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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음향에 대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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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들러 좋은 지식 훔쳐가고 있는 방송엔지니어 입니다. ^^


글을 읽다보니 여름쯤에 방송음향에 대해 글을 쓰신분이 있어 변명을 좀 하려고 합니다.




1. 방송엔지니어의 자질?

* 공중파 방송엔지니어는 공대 전자(공학)과 나온분(또는 무선설비기사 자격증 소지자)을 공채 합니다.

---> 대한민국의 방송사에서 입사전부터 음향만 전문적으로 하다가 입사한 공채 신입사원은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 과거에는 입사 후 음향만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현재 방송사에서 인정해주는 음향의 달인들도 과거엔 송신소, 중계소, 영상엔지니어, 기술감독, 조명엔지니어등을 거친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방송음향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기대하시는 만큼의 엄청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구성된 시스템에 최적화 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보시는 분들은 영상+음향이니 음향이 TV방송의 50%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방송기술 전체에서 본다면 모두 중요한 분야들중 하나일 뿐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신경쓸 곳이 음향만이 아니라는 거죠.  참, 저도 10년중에 영상/VCR 엔지니어 4년, DTV/행정 1년, 경영국 파견(프로그램개발)5개월, FM라디오에서 나머지를 보냈네요... 그중에 FM라디오는 두번째 입니다.




2. 무조건 컴프, 리미터로 눌러버린다?

* 맞습니다.  특히 TV쪽은 엄청나게 눌러버리고 잘라 버립니다.

---> TV전송 대역폭에 대해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날로그TV는 송출/수신 시점의 오디오 대역폭은 15khz(채널 대역폭6Mhz) 입니다.  FM라디오방송의 대역폭은 150Khz 입니다.  그 대역이 다 사용되느냐?  아닙니다.  TV는 스테레오, 듀얼채널, 화면해설방송등이 그 안에(2ch) 다 들어갑니다.  FM방송은 스테레오에 부가서비스등등이 사용되겠지요.

---> 대역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거야?
FM라디오방송의 대역폭은 150khz입니다.  디지털음원으로 표현을 하자면 약 64Kbps mp3파일정도 된다고 할까요?    32Kbps 수준이라고 이런저런 이유를 대서 이야기 합니다만, 아날로그 특성상 그보다는 훨씬 더 고급스럽게 들립니다.  아날로그 TV 대역폭은 15Khz이니... 할 말 없죠.

---> 오디오 대역폭을 오버하게 되면?
아날로그 TV는 Video 대역에 영향을 주게되어 화면에 노이즈를 유발합니다.  FM라디오는 주변 채널에 영향을 주게되며, 과변조에 의한 디스토션이 생깁니다.  전파감시소에서 항상 감시중이며 엄격하게 관리되므로 지켜야 합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다이나믹 레인지를 줄여야 합니다.  최종송출단 에서 보는 소스(CD)의 다이나믹레인지는 광활합니다.  그대로 레벨만 낮추어 송출하게 되면 클래식 음반의 현악솔로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결국 컴프레서를 과도하게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최종송출단에 맞게 제작할 수는 없기 때문에 종합편집/더빙 단계에서 최대한 송출에 근접하게 제작한 다음 주조정실에서 기본적인 컴프등을 거치고, 송신소에서 OPTIMOD라는 장비를 거칩니다.  OPTIMOD는 컴프, 멀티밴드EQ, 리미터가 종합적으로 DSP를 거쳐 송출에 적합한 음원(과변조방지)을 만들어 냅니다.  결국 제작, 편집, 송출, 송신의 단계에서 모두 컴프레싱 되므로 당연히 들리는 소리는 꾹꾹눌린 어색한 음이 되는 것 입니다.




3. 방송국의 음향엔지니어는 무식하다?


* 기본적으로 저는 무식합니다. ^^;    제가 10년차 입니다만, 선배님들을 보면 굳이 그렇게 까지~ 할정도로 열정을 쏟는 분도 계시고, 저하고 비슷한 분들도 있습니다. ㅡㅡ;

---> 사람이 하는 일이고, 자신이 하는 일의 퀄리티 보다는 퀀티티에 더 영향을 받는 월급쟁이이다보니 관심이 덜 한것은 사실 입니다.  방송음향을 들었을 때 전체적인 밸런스 보다는 녹음이 안되거나 피드백이 일어나거나 노이즈가 심한경우 더 문제가 됩니다.  대부분의 방송음향엔지니어들이 작은실수에 더 민감한 이유 입니다.  사라브라이트만 DVD라이브 앨범엔 삐익 하는 피드백 음원까지 음반의 일부가 되었더군요.  제가 그랬으면 경위서 써야 합니다.

---> 녹화-가편집-종합편집-더빙-송출-송신등의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한사람이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는 방송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다른 엔지니어가 주관적인 관점에서 조정하는 것이지요.  특히 송출/송신과정에서는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처음 세팅이 끝나면 몇년이고 그대로 사용합니다.

---> 고정된 틀에서 시간에 쫓기는 방송엔지니어는 현장에서 자신이 하던대로 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한방에 끝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사람을 조종하는 것이지요.



4. DTV는?

---> 아직 D(igital)TV와 A(nalog)TV가 동시 송출되고 있고, 방송광고의 기준이 ATV 이므로 ATV기준으로 모든 작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전환중이니 향 후에는 DTV의 채널성향에 맞도록 믹싱을 하겠지요?




결과적으로 음향믹싱/레코딩 분야와 방송에서의 그 분야는 같은 분야 이면서도 완전히 다른 성격의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비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습니다.

