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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린 다는 것... 느낄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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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이었습니다.
오랜기간 비가오고 (한달의 반이나..헉쓰~) 몸도 업무에 찌들어서 피곤해서
세상모르고 잠들었습니다. 선풍기를 120분 예약에 맞춰서 틀어놓고 그렇게 잠이 들었습니다.
시계가 2시즈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몸이 너무 지쳐서 그런지 비몽사몽간이었던 같습니다.
갑자기 귀가 들리지 않는것이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이렇게 두려워 본적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목의 디스크로
인해서 왼팔이 없는것 처럼 느껴졌을때 보다 더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좋아하던 음악은... 사랑하는 아내와 딸의 웃음 소리는... 
'이제 어떻게 하지??' 정말 찰나의 순간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몇일밤 동안 늘 들리던 조립식 건물의 집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오랜만에 없었고,
120분동안 들려오던 선풍기 돌아가던 소리가 꺼졌던 것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모든 소리가 소거되고 나니 마치 제 귀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정말 안도의 한숨을 그렇게 내쉬어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벽예배에 나가 찬양인도를 하면서 귀를 점검했습니다..(귀가 마치 장비처럼 보이네요 ^^;;)

케이블에 따라서... 전기에 따라서... 장비에 따라서...
들리는 것이 같다 다르다 를 놓고 끊임없이 논쟁이 일어나는 상황속에서
들린다는 것.. 그리고 느끼고 즐길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를 느낄수 있는
새벽이었습니다...ㅎㅎㅎ

16일째 비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오는것 같습니다.
침수 피해 조심하시구요...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
지하에 계신 분들이 많으실것 같아서..ㅠㅠ

건강 조심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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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훈님의 댓글

몇년 전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던 날에 집 문앞에서서 밖을 바라 보고 있었는데  번쩍하고 번개가 친적이 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번개가 내 바로 앞에서 쳐서 내 눈과 귀가 멀면 어떻게 하지?

내가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없고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들을 수 없다면 난 어쩌지?

아무튼 수 년이 지난 오늘 저는 아주 잘 보고 또 잘 듣고 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제게는 제일 감사한 것들 이었더라구요^^

heavenvoice님의 댓글의 댓글

마틴 루터가 경험했다고 전해지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그분은 수도사가 되셨다는데...ㅎㅎ

상훈님은 더 아름답고 잘들리게 하시어 사람을 이롭게하는 일을....^^

푸른별하나님의 댓글

엔지니어를 하면서  불치병이 3개나 생겼습니다.

첫째 폐쇄공포증과 공항장애.  어시할때 녹음실 부쓰에서 깜빡 잠들었는데,  다들퇴근하고 전등은 소등되어 깜깜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고, 바닥에 누워있으면 심장소리와 손목시계초침소리는  천둥소리처럼 크게들리고, 이상하게 숨쉬기가 힘들고, 숨막혀죽을수도있다는 공포감에,  꼬박 15시간이상 갇혀있다가 나온후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그날이후로 생겼습니다. 

둘째. 심적 스트레스가 극심할때  왼쪽귀가 점점안들리더니 어느날은 왼쪽귀가 아예안들리데요.
        엔지니어라 그런가요? 한쪽귀로만 듣는 티비소리. 그 느낌이 참 기분나쁘게 더럽더군요.ㅎㅎ
        그후 스트레스 치료하고, 항생제먹은후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의사말이 심하면 청력이 안돌아올수도있다네요.  그날이후 불안감을 갖고삽니다. 스트레스 받지않으려고.  가끔 한번씩 종합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귀,고막등 종합검사합니다.

 세째 . 적당한 소음을 사랑하게됬습니다.  귀가예민해지니, 신경도 예민해지나 봅니다. 잠들었을때이외에는 적막한걸 못참습니다. 어떤 소리라도 나야 합니다. 하다못해 창문이라도 열죠. ^^

                              남들은 이해못하고, 나도 때론 내가 이상해보이는 이런 증상은 엔지니어가 된 후부터입니다...

heavenvoice님의 댓글의 댓글

부분적이지만... 이런 글이 생각이 나네요

"한 사람의 진면목은 그의 재능이 시들어갈 때, 즉 그가 더 이상 능력을 과시하지 못할 때 드러나기 시작한다."
니체 '신은 죽었다' 중에서...

