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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링 작업이 들어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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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가수 음반이더군요.

들어 보니 테크노 리믹스와 정통 트롯곡이 수록 되어 있는데,
정통과 테크노의 사운드, 특히 드럼킷드들의 해상도가 너무 달랐습니다.
정통의 드럼은 매우 탁하고, 테크노 킷은 보통수준...
킷은 그렇다 치고 세이크나 다른 반주와 믹스가 거의 안된듯한 사운드였지요
(뭐 정답은 없습니다만...일반적이지 않은 믹스라는 거죠)
아뭏든 정통트롯은 리얼드럼을 표방한 킷인데 가상악기로 작업 한것 같이 들리구요.

투트랙의 톤이 서로 너무 다르고,
그렇다쳐도...
요즘 메이저 가요 트렌디는(트롯도 마찬가지) 거의 모든곡의 사운드가 하이쪽을 밝게 하는데,
마스터링 해달라고 보내준, 즉 믹스완료된 2트랙의 해상도가 테크노 리믹스를 제외하곤  다 죽어 있더란거죠(각각 밸런스는 둘째치고더라도)

밸런스는 뭐...
드럼은 해상도가 확 죽고 보컬은 하이쪽 부스팅하고...그런 상황입니다.
어떤곡은 보컬이 말도 안되게 확 튀어 나온곡도 있고...-_-
게다가 레퍼런스를 제시한곡은 트랜디 의 대표격인 가수의 곡이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마스터링을 하려면 가급적 AR과 MR을 따로 보내주면 보정해서 레퍼런스와 근접하게 사운드를 내주겠다고 했는데,

그 음반 프로듀서라(트롯 프로듀서-_-)는 사람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원하는 대로 믹싱을 했고 경력도 있는데 왜 따로 보내달라고 하느냐, 그래서 기분이 나쁘다...등의 말을 하네요^^;;

원하는 대로 믹스를 하는것 까진 좋은데...(그런 의도라니 딱히 뭐라 할말은 없지만)
요즘 열이면 열..백이면 백..누가 그렇게 믹스를 합니까..(기분 나빠할까봐 그런말은 직접적으로 안했지만)

몽환적이고 빈티지를 추구하는 모던락 밴드였다면 그나마 납득하겠는데 말이죠..
뽕작가요들 중..한두곡이라도 그런 사운드의 곡이 기존가요에 있었다면 또 모를까..

이건 담요덮은 소리 같은 사운드로 믹스해놓고..보컬은 또 반주와 매칭 안되게 하이쪽 부스팅을 해놔서..
마스터링 작업이 안되게 믹스를 해놓은걸 전혀 모르고 기분 나쁜것만 생각하더군요.

기분 나쁘라고 한것도 아니고...
반주와 보컬 트랙 따로 달라는건데...그걸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니 참...
장르에 편견이 있어야 하겠는가 라는 생각을 늘상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역시나 트롯'이라는 생각이 안들 수 밖에 없지요.

틀린건데 기분 맞춰주면서 번, 그런 돈의 목적이 아니라..
엔지니어라는게 앨범 스탭에 스튜디오 기사 이름도 들어가는 명예로운 직업인데 말입니다.

담요덮은 소리 그대로 음량만 올려달라고 하는...그런 일을 이곳 회원분들이면 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전 틀린걸 맞다고 하긴 정말 싫거든요.
음악,음향이라는것이 정답은 없다고 하더라도 보편적인..가장 정석에 근접한 사운드라는건 있는데 말입니다.

외국은 고객중심의 마인드가 우리나라와 좀 다르다고 하는데...

다른건 넘어가더라도 자기 잘못을 모르고 인정할 줄 모르는 그런 부분에 대해선 씁쓸합니다.
아니, 스스로 자각하기 힘든 정도의 사람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래도 그렇게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으니 건진건 있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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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님의 댓글

"역시나 트롯" 이라고 생각이 들면 안되는데
조금은 그런 생각을 갖게 만드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일하다보면 실력도 물론이거니와 마인드도
함량 미달의 엔지니어들도 꽤나 많이 만나게 되고요.

kanzi님의 댓글

좋은 마스터링을 위해 좋은 믹스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겠죠.
그래서 좋은 믹싱 엔지니어들이 필요한 것이겠구요.^^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마스터링때는 믹스본의 의도와 뉘앙스를 그대로 유지해줄 필요가 당연히 너무나도 있다고 봅니다.
그 상태에서 적절하게 밸런스를 재정립 해줘야 겠지요.
그것이 믹싱 엔지니어에 대한 당연한 존중과 배려라고 보이네요.^^
믹싱 엔지니어가 마스터링 엔지니어 눈치보며 믹스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어떤 상태의 믹스본이 와도, 그 믹스본이 어떠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될 경우에 그것을 어떻게
FIX하고 해결해 나갈 것인가가 마스터링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잘못 된 밸런스가 있다면 최적화 하여 잡아주는게 마스터링의 너무나도 당연한 과정중 하나라 느낍니다.
그래야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마스터링 엔지니어를 믿고 맡길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직접 하기에는 그게 힘든 일이니까...그것이 바로 마스터링 엔지니어를 찾는 이유겠구요. 마스터링이 단지
그냥 고가의 아웃보드 통과시켜서 레퍼런스 틀어놓고 이큐 만져가며 느낌 좋을때 까지 노브 돌리는 작업이라면
사실 마스터링 엔지니어는 따로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위의 저런 부분들을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마스터링 엔지니어가 필요한게 아닐까요?^^

