라서 드라이브하는것도 아주 좋구요...제가 몇몇 포인트만 가르쳐 드렸는데 그 외에도 좋은곳 아주 많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코스만 돌아도 하루는 너끈히 갑니다.

또 캠핑 좋아하시면 텐트치고 캠프하셔도 좋구요. 아님 통나무집 같은데서 지내셔도 좋습니다.

내년엔 꼭 가보세요. 뉴햄프셔 강추입니다. 시간이 많이 허락한다면 뉴햄프셔 가는김에 왼쪽으로 두세시간 가면 Lake George 라는 곳도 아주 좋습니다. 2박 3일 정도 묶어서 뉴햄프셔랑 Lake George 함께 갔다오면 가을여행으로는 더이상 바랄것이 없겠죠? 근데  Lake George는 가을도 좋지만 여름이 더 좋은것 같아요.

남상욱님의 댓글

케네디 대통령을 기념하는 워싱턴에 있는 케네디 센터를 오픈할 때 미망인인 재키가 번스타인한테 곡을 위촉했고, 그 때 번스타인이 쓴 곡이 바로 Mass인데요. 케네디가의 죽음이 어느정도 감싸지려고 할 때, 굳이 유대인인 번스타인이 Mass라는 곡을 썼다는 것, 거기다가 전통적인 Mass의 형태에 각종 현대음악의 요소들을 믹스했다는 점 때문에 여러모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곡이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곡이가도 합니다.
케네디센터 오픈 축하곡인 만큼 볼티모어 심포니를 고른 낙소스의 센스가 매우 돋보이네요. 아마 american classic시리즈로 나올 모양인가 봅니다. 그나저나 낙소스가 King/Epstein 듀오까지 고용하고 어려운 때 과감히 투자를 하는 군요. 볼티모어는 전통적으로 러시아 이민 음악가들이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터라 더더욱 여성지휘자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카리스마가 대단하신 지휘지이신가 봅니다.

두둥님의 댓글의 댓글

이론과 상욱오빠 맞죠? 오빠 마스터링 하신다면서요. 깜짝 놀랐어요. 지금 미국이신가요? 아참 저는 임주영입니다. 기억하실려나? 제가 학부때 오빠가 대학원이었잖아요~

강효민님의 댓글의 댓글

오..그런 탄생비화가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제가 20세기이후의 음악은 아직 잘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들어본 곡이 많지 않습니다. MASS도 이번에 녹음하면서 처음 들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인 곡들이 많더군요. 몇몇 곡은 조금 전형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냄새가 나서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는데 전반적인 느낌은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Epstein/King 듀오(이거 참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근데 스티브 엡스틴을 먼저 써줘야해요. 안 그럼 스티브 삐집니다. 앨범의 크레딧에서도 자기 이름이 남들 이름보다 크고 굵어야 하거든요. ㅎㅎ. 스티브는 리차드와 저를 부를때 King/Kang Brothers 라고 부릅니다..)하여간에 애초에 낙소스에서 Epstein/King 듀오에게 의뢰를 할때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여 처음에는 스티브가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도 낙소스측에서 끈질기게 요청이 들어와서 스티브가 그 금액이면 에디팅과 믹싱 마스터링은 할 수 없다. 정 그 금액으로 해주길 바라면 라이브 2 Track 녹음 밖에는 불가능하다...라고 해서 조금 더 흥정을 거친후에(아마 낙소스측에서 돈을 조금 더 썼겠지요..) 결국 진행하기로 결정이 났지요.

다시한번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볼티모어에 러시아 음악가들의 텃세가 센것도 처음 알았네요.

남상욱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몇 번 낙소스일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만, 버짓이 좀 그렇지요. 그래도 두사람을 쓰기로 생각한 것 만으로도 굉장한 발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프로듀서가 왕이라고 해도, 저는 가능하면 엔지니어들끼리 이야기할 때는 엔지니어이름부터 언급하려고 한답니다. 서로 서로 요정도는 함께 챙겨주면 좋을 듯 싶어서요^^.

Peter kim님의 댓글

저희 동네 왔다 가셨네요.  Shenandoah National Park이면 제가 사는 곳에서 30분이면 가는 곳인데...
날씨 좋을때 가면 가을 단풍구경하는곳은로 제격이죠.  다음에 혹시 오시면 연락...

강효민님의 댓글의 댓글

아니..그런가요...피터님 버지니아에 계신것은 알았는데 그렇게 가까이 계신줄은 몰랐네요..다음에 내려가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추수감사절 연휴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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