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자유게시판

핸드폰 없이 지내는 시간 (부제 : 얼굴좀 보고 지냅시다!!)

페이지 정보

본문



우연히 집의 컴퓨터에서 이 오래된 사진을 보니 참 반갑네요.

결혼 하기 전.

아마도 예술의 전당 앞 모차르트 카페 였던것 같은데..
 

사진의 시계는 무척이나 아꼈던 것인데 지금은 어디있는지 기억이..

시계가 고장이 나서 구입했던 명동에 맞겨두었던 것 같기도 한데..(지금은 물론 그가계가 없어졌지요.. 요즘 가게들은 금방 사라지니까요)


그리고 저 앙증맞은 사이즈의 검정색 몰스킨은 분명 다 글자로 채우지도 않았을텐데 어디있을지.

다음주말에 본가에 들리면 시계와 수첩을 한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아직도 본가 제방에는 책들과 여러 제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니까요..

 

9월을 태어나서 가장 많이 녹음을 많이 하며 보내고

추석연휴때 엄청 달콤하게 쉬다가 마지막날 부암동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지요..

이후 왠지 전화기를 찾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지금까지 전화기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함께 일하는 식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내는 엄청나게 불편하게 생각을 하고 주변에서 원성이 자자 합니다만..

(실제로 핸드폰이 없고나서 10월의 스케줄은 스튜디오 오픈이후 가장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핸드폰이 없이 지내는 거의 한달.

이야..정말로 정말로 시간이 길게가네요..

 
전화기 하나가 달랑 없다는 것 만으로 이전보다 하루가 두배는 길어진것 같습니다.

고양이 목에 목걸이 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소에 잠깐 잠깐씩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을(게다가 저는 스마트폰도 아니었습니다.) 하루로 합쳐보니 그것이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던것일까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불안감

핸드폰으로 인해 생기는 마음의 급함은 얼마나 컸던것일까요?



핸드폰도 없이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무척 많거나 대부분 이시겠습니다만.

그럼 과연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일만 하면 거 뭐가 좀 달라지더이까?


하루안에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으면 그곳에 과연 무엇이 있는지요?

물론 종종 만나는 홍지현군 같은 경우는 전화기를 많이 보는 것 같지만.

그보다도 실제로 사람을 더욱 더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지요.

 

핸드폰에서만 이야기 하지말고. SNS 에서만 친구인척 가까운척 아는 척 하지말고.

이제 좀 얼굴이나 보고 삽시다!!



어떤 책에 이러한 문구가 있더라고요

SNS 친구 3000명

실제 만나는 친구 1명(혹은 0명)

 

저는 핸드폰이 없으니. 오히려 남는 시간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서 만나게 되네요.

그리고 더 반갑게 느껴지네요.


누군가 잘 알지도 못하는 다수에게 내가 보이고 싶어 하는 모습을 사진과 글로 짤막하게 남기는 이미지와

실제 만나서 손을 잡고. 눈을 보고. 함께 무엇인가를 먹거나 마시며, 실제의 그 사람의 떨리는 음성을 들으며 대화를 하는 것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것을 넘어서 즐거운 일인지.

핸드폰이 없어보니 더 잘알겠더라구요

 

잃어버린 시계를 다시 찾아봐야 겠습니다..

바지 주머니 안에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놓고. 진동을 느끼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끄러운 지하철 안에서 전화기 볼륨을 최대로 하고 전화통화를 하고나서 귀와 머리가 뻐근한것 보다는


그냥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달려가서, 그사람을 처음 만났을때의 마음처럼 더욱 더 반갑고 귀하게 보고.

 
습관적으로 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보기 보다는

시간을 위한 시계가 있는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썩 괜찮은것 같습니다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좋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얼마전에는 수첩대신 메모장과. 파카의 저렴한 볼펜을 하나 구입해서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장에 하나둘 하나둘 정리를 하니.

핸드폰에 메모해놓고 열심히 버튼을 누르며 찾아 들어가고 또 나중에 지우는 것보다. 훨씬 더 시간이 적게 드네요.


핸드폰이 참 편리한 도구인줄 알았는데

결국은 사람의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더라구요..

 

한달정도 핸드폰 없이 한번 지내보세요.

정말 시간이 길게 가고.

곁에 있는 것을 좀더 자세히 보고 관찰하게 되고.

무엇보다 사람이 더 귀하게, 인연이 더 귀하게 느껴진답니다..

 

 

 

관련자료

직립나님의 댓글

상념에 잠기게 하는 글 입니다.

운영자님의 블로그를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운영자님은 운영자님처럼 살아 갈 수 있는 건지요?

선인장과모카빵님의 댓글

저도 잠시였지만 폰 배터리는 없고 집에 가는 길은 멀어 펜하고 노트를 꺼내서 가만히 써보는데 그 여유있는 시간이 어찌나 좋던지요..ㅎ

EATmusic님의 댓글

캬... 감성돋네요. 저도 폰을 만지작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ㅜㅜ

스마트폰 나오고나서부터는 유독 그러니 참... 씁슬하네요.

막상 없애자니 중요한 전화 받을게 걱정이기도하구...
  • RSS
전체 738건 / 14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330 명
  • 오늘 방문자 1,271 명
  • 어제 방문자 5,034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710,371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0 명
  • 전체 회원수 37,535 명
  • 전체 게시물 254,984 개
  • 전체 댓글수 193,379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