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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 음향엔지니어와 친구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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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통의동 오디오가이 스튜디오를 만든것이 횟수로 3년이 되어가네요. 


늘 듣는 상투적인 단어지만 또 늘 생각하게 되는 단어. 


"시간이 참 빠르지요?"



늘 소리와 음반에 관한 글들만 있으니. 가끔씩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로 사람들과 함께 소통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으로 오늘같은 일이 생겼나 봅니다.



40대가 되면서 이제는 하고싶은 말은 하면서 남 눈치보지 않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20대 30대에는 내가 이렇게 말하면..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앞으로 생길지 모르는 부정확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말과 행동 그리고 자기 스스로를 더욱 더 움츠리게 만들었지요.


하지만 조금더 지나니. 아이코.. 그냥 세상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처럼 표현도 그렇게 좀더 솔직하게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함께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30대에 있었지만 이야기하지 않았던 부분한가지.



2008년도에 통의동에 와서 지금이 4번째의 자리입니다.


이사다닐때마다 공사하고 


저는 하루에서 가장 긴 시간을 머무는 곳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이사 다닐때마다 많이 무리해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통의동에 3번째로 간곳은 4층 스튜디오였는데.  이곳역시 스튜디오 1년정도 지나고 여러 공연도 하고 스튜디오 처음 만들때의 부채를 한참 값아나갈때 쯤이었지요


https://blog.naver.com/audioguy1/90192318719


5층에 거주하던 집주인이 너무 시끄러워서 힘들다고 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계약기간도 한참 남아있었지만 그저 나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보는 것은 싫어서 나왔지요.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계약기간은 다 채우고 나올걸) 


따듯한 분위기. 좋은 전망. 참 좋은 스튜디오였습니다. 


오디오가이에서 하는 녹음은 클래식. 재즈. 국악등의 비교적 조용한 음악등인데. 드럼부스에서 재즈드럼 녹음을 하면 건물 전체가 다 흔들린다는 건물주 사모님의 이야기에 사실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재즈드럼은 그리 쿵쾅쿵쾅 하는 것은 락이나 팝에 비하면 굉장히 적으니까요. 게다가 드럼의 사이즈도 작고요.


중간에 드럼부스도 추가공사를 하기도 하였지만 결국에는 스튜디오 인테리어 그대로. 바닥에 설치되어있는 고가의 케이블까지 그대로 둔채.


건물주가 앞으로는 음악관계된곳에는 절대 임대하지 않겠다 해서 조용히 나왔습니다. 


아내도 흔쾌히 동의했지요.



이렇게 스튜디오를 나오게 되어서 생각이 들더군요.


이참에 잠시 가족들과 해외에 나가서 바람도 좀 쐬고. 그리고 오래전부터 소망하던 해외에 지사를 만들어 보는 것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면 좋겠다.


스튜디오 기기들은 근처 광화문 오피스텔(오디오가이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이전해서 믹싱 마스터링 진행할 수 있게 두고. 


네델란드로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그리 긴시간이 아니었지요. 



중간에 LG 전자와 스마트오디오 관련 프로젝트도 있고 진주 이상근 국제음악제에서 KBS 교향악단의 녹음 프로젝트도 있었고


비자기간도 얼마남지 않아서 들어왔습니다. 


와서는 정말 깜짝 놀랐지요. 


불과 몇달만에. 오디오가이 문닫았다. 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것이었습니다.


회사 식구들도 근무하고 있었고 매일같이 업무메일 주고 받으며 소통도 하고 변함없이 작업들도 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이야기가 난것이었지요. 


그런데 문닫았다. 정도가 아니라 사실 "오디오가이 망했다" 라고 사람들에게 알려져있었습니다. ㅎㅎ 


이후 한참을 지나서 가까운 지인을 만났는데 제가 유럽에 가있는 동안 아는 재즈 아티스트가 본인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 합니다.


