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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아직도 좋아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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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무실을 이전하고.

외부에서의 일과 약속이 많아 새로운 사무실에 있는 시간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어제도 오디오가이 회원분과 오전부터 저녁까지

분당에 있는 한신교회에서 녹음을 하고.

저녁늦게 홀로 사무실로 왔습니다.


이번 오디오가이 사무실은

아마도 이전의 사무실이 더 깨끗하고 좋다. 라고 생각하시는분들도 계실런지도 모르겠어요.

대로변에 있어 차소리때문에 무척 시끄럽고(물론 창이 이중창이라 창을 닫으면 괜찮습니다.)

건물도 오래된 건물이고 천정도 무척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좀더 넓어진 공간때문에.

저는 참 마음에 들어요.


게다가 몇년전부터 눈여겨두던 통의동에 있고요.



어제 열두시가 넘은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 홀로.

정리되지 않은 짐들을 버리고..



이사를 해보니 참 버리는 것이 많아지더군요.

여러가지 음향기기들의 팜플렛. 메뉴얼. 그리고 녹음했던 악보들. 등등..



그리고 이번에 아주 자그마한 한두평 정도되는 저만의 공간의 배치들을 생각하며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몇몇 짐들을 치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것은

CD 들이었어요.


사무실을 꺠끗하게 하려고 CD 정리를 하는데.

문득 기분이 슬퍼지더군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이렇게나 오랜 추억이 있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음악.

CD들이 최근에 제게는 마치 천덕꾸러기들이 되어버린것이었습니다.


문득 이 현실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왜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이지?"



음악을 일로 하다보니.

이제는

(비록 이 순간 잠시동안 일지라도..)

완전히 주객이 전도버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 보다는.

그저 삶과 시간의 흐름속에 있는 나의 "일"로만 되어버린

"음악"의 존재.

이로인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것인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아직도 늘 좀더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해.

늘 안테나를 세우고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만.

음향기기들에 관한. 이제는 이것이 거의 취미와 직업만이 아닌 내 삶에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것중에 하나로 되어있습니다만.

반면에 이전처럼 음악에 대한 애착은 참으로 많이 사라진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 청소를 열심히하고 멋지고 이쁘게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내가 왜 이렇게 사무실을 이사를 하고. 꾸미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내 자신이 참으로 서글퍼 지더라고요..


CD들을 정리하며 한장. 한장 돌아보며..

"아..이음반이.. 이 곡이 나에게 있었구나.."

듣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간절해.

저녁부터 새벽한시에 가까운 시간까지 음악을 큰소리로 틀어놓고 들었어요

(새로운 사무실은 주변 의식하지 않고 아주 큰 음량으로 들어도 되는 곳이랍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 휴일.

아내가.

"자기 왠일로 오늘은 집에서 음악을 듣지 않아요?" 라고 묻더라고요.^^


갈수록 CD와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컴퓨터에서 MP3로 음악을 듣고 있지는 않아요.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니.

식탁위에 있는 티볼리 라디오로 아내가 방송을 틀어두었더군요.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끔씩은 다시한번 되새겨 볼필요가 있는것 같아요.

"내가 아직도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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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남프로젝트님의 댓글

아직도 잠들지 않은 1인 입니다

많지 않은 나이 입니다만 한해 한해 지날수록 사랑할 것이 많아 집니다

어렵게 구한 물건, 소중한 추억, 친한 친구들 그리고 항상 함께 하는 가족....

그 사랑하는 마음들이 음악에 묻어 나온다면... 그것이 뮤직라이프 아닐까요?

음악을 위한 음악이 아니라
오늘은 오늘의 내가 묻어나오는 음악을 하고 .. 내일은 내일의 내가 묻어나오는 음악을 하는 것이 진정한 뮤직 라이프라 생각합니다.

사진첩에 사진을 고이 정리하듯 CD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더 소중한 것들을 담을 준비를 하는 것은 제 입장에서는 정말 보기 좋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요..

