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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비자카드 월드컵송 작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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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http://worldcup.visa.com/ 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태극기를 클릭해 보세요.^^





FIFA WORLD CUP THEME SONG for VISA CARD
KAI & KYLE 작업기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중국, 일본을 오가며 열심히 음악을 하고 있는 ‘KAI & KYLE’의 KYLE, 김희덕입니다. 저는 대구에 살고 있구요. 북경에 AMA-ASIA라는 작은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영화, 광고음악과 ‘ViVA GIRLS’라는 뉴에이지 음악을 하는 12인조 중국여성 밴드와, 소울풀 하우스(Soulful House) 음악을 하는 프로듀서 그룹 ‘KAI & KYLE’, 그리고 곽부성, 유덕화 등의 중국인 연예인들의 콘서트 음악을 맡아 제작하고 있습니다.




1. 작업수락
지난 4월 초 저희들은 평소 친분이 있던 뉴욕의 한 광고회사에서 VISA CARD회사가 저와 제 파트너인 KAI에게 월드컵을 광고음악을 만들 프로듀서들 중 한 팀으로 일을 의뢰하였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물론 월드컵 광고음악이라는 말에 저희들은 당연히 승락했지요.^^ 그리고 메일함으로 들어온 주문서와 일정표. 메일이 받은 날이 4월 12일이었는데, 데모 작업 마감일이 4월 14일이었습니다. 월드컵은 역시나 큰 작업이라서 VISA CARD사에서도 여러 번 회의를 거치게 되며, 또한 32개국의 광고를 만드는 일이니, VISA CARD쪽도 일정을 쪼개는 바, 결국 작업을 수락한지 2시간만에 KAI, KYLE그리고 최근 저의 일을 많이 도와주고 있는 TOM 셋이서 이 작업을 하기로 하였고, 4월 13일 일요일 새벽 4에 저와 공동작업자 TOM이 모여 먼저 데모를 작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광고음악인지라 약 90초 정도의 길이의 음악만 만들면 되었고, 이미 정해진 브라질 노래 “Maria Caipirihna” (Carlinhos Brown)의 테마를 활용하는 것이어서 아이템은 뚜렷하였지만, VISA CARD에서 4마디 간격으로 세세한 주문까지 넣어주어서, 빠르게 작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데모작업은 평소 제가 활용하는 Cubase가 아닌 FL Studio로 시작하였습니다.




2. 데모작업 – FL Studio 11
대부분의 댄스 음악 프로듀서들이 그러하듯이 저 또한 작업은 킥드럼으로 시작하고, 킥드럼은 벤젼스 하우스 샘플팩으로 시작됩니다. ㅋㅋㅋㅋ 다행이 이번 작업에는 후배와의 작업을 위해 골라두었던 벤젼스 샘플팩의 드럼 소스들을 사용하여 한층 더 작업이 빨랐습니다. 버튼을 눌러 작업하는 FL Studio로 빠르게 드럼 패턴을 만들고, UAD의 1176, API와 Waves의 플러그인으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광고음악이라면, 당연히 그것은 신나는 응원가여야 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악기 또한 들어가야 한다.’ 라는 생각에 드럼작업을 끝낸 후, 가장 먼저 한 것이 Native사의 Kontakt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회사인 Vin Sound에서 제작한 위한 ‘Gaya Gum’이었습니다. 소장하고 있던 Journey라는 vst에도 가야금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한국 악기 소리는 한국회사가 잘 알겠지?’ 라는 생각에 바로 구매! 데모의 메인 소리로 연주를 하였습니다. 너무나 만족스러운 소리! ^^

사실 과거 ViVA Girls를 제작하면서, 외국인 엔지니어에게 믹싱을 부탁한 적이 있는데, 동양악기의 아름다운 소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으니, 바이올린이나 하프소리로 만들어서 한 나라의 전통악기 소리를 다루는 일은 그 나라 장인이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이 생겼답니다.

