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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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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초등학교때 이후 얼마만인지요?

어제 선생님과 상담후 오늘 첫 레슨을 받으러 가면서. 본가에 들러 어릴적에 배웠던 하농책을 다시 들고 왔습니다.

책의 발매일이 80몇년이더군요.. 거의 25년 이상 그대로 있는 하농 책을 보면서.

그리고 책 모서리가 구겨지지 않도록 스카치 테이프로 깔끔하게 그대로 붙여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피아노 대회에서 연주했던 소나티네 17번 악보에 남아있는 많은 글씨들도 그대로 있는것을 보고 소나티네 악보도 본가에서 들고나왔지요.


피아노를 다시 배우는것은 좀더 시간이 지나서 일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시작하게 되었네요.


사실 얼마전 오랫동안 함께 일한 식구가 이제 회사를 그만두고. 여러가지 쉴겸 고향집으로 내려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오랜시간 함께 일해온것에 대한 많은 아쉬움과 함께 바로 든 생각은.

그 친구가 참 부럽더군요..


하는 일을 툴툴 털어버리고 그리고 손에서 놓을 수 있다는 것이 말이지요.

저는 뭐 그리 많은 것을 가지겠다고 이렇게 아둥바둥 거리는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 친구가 자신과 가족을 찾아서 일과 회사를 떠나는 것처럼.

이제 나도 좀 나를 다시 찾고 싶다..라는 강한 열망.


몇년째 마음에만 두고 실행하지 못했던 피아노를 시작하는데 가장 큰 계기가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요?


오래전부터 저는 꿈꿔왔습니다.

60대..70대가 되어 레코딩 엔지니어에서 은퇴를 하면.

집에 종종 들리는 손님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하고(저는 제가 나이가 많이 들면. 제 집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책들을 실컷읽고.

그리고 집 거실에 있는 멋진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

이것이 오랜시간 변함없는 저의 노년의 삶의 꿈 이랍니다~

 
생각보다 멋진 그랜드 피아노도 훨씬 더 일찍 구입하게 되었고(물론 리스할부 기간이 일년도 더 남았습니다만^^)

이렇게 피아노를 배울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게다가 피아노 스승님,

이전부터 피아노를 배우게 되면 정말 좋은 분께. 기초부터 확실하게.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소리로 피아노 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꼭 배우고 싶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이런 분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몇해전 오디오가이 재즈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박진영이라는 친구를 처음만났습니다.

다른 피아니스트들이랑 똑같은 환경에서 . 게다가 업라이트 피아노로 연주를 하는데. 그 친구가 연주하는 순간 피아노 소리가 정말 아름답게 공간을 채우더군요..

이후로 이 친구랑 작곡가 김은정 선생님의 피아노 솔로 음반 작업을 함께 하기도 하였어요.

그리고 얼마전. 작곡가 김은정 선생님의 따님. 박이현양의 피아노 연주를 녹음해서 곧 오디오가이 레이블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현양이 우리 스튜디오에 와서 잠시 연주를 하는데.

순간 우리 스튜디오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너무 아름다운 피아노 사운드가 들리는것이었습니다.


이현양은 음악과 피아노를 독학으로 하였는데.

한달정도만 박진영군의 어릴적 피아노 스승님께 피아노 터치에 관해서 배웠다고 해요..

 
이렇게 이 두 아티스트의 스승님께 연락을 드려서 저도 오늘 첫 수업을 하였습니다.

의외로 통의동에서 아리랑고개까지는 꽤나 거리가있더군요.

하지만 모처럼 버스를 탈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번.

오늘 한시간동안 너무 많은 것을 배워서. 사실은 좀더 천천히 가르쳐주셨으면 싶기도 했었습니다만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먼저 건반은 어깨가 아닌 팔을 사용하는것.

팔 아래를 아주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건반을 누르는데.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오른손부터 시작하였는데 전 처음부터 어깨에 힘이 잔뜩.

팔에 힘을 빼는 방법을 가장 먼저 가르쳐 주셨습니다.

 
손을 위에서 건반위에 그저 떨어트기도 하고.

왼손으로 오른팔을 들었다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하기도 하고.

아이가 있으니 잠든 아이를 안아주었을때 아이의 팔 모양과 위치를 생각하라고 하였어요.

그저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

 
그다음은 팔이 건반안으로 살짝 들어가는 느낌으로 건반을 누를것.

오늘 분명히 알겠더군요.

현악기 연주자 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자도 몸이 무척이나 유연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아름다운 소리로 피아노를 울리게 하려면 몸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서도 필요한곳에 힘을 줄수 있는 근력과 유연함.

