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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 많이들 이용하시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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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이틀 새에 싹 바뀌고 있네요. 저녁부터는 선선해져서 내주 초에는 추워진다는데, 점점 높아지는 지구 기온을 생각하면 (사실 관련이 없겠지만) 그나마 기온 오르는 것이 늦춰지는 것 같아 안심해봅니다.

몇 년 전부터 간간히 해오던 생각을 얼마 전의 구매 행위를 계기삼아 다시 해 보았습니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음악을 신보로 접하려 할 때, 여러분은 어떤 형태로 접근하시나요?

현재 음악을 듣기 위한 소비 행위에서 음반을 구매하는 형태는 전체에서 과연 어느 정도가 될까요. 여러 이유로 음반의 유통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 비중이 점점 줄 거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개념으로 보면 음원 파일을 다루는 것이 극히 일반적이겠지만, 신세대가 아닐 경우 일반인은 음반을 구매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겁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특히 진지하게 듣고 싶은(or 고음질이 요구되는) 음악에서는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초기부터 고음질 음원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행하는 사이트를 계속 주시해왔지만, 직접 구매한 경우는 없습니다. 이용은 해 보았지만 말이죠.

구매를 보류한 이유는 실체가 없는 것이므로 피지컬 미디어의 유통에서 불가피한 여러 가지 비용을 그만큼 제했으면 하는데, 가격은 피지컬 미디어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 시설의 구축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운송비용과 재고에 대한 부담만 하겠습니까. 수입원이 수입할 경우 차등 환율까지 적용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본국에서 사려면 OOO가 필요한 것을 국내에서는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은데, 다운로드라면 현재의 환율대로 모두 지불해야 하는 것도 부담입니다. 게다가 상당한 고음질의 하이레졸루션 음원임에도 불구하고 내용 설명이 불충분한 것도 많습니다(HD트랙스에서의 하이레졸루션 음원이 그러한데, 현재 가격은 무척 비싸지만 재킷 일러스트밖에 제공되지 않는 음원이 많습니다. 제작자나 엔지니어는 고사하고 세션 구성 등의 기본적인 정보는 제공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실체가 없다는 점 그 자체입니다. 음반을 구매할 때의 기분은 각자 다를 것이며 나고 자란 시대에도 영향을 받을 겁니다. 물건을 구입하여 손에 넣을 때까지의 다양한 경험이 각자에게 어떤 회상으로 남아 있을 텐데, 이것은 다운로드로 구매하는 경우도 마찬가지겠지요. 다운로드 속도로 악명이 자자한 외국의 몇몇 유명 사이트라면 그것을 기다리는 동안의 느낌도 어떤 감상으로 연결될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실체가 없는 것을 돈 주고 구매하는 것에 어떤 저항감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에는 SACD의 리핑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게 되었는데, 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보다가 지인의 SACD 수백 장을 리핑하여 손에 넣는다는 식의 이야기를 보면 낙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순한 부러움을 떠나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면 과장된 이야기일까요. 금액으로만 따져도 상당할 텐데, 이런 걸 뭐라 비난하기 이전에 만일 저에게 동일한 기회가 부여된다면 이게 웬 떡이냐며 반길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특별히 반기지는 않더라도 (여러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일단 받아나 두자 싶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뭐 여전히 반길 것 같긴 한데, 시큰둥한 반응도 함께 보일 것 같기 때문입니다. 매우 모순된 이야기인데, 요컨대 사람이란 쉽게 손에 넣은 것은 쉽게 대하기 일쑤고 그 내용을 진득하게 듣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언가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줄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질을 소유하는 것보다도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늘었다고나 할까요. 극히 개인적인 경우를 이야기하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형태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으로 비중이 옮겨지는 중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간 그 쪽에 많이 약했던 점을 생각하면,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잠시 이야기가 탈선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직 파일로 듣는 행위에 돈을 지불하고 싶은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파일을 높은 품질로 재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도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꼭 들어보고 싶은데 피지컬 미디어로는 구할 수 없는 음악이 있는데,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고 그 음악을 하이레졸루션 파일로 구할 수 있다면 굳이 버틸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방 한쪽에 자리 잡은 책이나 음반 등을 보고 있으면 싹 치워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직은 그간의 경험 때문에 이질감을 느끼고 있는 다운로드 구매이지만, 이제는 적응해야할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래도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 . . . ^^;


