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이군요.
얼마전에 녹음실을 정리하려 했습니다. 엔지니어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려고 했는데...그냥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막상 녹음실을 정리하고 기계들을 팔려고 하니까 팔고 싶은 기계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안고 있을려니 이 놈들을 보관할 만한 장소도 없고...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지니어 말고 다른 일을 하려니 특별히 할만한게 없더군요. 이런 젠장...^^

 저는 자전거를 탑니다. 얼마전에 3년동안 타던 자전거가 망가져서 새로운 자전거를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전에 타던 자전거는 새거로 35만원주고 샀고 지금 산 중고는 중고로 50만원주고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몇번 타본 결과 전에 타던 자전거를 훨씬 저에게 맞는것 같고 잘나가더라구요.
 자전거타는 사람들은 자전거에 욕심을 많이 냅니다. 좋은 자전거 비싼부품...
그러나 비싼 자전거를 탄다고 실력이 니꼬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자전거도 자전거를 끌 엔진, 즉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체력과 실력이 안되면 말짱 황입니다.

 소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장비와 좋은 녹음실만 있으면 정말 좋은 소리를 낼수 있을까요?
물론 똑같은 조건이라면 좋은 장비와 시설이 좋은 소리가 나겠지요.

그러나...왜 우리는...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좋다는 장비와 시설을 다갖추고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나라 엔지니어들 듣고 배울만한  레퍼런스 음반, 한장 보유하고 있지 못할까요?

 혹은 레퍼런스가 될만한 음반이 있으면서도 그걸 인정하지 못하는 걸까요?

한국영화가 칸느와 베니스에서 상을 받을때 가요는 기껏해서 중국과 동남아에 댄스음악을 수출하는데 그쳤습니다.
 
 클래식쪽에서는 세계적인 인상받는 음악가들이 있지만 대중음악쪽은 볼모지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한다는 사람들의 반이상은 대중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 것도 아닐텐데...말입니다.
 
 엔지니어분야에서는 서울대 연,고대 출신들의 엘리트들이 부족해서 그럴까요?

막말로 따져서 우리는 외형을 키우는데만 급급했고 정작 필요한 실력을 키우는데는 소홀하지않았을까요?

 강남의 안세병원 사거리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녹음실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 많은 녹음실들이 어떻게 먹고사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남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고가의 장비를 있는대로 구입하고 달마다 나가는 임대료 지불하냐. 그러다 보니 들어오는 일은 일정에 관계없이 모두 받아야 하고 날밤새기를 밥먹듯이 하면서 일은 기계가 하고 엔지니어는 스위치 누르는 펀치맨으로 전락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믹싱하고 프로듀서가 원하는 대로 소리 만져주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프로듀서가 지적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왜? 피곤하니까...그리고 다음 일 해야 하니까.

 왜 이런일들이 반복되어야 하죠?

실력도 없는 놈이 말만 많죠.

 조만간 고물 자전거를 수리해야 겠습니다. 이놈이 오르막 길에서는 빌빌거려도 도로에서는 정말 잘달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