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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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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우니 재밌는 기억이 있습니다.
오래전 5-6세 정도 아이의 노래 작업이 있었습니다.
음..제가 동요대회 스타일의 노래를 매우 싫어하는 터라 마땅한 가수 섭외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 그림대로 녹음이 될 기대는 하지도 않고 있었지요.

어렵게 소개받아 녹음 시간이 되었습니다.
꼬마 가수의 집이 아주 멀더군요. 추운날 엄마 손잡고 2시간 넘게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왔습니다.
물어보니 녹음이란걸 한번도 해본적이 없고, 당연히 녹음실도 처음이며 마이크 앞에 서보는
자체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망했다 생각하며, 그럼 연습삼아 한번 불러보자 하고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아이가 난생 처음 마이크 앞에서, 나름 연습해온 노래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기억하기에,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더랬습니다.

아이가 노래를 한번 부르고 난뒤에,
결과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다....였지요.
이런 아이가 우리나라에 있다니!!
제가 원했던 이상으로 너무나 완벽해서 어떤 요구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부분 수정도, 오토튠도 다 필요없었지요.
후아...녹음 버튼 안눌렀으면 큰일 날뻔했습니다.

그런데 난감해집니다.
그 먼거리를 고생해서 왔는데 5분도 안되 다 끝난겁니다.
말 꺼내기가 미안해서 쓸데없이 한번 더 녹음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2시간 넘게 걸리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 엄마는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는지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노래는 곧 드라마에 삽입되어 아주 좋은 반응을 얻게되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황당한? 녹음도 해보게 되더군요~!
어린 아이 녹음 경험이 있는분은 아실겁니다.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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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zz님의 댓글의 댓글

아, 지금에 와서는 별거 아닙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선, 서툴고 틀리더라도 아이는 아이스럽게 노래를 해야 한다는 개념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서요...

American Tail 이란 영화속
Somewhere Out There 노래 어린아이 버전처럼요.

이정준님의 댓글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그 고난과 눈물의 길고 긴 하루의 여정을' ㅋㅋㅋㅋㅋ 너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처음 독일에 갔을때. 쾰른대성당 미사중 솔로를 부르던 보이소프라노에 완전히 반해서..

아..한국가면 성당에 다녀야겠다.. 라는 생각까지 만들게 했던 아이의 목소리가 있었어요.

저는 아이들 목소리와 노래 무척 좋아한답니다.^^

hazz님의 댓글의 댓글

알것 같습니다. 성당에 울리는 보이 소프라노는 천상의 소리죠~!!
보통 이삼십분 이상을 집중하기 힘든 아이들을 데리고 종일 녹음을 한다는건
온갖 스트레스와 울음소리와 엄마들의 날카로운 신경질 등으로 범벅이되는 하루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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