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N-2 Expanded 한달 반 정도 사용.
페이지 정보
본문
그냥 집에서 2채널짜리 오디오... 싼거나 써봐야지 하다가.
정훈님 추천으로 ULN-2 Expanded를 데모해보게 되었네요.
(뭐... 우려한대로 바로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뭐 별로 도움은 안되겠지만,
잘 쓰고 있다는 인사 차원에서 간단하게 사용기 적습니다.
싼거 사려다 출혈은 컸지만 덕분에 집에서 녹음 잘 하고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본인 앨범을 작업하시는 분들은 저와 비슷한 생각이 있으실 것 같은데
남한테 곡 줄 때는 안전빵으로 작업하다가 꼭 자기 앨범에는 실험한답시고 기행을 저지르죠.
저도 제 앨범 (가리나 프로젝트) 에는 미친 짓 많이 합니다.
항상 뒷수습은... bk! 형을 심하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ㅎㅎ
보통 뭔가 실험하려면 녹음실에서 돈내고 하긴 어렵고 집이나 작업실에서 하는데
오 가뿐하게 녹음 해야지! 맥프로에 프로툴 켜고 ISA215에 76컴프에... 아 귀찮죠.
원하는건, 자다가 일어나서 노트북에 슥 녹음했는데 자다 깬 목소리가 좋아... 뭐 그런거죠.
아무튼, 이번에 한 곡을 집에서 ULN-2의 프리앰프와 U87ai를 써서 녹음해봤는데
처음에는 제네릭 듣다가 매키 스피커를 들었을 때의 그 느낌, 푸석하고 플랫한 기분이 확 들더군요.
청량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미드로우-미드레인지가 두텁게 나오는 느낌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미들이 부각되는 느낌이긴 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아주 깔끔합니다.
깔끔하다는게 막 RME 처럼 시원한건 아니고 MOTU 처럼 플랫하지만 탁하지 않다는?
저는 평소에는 ISA215를 주로 쓰고 있는데요. 얘는 미들-하이가 까끌까끌한 느낌이 특징이라
좋을 때는 살짝 질감이 느껴지지만 나쁠 때는 더티한 잡티가 막 부각되어 들릴 때도 있는데
(물론 이 또한 제 목소리가 저질인 탓이 큽니다만. 아무튼 결과가 복불복)
아무튼 뭔가 아주 플랫하진 않거든요. 하모닉스가 한꺼풀 덧칠된 기분이고.
그에 비해 ULN-2는 너무 정직하달까. 벗겨진 느낌.
와 이거 뭐라고 설명해야 이 느낌이 전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매키 624나 824 (mk2 말고) 좋아하시던 분들은 딱 좋아하실 취향의 소리.
벗고는 있는데 약간 기름을 발라놓고, 완전 눈 앞에 있긴한데 정갈하게 차렷자세인,
모델이 좋을 경우 매우 육감적이지만 모델이 저질이라도 뭐... 역겹지는 않은 그런
부담스럽지 않은 담백함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워낙 요즘엔 기본적으로 오디오카드 프리앰프들 나쁘지는 않게 잘 나옵니다만
좀 더 디테일하게 따지자면 하자없다 수준과 괜찮다 수준은 명백한 차이가 있고
U87 물렸을 때 "U87이 이런이런 부분이 아쉽다" 하는 변별력이 있는 놈과
U87이든 C2000이든 차이를 모르겠다 하는 놈이 있는거죠.
(C2000을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쓰던 싼 마이크라)
ULN-2에는 좀 더 미들을 확 끌어당겨주는 마이크가 있다면
굉장히 에너제틱한 보컬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 락이나 힙합, 댄스 등에 좀 더 재미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걸로 녹음한 곡을 링크해드리고 제 간단한 사용기는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