맘같아서는 더 길게 ..제 넋두리까지 늘여놓고 싶지만 제 간과 심장과 눈꺼플이 자꾸 자라고 하네요

남은 2008년 보다 더 적게 남은 밤... 모두 좋은 꿈 꾸세요

강정훈님의 댓글

아직도 잠들지 않은 2인입니다 ^^;
저도 얼마전 운영자님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적이 있었습니다.
잠들기전에 문득 잘 듣지 않는 CD들을 모아둔 박스가 생각이 나서
박스를 열어보니 스물두살이었던가 그때쯤의 추억이 담겨있는 앨범이 제일 위에 나와있더군요.
밴드하겠다고 서울에 올라와 자취하며 배고픈 생활을 하던때였는데
새해첫날 고향 선배의 은혜(?)로 평소 존경하던 기타리스트 유병렬님의 집에 초대를 받아
떡국도 얻어먹고 음악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뒤 싸인까지 받았던 앨범...^^
갑자기 무지 듣고 싶어져서 자려다 말고 음악감상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듣던 감상과는 너무도 다르더군요..그땐 내가 이런 음악을 좋아했었구나..싶기도 하고
그래도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남들은 취미로 즐기는것을 일로서 하게 되면 하나의 즐거움이 사라진다는 말 많이 들어왔지만
운영자님이나 저나 다른 음악하시는 분들 모두
오랫동안 힘겹게 노력해온 일이기때문에 한동안 잊었던 것을 느낄때
일반사람들과는 또 다른 추억을 얻게 되는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Pleomax님의 댓글

음향 장비라는게 결국 좋은 음악을 만들라고 있는건데,

목적보다는 도구에 빠져 즐거워하다 세월 보내고 있는 분들(저를 포함하면)을 보면

이건 아니다 싶을 때가 많죠

우주여행님의 댓글

저도 음악을 무척 좋아합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죠.
저는 오히려 운영자님처럼 주객이 전도되어보는게 꿈입니다. ㅠ.ㅠ

오늘도 최근 구입한 씨디를 몇시간째 시간가는줄 모르고 들으며 시간을 때.우.는 ...
백...수... 입니다. OTL

groovy0206님의 댓글

12월에도 구입한 음반이 10장 가까이 되는데 결국 제대로 들은건 2장이네요.

나머지 8장의 음반은 후에 듣게 되겠지만...  예전처럼 즐기면서 음악을 감상하지 못하게 된 제 자신을 볼때가
많아지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와이프 만큼 ? 아니 아직까지는 와이프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게 음악인것 같습니다.ㅎㅎ;;
(와이프도 가끔 눈치를 주지만...ㅎㅎ)

PaSSion님의 댓글

저는 다른 일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뛰어든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지금의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답니다.
예전보다 음악에 귀기울일 수 있는 시간도 더 많아지고... ^^;
새로운 음악들로 인해 더 풍성해지고 설레이고...
감사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AiniV님의 댓글

열정과 집착 그것은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 동체라고 생각해요. 동전의 앞뒷면처럼 하나이지만 양면성을 가진거 말이죠. 열정이란 앞면을 보면서 달려온 자신을 보면서 뿌듯해 하기도 하고 보람도 느끼지만 때론 집착이란 뒷면을 보일때면 회의적이고 서글퍼 지기도 하죠. 삶에 있어서 벗어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어떨 땐 열정과 집착이 혼동이 오기도 하구요. 무얼위해 누굴위해 이런생각으로 잠시 혼란스럽다면 주위의 다른거에 신경을 써보시면 다시 동전은 굴러 제자리를 찾아 갈 듯 싶어요.

김태희맨님의 댓글

음악일을 하기 전과 후의 차이는 좋아하는 사람과 사귈 때와 결혼한 후의 차이와 같지 않을까요. 애도 생기고, 나이도 들고 집안도 꾸려나가야하고.. 등 등 해서 계속 함께 가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개념이 달라지는 거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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