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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클래식 레코딩 마스터클래스 중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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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클래식 레코딩 마스터클래스라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오디오 가이에서 봤을 때,

대중음악을 프로듀싱하는 입장에서 클래식 레코딩 경험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스트링 편성을 녹음하거나, 아니면 미디 오케스트레이션을 믹싱하는 정도 외에는 클래식과 인연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워낙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클래식에 대한 호기심과 충족시키고, 두려움을 떨쳐내고자 고민끝에 신청해서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직 수업이 끝난건 아니지만, 가장 크게 배우고 와닿았던 것들은 클래식이 아니라 바로 '레코딩' 그 자체 였습니다.

클래식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고, 너무나 좋은 소리와 좋은 연주를 하루 왠종일 끊임없이 들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만, 적어도 제게 이 수업의 의미는 아마도 '레코딩' 그 자체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작지만 저만의 녹음공간 갖고 매일 녹음을 하며, 믹싱을 하는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저의 레코딩은 늘 건조한 환경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공간적, 비용적 제약 탓에 건조한 공간에서 연주하고

건조하게 레코딩된 소스를 각종 리버브와 양념을 쳐서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비배음 성분의 어택이 들어오면 컴프레서를 통해서 조절하고,

잔향이 없어 악기의 울림이 충분하지 못하기에 컴프레서로 배음을 살리거나, 건조한 소스에 리버브를 걸면서

참 많은 이큐와 컴프레서, 그리고 리버브를 많이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마이크들을 써보며, 마이크들의 용도와 성향에 대해서 나만의 정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리는 오로지 '나의 공간' 에서만 통용되는 정리 라는 것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는 마스터클래스를 시작해서,

예술의 전당에서 다양한 마이크들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녹음하면서,

그동안 레코딩에서 잊고 있었던 '공간' 이라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공간이 바뀌면서 제가 그동안 적립해둔 지식들도 다시 갈아 엎어서 재정립 해야 한다는 것도요.


일일히 다 적을 순 없지만, 그 공간에서 박수 쳐보고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에 마이크를 대본 것 만으로도

공간에 대한 개념.. 그리고 리버브에 대한 이해도와 믹싱과 레코딩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별로라고 무시했던 마이크들이 공간에 따라서 얼마나 엄청난 가능성과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발견하게도 되었습니다.

'언제나 마이크가 너보다는 나을거야'  라고 말씀하셨던 예전 선생님 말씀이 떠오르네요 ㅠ_ㅠ


그리고 이 수업을 들으면서 참 감사했던 것은,

척 봐도 고수의 풍모가 좔좔 흐르는 두분의 톤마이스터 선생님의 열정 그리고,

예술의 전당 관계자 분들의 너무나 호의적인 태도였습니다.


두분의 톤마이스터 선생님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엉뚱한 질문을 던져도 멋진 대답으로 돌려주셨고,

경험을 나누고 쌓아온 지식을 나누는데 한점 아낌 없이 대답을 해주시더군요.

누가 저한테 어떤 것을 물어보더라도 그렇게 자세하게 다 털어놓(?)을 수 있을지 저도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클래스는 영리목적이 아니라 예술의 전당의 배려로 어렵게 만들어진 기회였고,

저는 그 기회를 잡아 배우러 온 사람이었는데도 마치 제가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하는 아티스트가 된 것 처럼

늘 불편은 없는지 살펴주시고 친절하게 도와주셨던 것 같습니다.



수업이 이제 몇일 안남았는데,

자꾸 중요한 스케줄이 잡혀서 끝까지 못듣고 작업실로 와야하는게 너무 속상하네요.

내년에도 꼭 다시 열리길 기원하며 내년에도 또 듣고 싶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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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섭님의 댓글

우와...ㅠ 저도 정말 등록하고 싶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러질 못했네요ㅠ 기회가 온다면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ㅎ

운영자님의 댓글

장르를 떠나서 녹음의 기본은 참 중요한것 같습니다.

더욱 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좋은 기회들에 함께 참여하시면 정말 정말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예술의 전당 음향감독팀 화이팅!!!

유니007님의 댓글

저도 꼭 참여하고 싶었는데, 다음기회가 꼭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난번 장인석선생님 강좌에서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노용현님의 댓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클래식 레코딩과 클래식을 들을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건축음향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최고의 연주자를 만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여기서 2년 좀 넘게 직원으로 있으면서 베를린 필, 빈필, 뉴욕필, 조수미, 사라장, 서울시향등등 특히 베를린 필 공연시엔 그들과 같이 실황 멀티레코딩에도 참여를 하는 좋은 기회를 잡았었습니다. 매일매일 연주회를 레코딩하며 때론 정말 지겹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땐 정말 지겨웠던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겨움이 지금의 저한텐 사운드를 듣는 레퍼런스가 되었고 피와 살도 되었습니다.
지금은 음향실의 장비도 더 좋은 것으로 업그레이드 됐다고 들었습니다.
예당 음향팀 화이팅 이구요....
갑자기 콘서트홀 사진을 보니 그리워 지내요....
열공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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