가야금 메인톤을 만든 다음에는 원곡 보컬 샘플을 깔고, 메인 신스로 FL Studio 11의 VST들을 사용하였습니다. FL Studio를 입문용 DAW정도로 얕잡아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정말 가볍고, 작업하기 편하며, 소리가 훌륭한 내장 VST가 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Protool, Cubase, Logic이 지루해질 때 한 곡 정도 FL Studio와 그 기본 악기들로 만들어보는 것 어떨까 합니다. ㅋㅋㅋ

드럼, 가야금, 메인신스가 모두 들어간 후, Tape FX등의 이팩트들을 넣어준 후, 약간의 믹싱을 하여 3시간만에 데모가 완성되었고, 모두들 한숨 자고, 그 날 저녁 상쾌해진 귀로 다시 들어서 KAI, KYLE, TOM, 3인의 확인 후, VISA CARD사에서 있을 첫 번째 회의로 제출되었습니다.

며칠 후 “This is what I’m FUCKING talking about. . .KOREA!! I love this track!” (내가 원했던 게 바로 이런 거야. 코리아!! 정말 맘에 든다.) 라는 광고계에서는 듣기 힘든 칭찬을 듣고 다음 단계로 작업을 전개하였습니다.



3. 전통악기 연주자 섭외 – 예술의 전당
Vin Sound의 가야금 소리에 충분히 만족하였지만, 한국 응원가에는 반드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물놀이와 창가가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저는 마침 Royer사의 리본마이크를 예술의 전당에서 한참 음악작업을 하시고 계시던 이태원 감독님에게 팔던 중이었는데요. 이태원 감독님을 통해 타악기 홍상진님과 가야금 홍예진님, 그리고 KBS국악대전 수상자이신 판소리를 하시는 안이호님을 소개 받았습니다.




4. 전통악기 녹음 – KCH Studio, Protools 11
전통악기의 녹음은 저의 스승님이신 가요계의 신화, 마이다스의 손 김창환 프로듀서님의 스튜디오에서 특별한 허락아래 이루어졌습니다. 원래 렌탈을 안 해주는 곳이지만, 제가 부탁을 드려서. ㅎㅎ 김창환 프로듀서님의 스튜디오에서의 녹음은 밴드 락스톤의 베이스 연주자로 유명하신 박경훈 엔지니어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녹음 며칠 전, “형님, 저 이번 녹음 국악입니다.”라는 말씀에 준비를 단단히 하셨던 박경훈 엔지니어님은 밤마다 오디오가이를 탐독하시며, 가야금과 사물놀이 악기들의 마이크 설치에 대해서 열심히 준비해 오셨습니다.^^ 녹음에는 Neuman u84와 AKG C414, Bruel & Kjaer 4010(Pair)가 사용되었고, 아발론 M2 mk 2 프리앰프와 Tube-Tec CL1B 컴프레서를 활용하여 녹음하였습니다.

사물놀이 녹음에는 장구, 북, 징, 꽹과리가 사용되었고, 단 90초의 녹음이지만, 두 가지 패턴을 녹음하는 것에만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평소 메트로놈 없이 연주하시는 국악연주자 분들이라 전자음악 녹음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요즘 국악연주자들은 가요와 팝을 많이 들으셔서 그런지 충분히 리듬감 있는 좋은 소리를 내어 주셨습니다.

사물놀이 녹음이 끝나고, 가야금 녹음. 가야금 녹음은 최대한 Vin Sound의 소리로 연주된 멜로디를 카피하여 연주하고, 거기에 좀 더 자연스로운 벤딩과 글리센도를 넣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단순한 멜로디였지만, 녹음 하는 내내, ‘튠이 저렇게 쉽게 나가는 구나, 나중에 튜닝하는데 어렵겠군’이라는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가야금 녹음할 때에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박경훈 엔지니어님과 가야금 녹음을 처음해보는 저는 그저 오디오가이에서 읽은 “가야금은 악기 아래에 울림판이 있고, 그 앞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정석이다.”라는 말을 따라 마이크를 설치하려고 하였더니 . . . . 울림판이 거기에 없는 겁니다.ㅠ_ㅠ 가야금이 17현, 21현, 25현이 있다는 것도 미처 생각하지 못하여 당황했었지만, 박경훈 엔지니어님께서 마이크 설치를 잘 해결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녹음은 레코딩 엔지니어님이 계셔야 합니다.

