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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음향관련 대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입니다.
겨우 일학년에 공부도 제대로 안한지라 지식은 거의 음향? 아 음악! 이라고 하는 일반인과 별반다를게 없는 학생입니다.

사실 실용음악 작곡공부를 하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다른과를 찾다 피디를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한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물론 공부도 안했기에 그냥 그런 공부안하는 애들 모이는 그런 학교를 갔었구요.
그때까지 제 생각은 이랬습니다.
'피디 뭐 그냥 기계다루는 방법만 알면 되는거지 뭐.'
그랬기에 설렁설렁학교를 다녔구요.
한번은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재밌겠다 싶어서 시작을 했는데 이거 영 어렵더군요.
어떤 노래를 하나 선택해서 그 노래와 전혀 관련없는 다른 영화의 영상을 편집해서 뮤직비디오로 만드는 그런 과제였거든요.
전 아마 way back into love라는 노래를 선택하고 영화는 대충 로맨스코메디로 무난한걸 선택했던거 같습니다.
결국 귀찮음을 참지 못하고 친구녀석에게 부탁했습니다. 대충 시간만 맞춰달라고.
친구가 제껄 편집하는 동안 친구녀석의 과제를 구경했습니다.
그때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아 이런녀석이 pd를 하는거구나..'
친구가 그때만든 뮤직비디오는 그걸 보는동안 그노래가 정말 그 영화의 ost라고 착각했을만큼 모든 싱크가 맞아떨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음악의 기승전결과 영화의 기승전결이 어쩜 그렇게 맞아떨어지는지.
그때 전 과감하게 그 학교를 그만두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나도 어떤 분야에서 이녀석 같은 사람이 되자.'
그리고는 무작정 인터넷 검색으로 이런저런 제 흥미와 관련된 모든 학과를 찾게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음향이라는 장르도 그때 알게됬습니다.
음향이라는 분야를 좀더 알아보는 순간 내길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저는 공부와 깊은 관련이 있는 학생은 아닙니다.
대학도 무조건 전문대만 가겠다고 집에 선언한, 그런 살짝은 웃긴 사람입니다.
뭣하러 공부를 4년씩이나 하냐, 대충 흥미맞춰서 빠싹 공부하고 취직만 되면 되지.
하지만 학교에 입학하고 두근대는 수업을 들은후, 생각이 바뀌더군요.
공부하는게 점점 재밌고 과제하는게 그렇게 시간가는줄을 모를만큼.
그리고 조금씩 욕심이 생기더군요. 더 공부하고싶다.

도서관에서 무작정 음향이나 오디오, 이런단어가 나오는 책들을 빌려보기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지식이 얕은터라 읽는게 쉽지는 않더군요.

말이 이상한 곳으로 빠졌네요.
어쨌든 이런저런 일들을 뒤로하고 지금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뉴질랜드에 와있습니다.
엥? 웬 뉴질랜드? 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오게됬습니다.
각설하고 학교를 휴학하고 뉴질랜드에 오기위해 약 9개월을 알바를 하고 이곳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다보니 요새들어 음향을 잊고살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일이 터졌구요.
어떤 사정으로 인해 한국에 잇는 학교에 복학할수 없게되버렸습니다.
한번 학교를 바꾼터라 또 재입학을 하면 1학년만 세번을 다녀야하는 그런 상황에 오고보니 울화가 치밀더군요.
하지만 음향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않았습니다.
또 뉴질랜드 워킹이 끝나고 나면 호주 워킹홀리데이도 갈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호주에도 음향학교가 있었다는걸 언핏 들은기억이 나길래 무작정 또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구요.
그런데 집안 사정으로 인해 집안 식구들이 전부 뉴욕으로 가게됬습니다.
영주권도 바로 나올 예정이라나. 덕분에 또 다시 짜여가던 제 계획이 또 일그러졌습니다.

그러다 이곳이 생각나 들렸습니다.
로그인을 하고 무작정 아무게시판이나 둘러보다 운영자님께서 쓰시는 칼럼중 토론하는 부분을 봤습니다.
다 읽고나니 제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너무 한심했습니다.
제 자신은 그 주제에 토론할 만한 아무 경험이나 주관이 없다는것.
그리고 존경심이 마구 솟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서관에 가서 음향에 관한 책을 빌려왔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공부하려구요.
영어로 된 책이라 읽는데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괜찮습니다.
재밌는거니까요. 하하.

요즘 무기력을 느끼고 모든것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마치 생각없는 동물같았달까요.
배고프면 밥먹고 인터넷도 재미없고, 멍때리며 하루를 보내다 어두워져서 졸리면 자고 늦게일어나고..
하지만 오늘, 영혼이 생긴 기분입니다.
공부를 할 생각에 마구마구 설레고 또 에너지가 온몸에 듭니다.
책 표지만 봐도 즐겁습니다.

이곳 분야에 대한 절망적인 글도 많이봤습니다.
딴지일보에서 기자님이 쓰신 글도 보고 그글에 수긍 또는 반박해주시는 댓글또한 꼼꼼히 읽었습니다.
하지만 웃긴게, 그런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길에 대한 갈증이 더 심해진다는겁니다.
꼭 하고싶다, 이런 글에 반박할수있는 그런 사람이고싶다, 잘못됬다고 말해주고싶다.

이 모든게 여기 계신 모든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만들고 이만큼 운영하신 운영자 분 덕분이구요
그 토론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구요
이곳에 엄청난 글들을 써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구요
제가 읽은 질문이나 댓글을 써주신 분들 덕분이구요
딴지일보 기사님 :D 덕분이구요
그글에 반박해주신 분들 덕분이구요

무엇보다 이 음향이라는 곳을 꾸리고 계신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언젠가 저도 그 일원이 될수있기를 꿈꾸며

PS) 토론하시는 글을 보고 무작정 흥분되서 막 써내려갔습니다.
      그냥 귀여운 동네 후배정도로 봐주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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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리님의 댓글

계획이 일그러진게 아니라 더 좋은 목표가 생긴듯 하네요.
호주에 좋은 학교 많지만 미국은 더 많지 않을까요?
사운드엔지니이로 그렇게 꿈을 키우고계시다면 미국, 특히 뉴욕보다 더 좋은 목표가 있을까 싶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시길 바랍니다

Ijnha님의 댓글의 댓글

학교를 찾아보는 단계라서 아직 뉴욕에 대해선 잘 모르거든요..ㅠㅠ ㅎㅎ
신중하게 잘 생각해보겠습니다. :)  감사해요!

운영자님의 댓글

언제 한국 나오시면 오디오가이 사무실에 한번 놀러오십시오.

함께 일하는 영자. 남송지. 황현준. 정현씨가 맛난 커피한잔 대접하겠습니다.^^

하양님의 댓글

짜여진 계획이 읽으러져버렸다기 보다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회가 올수있는 경우가 된것인지도 모르니 기운 내세요!!

akai님의 댓글

여기 계신분들 누구나 다 표지만 봐도 두근거리고 공부할 생각만 해도 즐거울 떄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그랬어요. 저도 여기 계신분들처럼 실력이 출중하고 그러진 않지만 언제나 이 업계에 빠진게 감사하고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불꽃은 불씨가 금방 꺼집니다. 장작불처럼 천천히 타지만 오랫동안 열기를 유지하는게 훨신 더 집을 따듯하게
해줍니다. 글쓰신분 그 열정 오래동안 유지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실 있습니다. 그건 제가 보장하지요..

진성진님의 댓글

오 같은 뉴질랜드분 반갑습니다 :) 오클랜드 사시면 연락 한번 하세요 저도 음향관련 공부 하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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