@@@ 하나 덧붙이면, 피지컬 미디어의 만듦새가 점점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걸 굳이 방의 면적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한 쪽에 쌓아두고 싶은 생각도 자신에게 변화를 부추기는 것이라 할까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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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스토프님의 댓글

저는 mp3의 음질을 아쉬워하면서도, 또한 말씀하신 부가정보에 대한 것이 전혀 없음에도 점점 다운로드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음악인데 듣고 싶은 음악이 어쩔 수 없이 디지털로만 유통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보니 그 음악을 듣는 방법의

선택사항이 없는 관계로 억지춘향으로 따라가고 있지요

예전같으면 CD를 구입했겠지만 지금은 발매를 안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보니 실체가 없는 다운로드도 크게 의미가 없어서

요즘은 스트리밍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유명한 곡들은 간편한 검색으로 리메이크나 라이브 버전도 들을 수 있어서 좋은점은 있습니다만

역시 음질의 아쉬움과 서플먼트의 부재로 예전처럼 온전히 아티스트의 음악을 받아들일 기회가 없다는 한계가 있네요.

유명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 월정액을 꼬박꼬박 내고 있음에도 웬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MeFirst님 처럼 저도 CD시대의 음악을 얻는 방법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겠죠?

예전처럼 좋은 뮤지션들이 CD를 열심히 내주면 좋겠다는 바램과 함께 디지털 음반도 서플먼트가 좀 품부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멋진 곡의 작편곡가가 누구며 스튜디오가 어디고, 믹싱엔지니어와 마스터링 엔지니어는 누구지?  하는 CD 시대의 기본적인 정보조차도 구하기 힘든 것을 보면

왠지 같은 선상에 있는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못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것들은 최소 엔딩 크리딧은 나오잖아요

Ethan님의 댓글

외람된 여지로 얘기를 흘리는것 같습니다만...
저도 두분의견에서 특히나 '음악자체 외의 정보'의 부재에서 완전히 공감합니다.

크레딧이라든지 자켓이라든지를 보고 그 음반의 방향성, 숨겨진 의도, 아니면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의미나 의도 등...
여러가지를 아티스트와 공유하며 교류하고있었는데...
요즈음에 들어서는 그냥 전무하다는 생각뿐입니다.

가요이 경우 엄청난 검색을 통해보지 않는다면 음악외엔 어떠한 정보조차 얻을 길이 없습니다...
믹싱이 잘된거같고 많이 듣던 방향의 믹스라 믹싱은 누가 하셨지?
옷을 좀 잘입은거같은데 누가 스타일링 하셨지?
누가 제작을 하셨지? 신선하다

이런생각을 하더라도 확인해 볼 방법도 없습니다.
하다못해 1분 2분이 중요한 드라마도 나오는데... <블래스토프>님 의견 인용.

칼잡이님의 댓글

국내 음악 애호가들이 MP3를 꺼리는데에는 음원업체들의 저급한 사운드가 한몫 합니다.
저도 주로 CD를 사는데요,

비교를 위해서 작년에 나왔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Till the world ends 라는 곡을 아이튠즈, 사이월드, 멜론에서 모두 구매를 했었습니다. 스트림이 아니라 MP3 다운로드로 지불했죠.

결과는 업체들의 주장과는 달리 어이없게도 국내 MP3는 사운드가 다 뭉게지고 보컬은 저 뒤로 가고, 디테일은 망가지고, 드럼의 펀치는 다 죽었습니다. 특히 사이월드는 상태가 정말 심각하더군요.

저 곡의 CD도 있는데, 미국에서 내노라하는 프로듀서와 엔지니어가 만든 사운드라 오디오에서 들으면 그 환상적인 사운드에 절로 감탄이 나오는 그런 작품를 무슨 데모처럼 다 뭉게 놨더군요. 볼륨도 줄어들었습니다.