가야금 녹음은 멜로디를 높은 음과 낮은 음을 녹음하고, 글라센도를 녹음하는 것으로 간단히 끝냈습니다. 작업이 모두 끝난 후, 프로툴 세션을 받아 저는 편집과 믹싱 작업을 위해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5. 1차 편집과 믹싱 – Cubase / FL Studio
대구 제 스튜디오에서의 간단한 편집 후, 녹음된 국악기의 편집과 1차 믹싱은 제 파트너 KAI와 함께 동경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저희들은 때마침 ‘KAI & KYLE’ 아티스트로서 동경의 유명한 클럽인 Club Air에 초대를 받아서 플레잉을 하러 가게 되어서 만나게 되었는데요, 밤에는 플레잉을 하고, 낮에는 호텔방에서 녹음된 국악기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골라 편집을 하였습니다. 편집에는 저희들이 가장 익숙한 Cubase 5가 쓰여졌고, 때마침 VISA CARD사에서 도착한 노트를 보면서 FL Studio의 프로젝트를 열어 수정을 하였습니다.

국악기의 편집에서는 무엇보다 멜로다인을 이용한 가야금의 튜닝이 가장 어려웠는데요, 정말 Vin Sound의 개발자님이 대단하다 느껴졌었습니다. 가야금에는 SonEQ과 Oxford EQ가 사용되었습니다.




6. 때 창 녹음 – KCH Studio / Protools 11
VISA CARD에서 또 한번의 칭찬을 받고, 이번에는 한국 축구 응원가에 빠질 수 없는 “대~한민국!”과 VISA CARD사의 주문 사항이었던 “Samba De Corea”를 녹음하러 KCH Studio로 향했습니다.

VISA CARD사는 처음부터 “Maria Caipirihna”의 ‘Samba de Bahia’를 각 국가의 이름으로 바꾸어 넣어달라는 주문을 하였는데요. 한국 응원가는 당연히 ‘Samba de Corea’로 정해졌습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녹음에서는 김창환 프로듀서님 회사의 연습생 문영길군과 안성현군의 도움을 받아 ‘대~한민국!’ 때창을 녹음하고, 판소리꾼 안이호님의 ‘Samba de Corea’와 추임새들을 녹음하였습니다.

판소리를 녹음하면서 놀랬던 것은 판소리 하시는 분들이 훈련을 받아서 인지, 녹음에 사용된 Neuman u84의 음역을 훨씬 뛰어넘는 소리를 낸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국악 녹음을 하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존경심이 생겼었답니다.

때 창 녹음은 세 명의 남자가 삼각형으로 서서 녹음하였고, 여러 가지 소리를 내었습니다. 과거 릴테이프로 녹음할 때에는 속도를 조절해가며 여러 사람 때 창 느낌을 좀 더 깊이 있게 낼 수 있었는데, 디지털 녹음이다 보니 목소리를 바꿔야 하더군요. 그리고 때 창을 하는데, 남자만 있어서 조금 아쉬웠답니다. 차후 믹싱을 할 때, 그나마 녹음 목소리를 eq로 편집하여 여자목소리 기분을 내기는 했지만요. 때창에 여자 목소리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모로 미숙함을 많이 깨닫는 작업이었습니다.

때창 녹음은 박경훈 엔지니어님께서 디렉팅까지 해 주셔서 빠르게 끝났습니다. 역시 아이돌 녹음을 많이 해 보신 분이라 속도가 어마어마하셨고, 편집 또한 빠르게 진행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7. 최종 편집 – Cubase
모든 작업이 끝나고 최종 편집과 믹싱은 저희들의 메인 DAW인 Cubase입니다. Cubase 7.5까지 나온 시국에 저희들은 아직 Cubase 5를 사용하고 있네요.ㅠ_ㅠ. 우선 때 창과 판소리 녹음에서 원하는 소리들을 골라 정리하고, 모든 트랙을 믹싱을 위해 바운스 받았습니다. 다행이 작업물의 길이가 90초라 바운스 받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믹싱에는 Waves 9과 UAD, Sonnox, TC 6000의 플러그인들이 사용되었고, 저희가 즐겨 사용하고 있는 Bootsy 사의 Baxter EQ 플러그인 또한 거의 모든 채널에서 활용되었습니다.

