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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어떻게 조지면(?) 좋을까요, , , & 하소연, 주절주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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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혹시 ‘곰팡이’ 잘 아시는 분. 음반에(정확히는 재킷에) 부분적으로 곰팡이가 피었는데 말끔히 걱정 덜 방법이 없을까요?

일단 고운 사포로 긁어냈는데, 깊이 밴 것은 얼룩이 살짝 남더군요(사포로 그 면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갈아 보았는데도 남는 것을 보면 종이 층 전체에 다 스며들은 것 같습니다).

일단 거의 희미해질 때까지 갈아서 없앴는데, 그 부분에 약품(알콜이나 락스 같은 것)으로 살짝 처리해 주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또 방심한 사이에 다시 자라날 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요(이 정도로 처리해 주었으면 괜찮을 지요, 암 세포라도 심어진 것 같아 영 찜찜합니다).



주로 20년 전후의 오래 된 음반이었는데, 생산 년도가 비슷해도 상태가 좋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재킷을 꺼내어 잘 보니 곰팡이, 혹은 미세 먼지가 습기를 먹어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닦아내니 영 닦이지 않아, 내부를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지금 판정으로는 곰팡이가 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란 이유는 평소 음반 관리를 잘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이 있는 랙에 넣어 먼지를 막고 습기 제거제를 이용하여 관리하며 음반을 다룰 때도 아이 다루듯이 살살 대합니다. 플레이어에 걸 때나 케이스에서 넣고 뺄 때도 조심스럽게 다루고.

그렇게 하게 된 까닭에는 오래 전에 산 음반 중에 산화 작용을 일으켜 가장자리가 갉아진 것이 있는데(그것도 잘 보관한 편이었음), 그 때문에 지문이나 습기에 예민해졌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관리에 관해 신경을 쓰게 되었는데, 이번에 소 잃고 나서야 제 관리 중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살펴보니 약 150장 정도가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일관되지는 않지만, 대략 공통점을 따지면 90년 전후에 구입한 것들이 많았고(20년 전후의 수명을 갖게 된), 자주 들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10년 정도밖에 안 된 것도 있는데, 재킷의 종이 재질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한 20년 된 것 중에 짱짱한 녀석도 제법 있어서).

그리고 곰팡이의 발생 위치는 주로 재킷의 상단인데, 그 상단에서도 양 끝 부분과 중간 부분이었습니다.

CD 케이스의 뚜껑 위쪽을 보면 구멍이 2~3개 뚫어져 있는데, 그 곳으로 미세한 먼지가 오랜 시간동안 조금씩 쌓여 있다가, (관리를 해 주었음에도 짧은 시간동안) 습기와 접촉을 해 오면서 조금씩 얼룩과 곰팡이가 번져 나간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옆으로 뉘어서 보관한 것들은 오래 되었어도 깨끗합니다(세워서 케이스 위쪽 면에 미세 면지가 들어 찬 것에 비해 옆으로 뉘어서 보관한 것은 상당히 깨끗합니다, 재킷에 먼지가 들어갈 일도 훨씬 적을 테고요).  결국 그간 쌓여 있었던 미세 먼지가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음반 자체는 오히려 깨끗한 편이었습니다(저는 앨범의 상품성을 가늠할 때, 재킷을 비롯하여 전체의 만듦새를 보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재킷이 손상된 이번 일에 무척 상심했습니다, 더군다나 남들은 쓰레기나 짐이라 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끌어안고 쌓아두는 걸 좋아하는지라).

그래서 결국 재킷의 위쪽 1~2미리 정도를 잘라 내고 고운 사포로 약간의 얼룩을 살살 갈아냈습니다.

한 100여장을 그렇게 갱생시켰는데, 거의 말끔히 처리된 것도 있지만 재킷의 낱장 사이사이로 번져 들어가 내부에서 다발성으로 자리 잡은 음반이 한 50장 정도 됩니다. 음반 자체의 상태는 괜찮으므로 재킷만 아예 제거할 지 생각 중입니다(당시의 제품은 재킷도 정성껏 만들어진 것이 많아서, 약품 처리 방법도 모색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런데 이 과정에서 어떤 점을 재차 생각하게 되더군요.

마음이 불편한 점은 이제 구할 수 없는 앨범이 있다는 점과 동일한 물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구할 수 없는 앨범도 아마존 등을 잘 찾으면 엄청난(?) 가격에 새 제품이 있기도 했는데 역시 돈이 문제이긴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당시에 앨범을 구했던 경위를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물건을 사는 행위는 결국 어떤 경험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 경험이 단순한 추억 거리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무척 소중한 한 때가 되겠지요. 그 점을 새삼스럽게 떠올린 것입니다.

뭐, 얼마 안 되는 단출한 수집물이지만, 호시절의 애상이 그대로 떠올라 무척 속이 상하더군요.

모두 랙의 같은 칸에 있었던 음반들인데, 이 칸의 문을 빈번히 여닫으면서 아예 한 동안 열어 두었던(한 여름에 창문이 열린 상태에서) 것이 생각나, 무척 후회하고 있습니다(순간의 방심이라고나 할까요).

현재는 항온 항습이 가능한 공간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 고민 중입니다(책도 좀 많은데, 이것도 다 살펴봐야 할 판이라서).

그나마 위안인 것은 다른 칸의 음반들은 생산 년도에 비하면 거의 새것 같은 것도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만, 그 음반들은 소위 명반들이기 때문에 지금도 새것을 구하려 하면 상당히 많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리이슈 음반도 족족 나오는 형국이고), 이미 구할 수 없게 되었다거나 레이블 자체가 사라진 문제의 음반들과 상황이 바뀌었으면 하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이상 속상한 마음에 주절주절 떠들었습니다. 제 보관법이 아무래도 잘못된 것 같습니다. 혹은 허점이 있었다거나 할까요. 무엇보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옆으로 뉘어서 방치해 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앨범이 먼지를 털어내고 닦아내자 외부와 내부(음반과 재킷 모두)가 모두 깨끗한 모습에는 아연실색하게 되었습니다.

이 곰팡이에 당한 사람이 저 뿐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요? 사포로 거의 갈아냈는데, 마음을 놓아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물론 현재 먼지는 싹 닦아냈고, 습기 제거제보다는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제습기를 들여 놓고 조절기를 60~65%에 맞춰 놓으려 합니다만).

뭐, 이래저래 한 번 당했던 지라, 다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 반, 허우함 반입니다.

한 편으로는 이제 손에서 놓아야 할 것들을 생각해야 할 판이라, 이래저래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어서, 횡설수설 말이 많습니다.

@어쨌든,,,먼지로 인한 이 곰팡이를 말끔히 손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위의 조치로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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