아이튠즈에서 다운된건 미니 콤포나 컴퓨터에서 들으면 CD 와 구분 안갈정도로, 선명하고 박력있는 사운드 그대로 재생이 됩니다.

도대체 우리나라 음원업체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주로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한국 뮤지션들의 음반은 다 망그러진 채로 음원공급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비교 대상이 없으니 망가진지 아닌지 상황이 애매했던 것이고, "어차피 MP3로 들으면 음악 다 후지게 들리는데 뭐하러 공들여 작업을 하나 대충 멜로디만 들리면 되~~" 라는 식으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거죠.

정상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소녀시대가 아무리 외국나가서 공연해도 국내 음반 산업은 앞으로도 여전히 침체기일 것입니다.

크룬님의 댓글의 댓글

얼마전 벅스에서는 음질개선프로젝트라는 이름아래 공공연히 음원을 건들더군요...
자기들이 만드는 시스템이 마스터링 엔지니어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걸까요...

Me First님의 댓글

어떤 부분에서는 많은 분들의 생각이 대동소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벅스에서 음원을 건드리는 것은 생각 못했던 일이네요.  외국에 있는 조카 녀석의 부탁으로 가요를 보내주기 위해 가끔씩 보내주기 위해 사용하는데 . . . . . .

그리고 . . .

제 글에서 마지막의 ' @@@ 하나 덧붙이면, 피지컬 미디어의 만듦새가 점점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걸 굳이 방의 면적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한 쪽에 쌓아두고 싶은 생각도 자신에게 변화를 부추기는 것이라 할까요 . . . .  '에서 '쌓아두고 싶은 생각도'는 '생각이 없다는 점도' 입니다 . . . ㅜ.ㅜ;

청룡열차님의 댓글

누군가의 음반에서 음원만 빼가는 행위에 '단순한 부러움을 떠나 박탈감' 심히 공감합니다. 나는 힘들게 구한 cd를 '리핑해서 나좀 보내줘' 하면 기분이 좀 요상하면서 짜증나더라구요 -_-;

음.. 좀 다른 얘기일 수 도 있지만 cd로 사서 들으면 음악 소비의 속도? 를 못따라가는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은 요즘의 보통 사람들처럼 멜론이나 벅스등의 사이트에서 듣는데 (또는 해적) 그 속도가 엄청 빠르더군요. 그래서 아는 노래가 많아요. 이 곡 들어봤냐? 이렇게 자주 물어보는데 굳이 구할 수 없는 음악 아니고서는 음반을 고집하는 저로써는.. 차이가 분명히 나더라구요. 물론 단순히 그런걸 넘어서서 음악, 소리의 깊이를 이해하는 것에 대한건 또 다르겠지만요..

같은 돈이면 훨씬 더 많이, 빠르게 들을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대학생이 cd산다고 해봤자 한달에 몇장씩 사겠습니까..듣고 싶은건 많지만 주머니 사정이 ㅠ_ㅠ) 그렇다고 꼬박꼬박 결제해가면서 받아서 들을 생각은 없네요, 질적 차이를 크게 느껴서...

JesusReigns님의 댓글

제 경우는 CD시대루 넘어가면서 비슷한걸 느꼈습니다.
사실... 제 경우는 제가 느낄 수 있는 감흥의 80%를 빼앗긴 느낌이었습니다.
그 시대에 들국화의 판과 CD를 모두 샀는데.. 그런 느낌을 느끼고.. 어찌보면 레코드판이야 말로 종합예술이군.. 하고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만약 음악 자체만이 중요했다면 녹음물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희귀성과 각 사람 안에서 쉼없이 재생되는 그 음악이 녹음물보다 훨씬 더 좋은 음악이니까요.

다운로드... 제 생각엔 판을 주문한 사람에게 다운로드를 우선시켜주는 정도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 의견으로는 그런식의 마켓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운로드 마켓도 그대로 성장하겠지요.. 하지만 설령 마켓의 99%가 다운로드라도 ....
어찌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다운로드 마켓을 성장시키게 된 대중적성향의 인디(언더? whatever)가 결국은 그 남은 1%에 불을 붙일지도 모르죠.. 큰손은 돈만 따라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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