저는 최근 작업을 할 때, 우선 Satson사의 서밍플러그인이나 Bootsy사의 Baxter EQ를 거의 모든 채널에 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번 믹싱에서 특히나 중요한 역할을 해 주었던 것은 Sonnox사의 EQ와 Inflator, TC Electronics의 리버브, 그리고 Bootsy사의 Baxter EQ입니다.




8. 존경하는 김창환 프로듀서님, 그리고 Audioguy에서 활동하시는 엔지니어님들
이번 작업을 하면서 클론이 불렀던 ‘월드컵송’을 정말 많이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송을 모범으로 많은 요소들을 가져왔습니다. 사물놀이가 나온 것도, 때창이 있는 것도, 심지어 BPM까지도 똑같은 138입니다. 어린 시절 즐겨 듣던 노래가 내가 만드는 노래의 큰 영향을 준다는 것. 그래서 어릴 때부터 좋은 노래를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Audioguy에서 활동하시는 엔지니어님들에게 깊이 감사 드립니다. 국악녹음에 관한 정보는 오디오가이가 아니면 찾을 수가 없지요. 특히 작업이 끝나고 얼마 있지 않아 올라온 ‘더미헤드 마이크로 녹음한 국악음반’ 포스팅을 읽고 정말 감탄했습니다. 얼마나 소리가 훌륭하던지요! 우리의 소리를 세계에 잘 전달하려는 엔지니어님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쓴이: 김희덕(kylethegifted)
음악관련 번역, 광고/영화 음악, 뉴에이지/댄스 음악 제작
kyle@ama-asia.com

KAI & KYLE Fan Page: https://www.facebook.com/kaiandkyle

Vin Sound – Native Instrument사의 Kontakt, Massive용 소리를 개발하는 한국회사(가야금 vst는 이 회사!)
홈페이지: https://vinsound.com/product/gayageum-korean-traditional-plucked-string/
Facebook: https://www.facebook.com/vinsoundkorea

판소리 안이호
http://wdustory.com/100151268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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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팔자님의 댓글

Wow !! 축하드립니다 희덕씨 ^^ (저랑 스승님이 같은 희덕씨 ^^) 리뷰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노래두 조쿠요 ! 저한테 낯이 익는듯한 사운드라는게 한국적이라는 충분한 결과물이라는 거 같네여 ㅎ 그래야 다른 나라사람들에겐 그나라의 독특함이 뭍어니오겠지요 ^^ 멋집니다 ㅎ

Kyle The Gifted님의 댓글의 댓글

ㅋㅋㅋ 캄사합니다! ㅎㅎ 참. 그리고 Studer 컬리브레이션 수리 잘 됐어요! ㅎ
다시 빵빵한 작업을 ㅎㅎ

오롤로님의 댓글

저희 녹음실에서 녹음한 가상악기네요
하필 제가 사고를 당해서 작업 불가일 때 제 대신 친구가 녹음하긴 했지만요
빈사운드의 사장님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 ㅎㅎ

Kyle The Gifted님의 댓글

네, 가야금 가상악기가 있다는 것부터가 너무 반가웠답니다.ㅎㅎ
오롤로 님의 스튜디오는 어디이신가요? 나중에 기회되면 구경가서 이야기 듣고 싶네요. 어떻게 이런 훌륭한 악기가 만들어 졌는지.ㅎ

직립나님의 댓글

와 정말 멋진 작업을 하셨네요. 축하 또 축하드립니다.
이전부터 워낙 많은 활동과 좋은 작업물들을 제작해 오셨던터라 당연한 기회가 오신거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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