10년이상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은 제게는 피아노와 함께 운동도 열심히 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손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것을 하는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피아노에 대고 손을 늘리기도 하고 손가락 간격을 넓게 하기도 하는 등등.
 

그리고 건반을 누르는 여러가지를 알려주셨는데

지금 건반이 아닌 컴퓨터 자판을 누르고 있으니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수업이 끝나자 마자 스튜디오로 와서 그 감각을 잊지 않게 건반을 눌러보고 싶었으나.

오늘의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의 스타인웨이의 주인은 김지훈이라는 정말 놀라운 젊은 재즈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저는 길을 걸으며 팔을 위아래로 내리는것으로 대신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정말 동양적인 말씀을 해주셨는데.

건반을 누르는 오므린 손안에 기운을 모아서 담고 느껴야 한다 해주셨답니다.

실제로 손을 모아오면 손 가운데 무엇인가가 약간 뜨겁게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하하하^^


오른손으로 도 레 미 파 솔 솔 파 미 레도

상행과 하행.

오늘 수업에서 가장 오랜시간 이 손의 느낌과 감각에 대해서 알려주시고 반복해서 연습했는데 건반이 앞에 없으니 글로 잘 표현을 하지 못하겠습니다..ㅜ.ㅜ


우선 네번째와 다섯번째 손가락은 힘이 약하기 때문에 엄지손가락의 아랫부분 근육의 힘을 도움 받아서 힘을 보내서 네번째 다섯번째 손가락으로 보내서 함께 연주를 하는 것.

처음에는 건반위에서 높게 건반위로 손을 떨어트리는것에 시작해서

다음은 건반위에서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대해서 오늘 가장 중점적으로 알려주시고 연습했건만.. 이걸 어떻게 글로 써야 할지..ㅜ.ㅜ

 
왼손의 경우 저는 오른손보다 좀더 유연하고 힘이 더 있는 편인데.

왼손은 오른손에 비해서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손가락이 움직이는 그 느낌을 반복적으로 해도 잘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오른손은 아직도 기억이 남아있어서. 내일 새벽같이 스튜디오에 나가서 건반을 땡강땡강 눌러봐야 겠습니다.


엄지와 가운데 손가락은 다른 손가락에 비해서 말씀해주시는 느낌을 좀더 일찍 알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가락이 상행 하행할때의 높이는 바로 손가락의 길이와 연관이 있고.

건반을 누를때 손가락을 드는 높이 역시 손가락의 길이가 다른 만큼 높이도 다르게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건반을 누르고 손이 약간 건반 안쪽으로 들어가는 느낌.

손과 팔이 일직선으로(예를 들어 오른쪽 세끼 손가락과 팔이 일직선으로 되도록) 되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얼른 건반들을 눌러보고 싶네요^^


수업마지막에 말씀해주시더군요

스타카토나 레가토나 같은 음색으로 연주해야 한다고..

 
다음수업은 내일 모레! 정말 기대됩니다.

앞으로는 수업끝나고 한시간이라도 혼자 레슨실에서 피아노 소리를 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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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훈님의 댓글

추카드립니다~ 저도 열심히 피아노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 멋진 음악 연주 기대하겠습니다.

skang님의 댓글

10년 넘게 춤을 추다 이제 저도 악기를 다뤄보고 싶은 마음에 혼자 건반을 눌러보곤 하지만
금세 이런 저런 핑계로 멀어지더군요 영자님은 대단하십니다~ ^^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일주일에 두번씩 레슨을 가는데.

그곳에서 합숙하며 매일같이 피아노만 치는 어린학생들을 보니.

부러운 생각도 들더라구요^^

VinnieKei님의 댓글

우와~+_+ 정말 멋지신것 같습니다..+_+ 몇년 후엔.. 직접 세션도 막 참여하시고.. 레코딩 하러 오신 연주자들과 연탄도 하고.. 멋지겠네요..ㅎㅎㅎ

그나저나.. 스타인웨이 D274 오너께서.. 레슨실의 피아노가 성에 차실런지.. 왠지 그런 생각이 막막 드네요..^^a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하하 그래도 레슨실 피아노 야마하 C7 이어요^^

나중에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 소망은 하나 있답니다.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요

데니스님의 댓글

와우.....영자님! 너무 멋지십니다.

자신의 삶을 영자님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 또 계실까요...

저도 아직은 어리버리한 상태지만 몇년뒤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음향이라는 걸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요즘 제일 부러워 하는 사람이 지성님과 데니스님인걸요!!

특히 아내에게 데니스님 이야기 종종 한답니다.

아이도 있는데.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

그곳의 생활은 어떤지.

아이와 아내분은 잘 적응하고 계신지 등등 궁금한것이 너무너무 많아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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