재능이 시들지는 않으셨지만 비슷한 경험을 하셨음에도 엔지니어의 길을 계속해서 걸으시다니
역시 "음악인, 예술인, 엔지니어가 '푸른별 하나' 님의 진면목 이신것 같습니다."

Ebenezer님의 댓글

저도 적막을 싫어합니다. 주변소음이 사라지는 순간 제 귀에서는 16khz 부근의 삐 음이 들리더라구요.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교회에서 고등부  음향오퍼로 있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심지어는 우리가 eq잡고 컴프먹이고 하는걸 정작 회중들은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데

이런 장비들.엔지니어링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구요~ 엔지니어하면서 잡다한 상상력이

많아져갑니다 ㅎㅎ

heavenvoice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가끔 삐~~는 아니지만 바람 소리가 쉭 쉭 하고 들립니다.
그럴때면 스스로 칭찬합니다 남들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들리는군하~~^^

그리고 오랫동안 교회내 음지에서 음향 쪽으로 일을 하면서 느끼며 결단한 것은...
잘해야 본전인 자리이지만 그래도 자부심을 갖자였습니다.
분명히 반드시 기필코 필요한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보이든 보이지 않던 간에요...

운영자님의 댓글

그러게요

들린다는 것. 참으로 행복한 것이지요.


저도 잠이 들때는 꼭 음악을 작게 틀어놓고 잠을 청합니다.

적막은 정말이지 심장박동이 빨라집니다.


하지만 너무 시끄러운 곳에서는 과거에는 귀마개를 끼고 조금은 작은 음량을 들으며 지내던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곳 통의동이 너무 좋습니다.


적막하지는 않지만 참 조용한 곳..

조용한곳에는 무엇인가 숨을 쉴수 있는 산소통같은 것이 느껴진다고나 해야할까요?


이번 케이블 논쟁을 이번에는 곁에서 지켜보면서

오디오가이도 참 변해가는구나..라는 생각도 다른 한편으로는 해봅니다.


나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저렇게 밖에 표현을 하지 못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글들을 보면 오디오가이 실명제로 바꾸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ㅜ.ㅜ

heavenvoice님의 댓글의 댓글

영자님 저는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많은 사람이 공존하려면 분쟁이 필요할수도 있겠다 라구요...
평소에 소리를 내지 못하셨는 분들의 글도 보이구요 ^^
무관심이 더 큰 문제라고 하잖아요 ㅎㅎㅎ

루터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지요
무조건 맹신하는 신자보다 유신론을 반박하는 무신론자들이 더 하나님과 가깝다구요 ㅎㅎ
뭐 비슷한 맥락이지 않겠습니까?

애써 케이블에 대해서 글을 올렸는데 아무 댓글 없이 휭 지나가 버리면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할수도 있으것같구요 오히려 이런 분쟁들로 인해 저는 더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분쟁과 화해를 통해서 더 새로운 관계로 나아갈수도 있을것 같구요 ㅎㅎ

이제 17일째 비가 오는건가요?
농사 지으시는 교회 분들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너무 비가 많이 와서 땅이 딱딱해졌다구요.
저는 이번에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비가 오면 땅이 물러지고 마르면 땅이 딱딱해지는 것이 아니더라는 겁니다.
표토가 조금은 쓸려 내리가지만 비가 오는 중에도 땅속은 계속해서 굳어지고 있다는 것을요...
오디오가이도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는것이겠지요  ^^

강인성님의 댓글

글을 쓴다는 것이 참으로 조심스러워서 요즘엔 거의 유령회원으로 지내고 있습니다만...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유념하시면 좀 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 설혹 내용으로는 피가 튀는 설전이 일더라도 -  유익한 토론들이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들리는 사람이 안들리는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도 어렵고, 안들리는 사람이 들린다는 사람의 말을 쉽게 믿기도 어렵습니다.
음악과 음향처럼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개성적인, 그러면서도 대중과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야 하는 우리 엔지니어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만을 믿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이런 주제가 올라오면 격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겠죠.

그렇지만 다들 조금씩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열어둔다면 더 좋지않을까요?
들리는 사람은 혹시라도 다르게 들릴만한 변수가 존재하지는 않았는지, 안들리는 사람은 내가 듣지못하는 - 또는 경험하지 못한 - 그런 것이 존재하지는 않는지를 인정하는...
어쨌거나 음악과 음향에 절대적인 정답이 존재하지않듯이 절대적인 자기 주장이 너무 난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소리는 탐구하고 경험한 만큼만 들립니다.
이것만큼은 절대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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