편성에 맞게 제작한 프로그램이 큰 문제없이 송출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 이니까요.  특집 다큐나, DVD/영화등으로 컨버전할 계획이 있는 프로젝트는 방송사 내에서 최종 마스터링 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



뭐... 이렇게 변명을 했습니다만...



여기서 방송음향 엔지니어들에 대해 하시는 말씀들에 대해 이해가는 부분도 많습니다.



멋진 연말연시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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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송님의 댓글

대략 생각하던 거랑 비슷한 상황이 맞군요.

누가 나서서 총대를 매지 않는 이상은 별반 달라지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레벨쌈에서 안밀려야하고 방송사고가 없어야하는게 최우선인 상황이니..

한 20년전 국내완성차 카오디오가 그랬죠. 음질이나 좋은 소리보다 라디오 수신감도가 짱이었다는.

cd는 분리도나 s/n이 젤 우선이지 음질은 저 뒤쪽 사양이었고..

요새는 음질 파트가 짱 먹습니다만.. 물론 그래도 아직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요.

지영님의 댓글

안그러시는분도 많아요. 직접 음악적, 음향적 능력이 있으신 모 감독님들은 따로 멀티로 받아서 믹싱도 하시는데요, 음악전문 방송 같은 경우는 말이죠.......

MyFM님의 댓글의 댓글

네... 맞습니다.  프로그램에 따라서 그렇게 합니다.  제 주변에도 음악, 음향적 능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비디오 만큼 오디오도 중요시 되는 프로그램(음악 전문 프로그램등)은 멀티트랙으로 레코딩해서 세심하게 리믹싱 합니다.

아무리 최종 송출품질이 별로라고 해도 원판 불변의 법칙(?)은 성립합니다.

오지성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방송음향에 대해서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네요..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HD 전용으로 제작되는 프로그램의 경우는 사운드에 대한 제약이 없는지요.
다시 말해, 다이나믹 레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 없이,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HD 프로그램이 ATV를 통해 송출 될 경우,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Sungyoung님의 댓글

매일 눈팅만 하다가
방송음향에 관한 글이 있어서 로그인 했습니다.



끄덕 끄덕 하게되네요.
저도 예전에 KBS다닐 때가 생각이 나면서...

근데

>> 공중파 방송엔지니어는 공대 전자(공학)과 나온분(또는 무선설비기사 자격증 소지자)을 공채 합니다.

>>---> 대한민국의 방송사에서 입사전부터 음향만 전문적으로 하다가 입사한 공채 신입사원은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할 >> 수 있습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오래전이지만 KBS공채 21기 22기때는
음향전문직으로
음대출신 / 전공무관으로 엔지니어를 뽑은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때 입사했죠, 5년 일하고 그만두었지만)
그때 입사전부터 음향만 전문적으로 하다가 입사하신분들도 계십니다.

지금 그분들이 다 음향을 하시는 것은 아니ㅤㄱㅖㅆ지만
제가 아는 선배 한명은 그렇게 입사해서
지금껏 음향에만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몇자 끄덕였습니다.

좋은 연말이 되시기를...

joshua님의 댓글

하하.

sunyoung님의 말씀대로라면.
음향인들에게
KBS에 진출할 수 있는
또한번의 기회가 올수도있겠네요???
ㅋㅋㅋ.

MyFM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방송음향에 대해 조금-아주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글 부탁드립니다.

MyFM님의 댓글

;Sungyoung님 그랬군요.    제가 잘 몰랐습니다.  KBS에 있는 사람도 그런이야긴 안해주더군요... ㅡㅡ^



;오지성님

HD상에서도 여전히 제약이 있습니다. 

  HD의 송출포맷은 MPEG2 TS 19.39Mbp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중에 주음성(Dolby AC-3 5.1ch)이 약 2%가량, 부음성이 약 1%가량 차지합니다.  주음성의 비트레이트를 TS 아날라이저로 보면 384~400Kbps정도 될까요?  이정도 대역으로 6채널을 송출하니까... 뭐...

  스테레오로 보자면 192Kbps정도의 mp3 음원정도의 음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DTV나 ATV나 제작단계에서 다이나믹 레인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것은 아닙니다만, 송출단계에서 많은 손실이 있다보니 방송엔지니어들이 거기에 맞게 제작하는데 많이 길들여져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제작단계에서 100이라는 정성을 기울였다면 실제 ONAIR에서는 5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방송쪽 일을 하신다면 HD에서도 역시 최종 납품(?)단계의 품질을 염두에 두고 작업 하셔야 한다는 의미 입니다.



HD방송에 ATV로 송출되는 경우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HD통합주조정실
  단일 송출 --> 다운컨버터 --> ATV송출/송신

2. 분리 주조정실
  HD테입을 SD테입으로 복사(다운컨버트) --> SD CM 재작업 --> 각각(D/A)의 주조정실에서 송출

두가지의 차이점은 거의 없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운 컨버팅이 전문장비에서 되느냐 VCR에서 되느냐의 차이일 뿐이니까요.  다운컨버팅 품질은 충분한 고품질 입니다.




아직까지는 HD라고 해서 아주 특별한 단계를 거치지는 않습니다.  종단에서 ATV보다 약간 손실이 적다고 보시면 맞을 듯 합니다.  이제 엔지니어들이 종단의 품질에 대해 적응해 가겠지요.

운영자님의 댓글

저도 궁금한 내용들이었는데 솔직하고 진솔한 말씀 반갑습니다.^^

앞으로 종종 오디오가이에서 글을 뵈면 참 좋겠습니다

MyFM님의 댓글

이곳은 2005년도까지 비디오만 하다 처음 오디오 접하고 스트레스 꽤 받던 시점에 도움 받은 곳 입니다.    영자님과 여기계신 분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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