단, 정말로 정말로 마스터링 불가(?)한 믹스본이 왔다면, 억지로 고치기 보다는 그냥 되돌려 보내는 것이 맞는
거라 보이네요. 그렇게 하는게 마스터링 엔지니어의 크레딧이나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맞는
선택이라 느껴집니다.^^

코알라님의 댓글의 댓글

저 역시 믹싱 엔지니어가 마스터링 엔지니어 눈치를 보란 요지의 글이 아니구요,
고가의 아웃보드 통과하고 간단하게 이큐 만지고 음량만 올리는 수준으로 끝나는게 아닌걸 알기 때문에,
AR과 MR를 따로 보내달라는 부탁을 한것, 그것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최선의 선택을 한거라 생각하는거죠.
전달하는 방법, 또는 커뮤니케이션이야 저마다 성향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왜곡 될 수 도 있으니 그런 문제는 사안 밖인것이죠.
기본적으로 커뮤니티 안되는 사람을 가지고 일을 논한다는 자체가 넌센스라고 봅니다.
이미 말도 안되는걸 가지고 자존심 세워 말한다는 상황자체가 일이 진행 될수 없다는 걸 반증하는 거죠.
(물론 저 역시 항상 잘난것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상황에 속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뭏든 실제로 그 트롯 프로듀서는,
"내가 믹싱한것이니 다른건 건들지 말고 저음 고음 아주 조금만 깍고 음량만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즉, 프로듀서라는 사람이 믹스까지 한 상황입니다.

'돈만 받으면 그뿐이지' 라고 생각했더라면 쉽게 음량만 올려서 작업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못하는 타입이고요..(제가 잘났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렇게 음량만 올리는 마스터링을 원하였다면 당신이 하지 왜 굳이 업체에다 맡기느냐'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가수 얼굴을 봐서 참고 일을 돌려 보냈습니다.

솔직히, 그 트롯 프로듀서라는 사람, 목소리에 벌써 양아치 티가 나는게...참;;
가수는 매너가 좋던데 말이죠.

자존심이란게 참 대단합니다.
무지를 유식으로 가려주는 대단한 무기가 되니...;

kanzi님의 댓글의 댓글

프로듀서가 믹스까지 한 상황이군요.^^
(이게 잘 하면 대박인데, 마구리로 하면 쪽박차는...;;;)

저 역시 프로듀싱 하며 믹스를 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역시나 프로듀서의 귀는 음악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믹싱엔지니어의 밸런스적인 귀는 가지고 있지 못한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시간이 흐를수록 드네요.
사실 프로듀서와 엔지니어와의 갈등이 대부분 여기서 오는 것 같아요.
어쨌건, 뭐든지 본인이 깨닫기 전까지는 절대 모르는 법이죠...ㅎ

직립나님의 댓글

얼마전에 복면달호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헌데 사람들이 즐거워 한다고 그게 음악의 다가 아닙니다.
트롯음반 제작하시려고 찾아오셨던 녹음실 손님 돌려보낸게 한두번이 아닌데 그 이유라면.. 최소한 음악은 정말 최소한의 아름다움 정도는 있어야 그게 음악 아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음악' 하면 떠오르는 고유한 가치를 최소한이라도 지켜줘야 그것을 만들어 낼 이유가 생기는 거지요. 만들어봐야 세상에 쓰래기 음악 하나 늘어날 것을 뭐하려 그런 걸 만듭니까.. 시간 아깝게. 돈 없어 이가갈리면 모를까 만들어 주지를 마세요.. 물론 트롯도 트롯 나름이겠지요. 나훈아씨 같은 정말 좋은 곡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대부분 케이블에서 나오는 듣보잡 트롯가수들의 곡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당연하게 '역시나 트롯'에 대한 생각이 안들수가 없지요. 왜 '역시나 트롯'이 되는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답이 금방 나옵니다.

남상욱님의 댓글

다른 작업들도 그렇겠지만 매스터링의 절반 이상은 커뮤니케이션 입니다. 한 음반에 3-4명의 프로듀서와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경우 말씀하신 상황이 일반적인 케이스구요. 서로 다른 특성의 트랙들을 하나의 앨범으로 잘 만들어내는게 바로 매스터링의 주요 임무 중 하나 이구요.

프로듀서가 한명 밖에 없다면,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하시는 쪽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 분도 들어보시면 본인이 작업한 앨범의 한계를 느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요구하시는 형태로 마스터를 다시 보내드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여기 미국에서도 하루는 George Benson을 하루는 스케일도 제대로 못하는 기타연주자의 음반을 하게 됩니다만, 내가 할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무시할 수 있게 되면 작업하는데 그닥 어려움은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틀렸다고 하는 부분이 한 5년쯤 지나면 맞다고 생각되는 상황도 많이 옵니다. 틀린 것이라기 보다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 보시고 가능한 여러번 음악을 들으시면서 트랙이 소리가 아니라 음악으로 들리는 상황을 만들어보세요. 그러면 그 다음에 어떻게 이 트랙을 더 음악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아이디어가 떠 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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