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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 Metheny 세션중에 남기는 짧은 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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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주차입니다. 아주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고 예정대로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은 지난주에 폴 사이먼이 견학왔을때 몰래 핸드폰으로 찍은 것입니다.

대놓고 카메라 들이대면서 " 자~ 김치~"하기에는 좀 거시기해서 몰래 폰카로 찍었는데...화질이 개판이네요.

잘 보이실지 모르겠는데 왼쪽에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이 폴 사이먼,

그리고 뉴욕 양키스 모자 거꾸로 뒤집어 쓰고 있는 사람이 팻 메씨니 입니다.
(한국에 있을때는 팻 메"스"니라고 많이 불렀는데 사실은 메"띠(씨)"니 라고 발음됩니다.)


그동안 비밀로 해온 프로젝트인데....뭐 견학도 많이 오고 소문도 퍼질만큼 퍼져서 더이상 비밀 프로젝트라고 하기에는 ㅤㅁㅝㅆ한 상황입니다.

사실 팻이 초반에 보안을 철저히 했던 이유는..자기 자신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못할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괜히 나 이번에 이렇게 앨범을 제작한다...그래놓고 실패해서 중간에 접어버리면 쪽팔리니깐 초반에 극구 비밀에 부친거고...

근데 이제는 실패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되는 단계에 왔으니 오히려 홍보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다음주에 올리는 글에서 정체를 밝힐 수 있을거 같네요.
(근데 지난번에 올린 글에 달린 몇몇 댓글의 느낌상 몇몇 회원님들은 벌써 아는 눈치를...ㅎㅎ)


오늘은 그냥 이번 세션에 생각나는일들 몇가지 주저리 주저리 해 보겠습니다.



* 심벌
늘 팻과 일할때 곤혹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팻은 항상..."심벌이 다른 어떤 악기보다 커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것참 드러머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심벌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심벌 트랙만해도 20트랙이 넘어가는데요...자기 기타 트랙은 꼴랑 2트랙 많아봐야 10트랙인데..쩝쩝...
늘 팻과 심벌에 대한 줄다리기를 해야합니다.


*음식
팻과 일할때 정말 저를 미쳐 버리게 만드는게 하나 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거 중에 하나가 "뭘 먹느냐..."인데요.
팻은 늘 자기가 좋아하는것 똑같은 것만 매일 먹습니다.
예전에 브래드 멜다우와의 듀엣 앨범(Metheny/Mehldau)만들때...일주일 연속 태국음식만 먹었습니다.
재작년에 트리오 앨범 Day Trip 작업할 때 이주일 내내 아프가니스탄 케밥을 먹었습니다.

이번에는요? 5주동안 작업하는데...첫날 불안감에 사로잡혀서..아 이번에는 뭘까...태국음식일까 아님 아프간 케밥일까...5주동안 과연 버틸 수 있을까...했는데

무지 두려워 했는데...지금 4주째 연속 아프간 케밥 먹고 있습니다.ㅜㅜ
이 아프간 케밥이란것이....간단히 설명을 드리면...중동지방에서 많이들 먹는 케밥요리...그러니깐 양고기나 닭고기를 꼬치구이한것이죠....이걸 약간 아프가니스탄풍으로 먹는 것인데...
뭐 맛있습니다.  가끕 먹으면 아주 별미입니다. "가끔" 먹으면 말이죠...
이걸 4주동안 계속 먹고 있으니..아마 아프가니스탄 사람들도 이렇게 식사는 안할 겁니다.

2주째의 어느날 뭔가 변화를 줄려고 하루는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점심때 팻에게 "뭐 먹을까..."하니깐..."Whatever you like. I don't really care" 이라는 대답을 듣고 혹시나 싶어서 예의상 아프간 케밥먹을까? 하니깐 "급"방긋 해지며 "응" 하는 팻의 얼굴을 보면서...그 뒤로는 뭐 그냥 케밥 계속 먹습니다..아니 먹는다기 보다는 목구멍에 쑤셔넣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네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팻이 자기가 먹는걸 남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딴거 먹을려면 먹을수도 있는데...
팻이 워낙에 좋아하는거 알고 또 따로 음식 시키기가 거시기해서 그냥 먹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혹시 팻이 고집불통에 남에 대한 배려를 전혀 안하는 사람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인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나이스한 사람입니다.



*뮤지션
이번에 참여한 뮤지션은 전부 무명의 신인들입니다. 팻 메씨니 그룹의 전작에서 볼 수 있었던 라일 메이즈나 안토니오 산체스, 스티브 롸드비, 리차드 보나 등등은 참여하지 않았고요.
근데 이번작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정말 강철 체력과 칼같은 연주 실력을 가졌습니다. 하루는 밥먹는 시간빼고 아침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녹음한 날도 있었는데, 20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연주에도 전혀 지친기색없이 늘 한결같은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아마 다음에 올리는 글에서 소개를 해 드릴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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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희님의 댓글

그만 자려다가 효민님의 흥미진진한 팻매쓰니 형님 얘기라 읽어봅니다.
다음주면 비밀이 밝혀지겠네요..^^
정말 따끈한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드려요^^

Jazzijuana님의 댓글

와- 정말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게 팻 메쓰니는 감성의 무한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사람인데요.
그런 음악적인 것과는 별개로 효민님의 포스팅을 볼때마다 참 재밌고 묘하네요.
그냥 할말이 없습니다, 펫 메쓰니.. 아..

칼잡이님의 댓글

팻 매서니 홈페이지를 보고 1인 오케스트라가 아닐까 추측했었는데, 다른 연주자들이 있다하니 그런건 아니겠군요. 그럼 대체 뭘까요...ㅋ
기대 만빵입니다.

푸른바다의전설님의 댓글

와..갈수록 궁금해져서 미치겠네요... 외국 뮤지션 중에서 제가 젤로 꼽는 사람 4사람중 1사람이 팻메씨니 님이신데.ㅎㅎ..이번엔 어떤감성으로 어떻게 표현을 하실까...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빨리 그 비밀의 상자가 열리길 기대하면서..

 요즘은 "One Quiet Night" 들으면서..감정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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