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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9시에 일어나서 신림동 보라매공원을 달렸습니다.
7월부터 조금씩 하다가 8월에 와서는 아예 시간을 내지 못해서
어제까지 쉬고 있다가 오늘에서야...다시....ㅎㅎ

하지만 오늘은 그냥 뛰지 않고 그간의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왜 그만두는거야. 몇년동안 그렇게 죽자사자 해놓고...

그렇게 시작한 녹음실....

당시 해본 녹음이라곤 몇가지 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내가 국악을.... 이러면서 시작했던 그때는 무슨깡이였는지...허허...
근 몇개월간 제게는 거의 고문과 같은 시간들이였습니다.
클라이언트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제 역량이 턱없이 부족했고
프로그램 다루는 기술과 음악에 대한 해석만으로 해보겠다라고 용기를
가진 제 모습이 정말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삽질이 결코 필요하지 않다는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몇달간 몇가지의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고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

올해초 AudioGuy에 올라온 장인석 선생님의 수업 공지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업신청을 하게 되었죠.
(수업신청을 마감하셨으면 어쩌나 싶어서 정말 신중하고 정중하게 메일을 드렸습니다.)

저는 1980년 생으로 녹음실을 이제 막 시작한 초자 음향인입니다.
프로 작곡가로 8년을 살다가 갑작스럽게 이시대 최고의 국악 음반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시작한 녹음실이지만 현재 많은 부분에서 저의 무능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책도 열심히 보고 이런저런 수많은 경우의녹음도 다양하게 접해 보고 있지만
언제나 원점에서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미천한 음향인 하나 살려주신다고 생각하고
수업신청이 마감 되도 이번 수업에 참여 시켜 주시면 선생님의 깊은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썼다기 보다는 거의 비슷한 늬앙스로...^^;;)

이렇게 저는 선생님과의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수업을 시작했고 10주가 지난후 선생님을 설득해서 10주를 더 듣고
이번에는 선생님의 열의로 5주를 더 듣게 되었습니다.

저를 버리고 제 자신의 알고 있는것들을 전부 갈아 없고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그렇게 6개월을 보내고 갑작스럽게 밀려 들어오는 일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나니
선생님과의 6개월은 진정 제 인생의 새로운 길을 만들수 있었던 짧고 굵은 시간이였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미션과 해결할 답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이면 어떻게 하셨을까.?
일이 끝나고 나면 .... 아쉽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다음을 기약하자.
지금 이렇게 아쉽고 능력없는 모습의 결국 나의 일부분이다.
빨리 인정하고 다음번 일을 위해서 준비 하자...

선생님 수업글을 공지를 보니 결국 이런 글까지 쓰게 된것 같습니다.

선생님께는 아직 한참 어리고 어린 제자한명이지만
제 인생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신 너무나 소중한 선생님입니다.

수업때 메모한 메모장도 다시 읽어 보고
그때의 수업에서 배운것들을 이제는 응용에 응용을 더해 새로운 접근까지...
하루에 2~3프로 녹음도 집중할수 있는 에너지와 매일 같은 철야 작업에서도 버틸수 있는 에너지 까지....
쉬지 않고 한달동안 대금음반(이제 2곡만 믹스,마스터링 하면 발매)
/ 인천시립무용단 물의노래(9월11~12일 공연) / 울산시립무용단 '한'춤(9월16일 공연) 등등...
총 200분 가량 되는 음악들을 레코딩하고 믹스 하고 마스터링까지...
과거의 결과물과 비교하면서 그 기쁨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는것 같습니다.
하나하나가 모두 선생님의 가름침에 포함되어있다.라고 하면 믿으시겠나요?

선생님께 조용히 여쭈어 보았던 장고 녹음 덕분에 국내 정상급 장고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녹음실이 되었고
(이번달도 장고녹음만 벌써 6회 이상 한것 같네요.)
선생님과 수업중에 보았던 비디오 한편 덕분에 지금은 어떤 장르의 음악도 과감하게 그리고 창의적으로
접근 할수 있게 되었으며 좁은 공간을 활용한 녹음 테크닉이나 마이크 테크닉 덕분에
드럼녹음 간신히 되는 작은 부스 하나 가지고 특별한 경우가 아닌 대부분의 녹음을 다 하게 되었고....
선생님의 가르침은 표현할수 없을 만큼 다양한 작품에 퀄리티를 올려주셨습니다.

최근에도 저역시 레슨을 하고있습니다.
대부분 국악 작곡가들과 현직에서 활동중인 연주인들 중심으로 하는 중입니다만 (미디,녹음,믹스 관련해서.)
가끔 수업을 하는 동안 선생님의 비유조차 그대로 하고 있는 제모습을 발견할때가 있습니다.ㅎㅎ

지금도 어느분과 만나던 저는 장인석 선생님 제자 입니다.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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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nSound님의 댓글

안그래도 헤드뱅에 예약하러 가야 되는데 계속 미뤄 지네요.
30일 녹음하고 10월 10일 녹음하고 중간에 하나 더 생길지도 모르고.
스튜디오 홀이 좀 필요한 녹음이라서....
자세한건 가서 말씀드려야 겠죠......^^;;

hans님의 댓글

EasternSound의 글을 보면 더욱 장인석선생님의 수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보라매공원근처라고 할수 있는 봉천동에 잠시 살았었습니다만...

설에 살았다면 바로 신청했을텐데....넘 멉니다....T.T

근데 느낌과는 다르게, 여러번 통화도 했었는데 EasternSound님이 80년생이라시니..쬐금 놀랐습니다...^^

금피뤼님의 댓글

EasternSound님에게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EasternSound님이 80년생이라시니..쬐금 놀랐습니다...^^ (2)

샤아님의 댓글

80년 생이셨군요...
몰랐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젊으?시네요...<3>

꿈을 이루어 가시니 참 좋으시겠습니다...

현실이 힘들어도 힘을 내야 겠죠?
<자문 입니다...>

kanzi님의 댓글

동갑내기로써 EasternSound님 같은 엔지니어를 보면 언제나 참 든든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봐온 모습은, 결코 현재에 대충 안주하지 않습니다.

늘 언제나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모습.

솔직히 말하자면, 주위에 제 또래근처 엔지니어들중에 이렇게 자신의 일에 대해 프로의식을 가지고

계속해서 탐구해 나가는 엔지니어는 EasternSound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만약 10년이 흘러 대한민국의 스튜디오중 90%가 망해나가는 사태가 발상한다

치더라도, EasternSound는 건재할 것 같습니다.

강서구쪽에 WesternSound라고 이미테이션이 생겨날지도...ㅋㅋㅋ

어쨌건, 다같이 열심히 합시다~!!! ^^

신의소리님의 댓글

ㅋㅎㅎ EasternSound 님의 뜨거운 열정에 이끌려 놀다가도 할 수 없이 공부하게 되는 1인 임다 ㅋ

EasternSound님의 댓글

Kanzi 님....부담스럽게...무슨 댓글까지...ㅎㅎ;;
저는 Kanzi 님이나 나잠수님같은 엔지니어 보면 더 부러워요.ㅎㅎ
여튼 이번에 오디오가이에서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좋은활동기대합니다.

신의소리님. SR에서 언능 독보적인 엔지니어가 되시길.(저는 능력 부족으로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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