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릴 음반 발매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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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스튜디오에 어시스트 엔지니어로 입사하였을때 스튜디오에는 참 많은 기기들이 있었습니다.
48트랙 SONY의 3348 디지털 레코더(지금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뒷번호^^) 그밖에 스튜더의 24채널 2인치 아날로그 멀티레코더.
이렇게 멀티트랙으로 녹음된 음악은 아날로그 콘솔을 통해서 2트랙으로 믹싱이 되었는데.
믹싱은 DAT 혹은 아날로그 4분의 1인치 릴에 녹음되었습니다.
이당시만 해도 방송에서 음악을 틀때는 아날로그릴을 사용했기 때문에 어시스트 엔지니어의 부수입중에 하나로 "방송용 릴 편집" 이 있었습니다.
반주라던가 노래가 들어간 음악을 방송용에 맞추어서 3분45초 미만으로 짧게 아날로그 테이프 레코더에서 편집을 하는 것이지요.
1개의 편집마다 1만원을 받았습니다.^^
좋은 레코딩 엔지니어가 계셨던 곳이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음악에 대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믹싱된 음악도 DAT 와 아날로그 릴에 함께 녹음후 디지털과 아날로그 소리를 비교해서 들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는 15Iips 의 속도로 사용하였지만 가끔은 30ips로도 녹음을 해서 들어보기도 하면서 아날로그 테이프 레코더의 녹음 과 재생 스피드에 따른 소리의 차이를 스튜디오에서 배울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지요.
2000년이 되면서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의 거의 모든 스튜디오들은 전문 녹음기가 아닌 컴퓨터에 녹음을 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프로툴스라는 소프트웨어의 등장으로 이제는 모든 스튜디오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에 녹음을 하고 편집을 하고 또 믹싱이나 마스터링을 진행하게 됩니다.
과거는 무조건 아날로그보다 히스노이즈가 없는 디지털이 좋다는 것이 상식같은 때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나오면 과장된 마케팅과 함께 과거의 것은 금새 쓸모없는 것이고. 새로운 것만이 천지개벽할만큼 대단하다..라는 이야기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시간이 20여년이 흘러서 과거 20대때 처음 레코딩 스튜디오에 입사해서 들었던 아날로그 릴의 소리를 다시 기억하며
오디오가이에서 릴 음반의 발매를 시작하였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녹음의 초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해상도로 음악을 녹음할 수 있는 시대.
하지만 디지털 녹음에서 늘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요.
"아날로그에 최대한 근접한 소리"
이부분이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DSD가 처음에 나왔을때도 많이 듣던 이야기는 "히스노이즈가 없는 아날로그 같은 소리" 였으니까요.
사람의 귀가 아날로그이기 때문에 아날로그가 좋다.
(사람의 귀에서 뇌로 전달하는 것은 상당히 디지털 스럽습니다.^^)
정확한 디지털이 좋다
(사실은 디지털도 정확했다 안했다 합니다.^^)
라는 여러가지 부분들이 있지만 한가지 제가 들었을때 좋은 것은 아날로그 릴 테입의 소리가 정말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디지털의 부정확함에 비해서 훨씬 더 정확하게 재생이 됩니다.
너무 L과 R이 정확한 디지털은 음상은 더욱 더 분명하게 맺히게 되지만 오히려 좌우의 공간감와 깊이감은 아날로그에 비해서는 좁게 들립니다.
얼마전 스튜디오 마스터로 판매된 CD-R 들
그리고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이라고 소개되며 판매되고 있는 고해상도 음원
많은 음악들의 판매에서 "스튜디오 마스터"라는 단어들이 함께 사용이 됩니다.
그만큼 음악과 음원이 판매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언어의 도움으로 조금이나마 관심을 받아야 하는 것 이겠지요.
많은 분들에게 판매가 되는 것보다도.
이렇게 아날로그로 녹음된. 게다가 직접 녹음한 음악들이 이렇게 좋은 소리로 재생이 되는 것.
레코딩 엔지니어인 제게는 무척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