"오디오가이 망해서 유럽으로 도망갔다면서요?" ^^


이야기가 문닫았다 - 망했다 - 도망갔다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한번도 저와 얼굴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던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와 아내가 참 가슴이 아팠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것이 가기전에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에게부터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제가 분명히 해외에 지사를 만들고 싶은 오랫동안 간직해오던 꿈을 지니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고. 방송이나 언론에 매일같이 오르내리는 유명인도 아닌데. 


오랫동안 웃으며 함께 음향 관련 같은 분야에서 여러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 마음속에는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늘 마음속에 담겨있었구나..하고 말이지요.



저는 같은 레코딩 엔지니어들 사이 서로 교류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경험도 함께 공유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것이 참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년동안 꾸준하게 녹음을 하며 느낀점들 생각하는 부분들을 글로 꾸준히 남기고 있습니다. 




같은 분야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얼마든지 저는 오랜시간 친구로 지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서로 좋아하는 것 게다가 하고 있는 것. 인생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같다는 것으로 얼마나 공통점이 많고 이것이 좋은일일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때가 많습니다.



내가 운영하는 녹음실은 비어있는 시간이 많은데  저사람 스튜디오는 왠지모르게 늘 바쁜것 같고. 돈도 많이 버는 것 같고. 좋은 고가의 장비들도 많이 사는 것 같고..


나도 저사람 보다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내가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들은 나와 함께 하지 않고 저사람과 함께 즐겁게 작업하는 현실 그리고 그 결과의 음반을 곁에서 바라보는 것이 마음속으로는 쌓여가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자리르 잠시 비울때 그것이 한번에 여러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을 알게되고.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일생에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지요. 



이후 지금의 스튜디오를 만들때는 할부금을 막 다 값은 함부르크 스타인웨이 D 피아노와 지금 스튜디오의 건물 보증금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지만 용기를 내어 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아내가. 그리고 스튜디오 공사회사 하모니인테리어의 임채회 대표님이 크게 도움을 주셨지요.  공사 계약금 없이 45일동안 6명의 공사팀이 지금의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공사를 진행해주었으니까요.. 


이밖에도 지금 스튜디오를 만들고 또 완성후 운영하는 지금까지 무척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고 너무 욕심을 부려 무리해서 만들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하였습니다. 


이제는 지금 스튜디오의 할부금도 거의 다 정리가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라 다시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것 같아요. 



참.. 같은 분야의 사람들과 오랜시간 마음을 주고 받고 하는 친구가 되기가 어렵다는 것이 아직도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만나면 서로 즐겁게 새로운 기기들에 대해서 여러가지 음향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욱 더 치열한 경쟁안에 있기 때문일까요?




얼마전부터 머리속에 늘맴도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가까운 분들에게 뵙게되면 여쭈어봐야겠다..라고 생각한 것인데요.



사람은 어디에서 만족을 하면 되는 것인가요? 


내가 하는일을 하고 하나둘씩 만들어가면서 노력해나갑니다. 


물론 모든일이 어려운 것이 있지요. 


갑자기 그런데 헷갈리는 부분이 생기는 것 입니다.


나는 어디쯤에서 만족을 하면 되는것일까? 



내가 건축가를 하고 있다면 꼭 플리츠커상 정도는 받아야 내일에 만족이 되는 것일까요? 


나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 찾아오고 또 그것을 발견하고 알수 있는 것인지. 


문득 인생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나와 함꼐 있는 것들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다른 사람이 가진것을 욕심내고 탐하고. 그로 인하여 시기와 질투의 마음이 없다는 것이(전혀 없다면 사람이 아니겠지요^^) 것또한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말이지요. 



작년 이맘때쯤도 오늘과 같은 비슷한 일이 하나 있었는데


일년에 한번씩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참 많구나.. 라고 알게되는 것도 그 순간에는 슬프고 화가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통의동에 와서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동네 이웃들과 만나는 사람들이 음악과 전혀 다른쪽에 계시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아내는 늘 제게 너무 배알이 없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기분이 나쁠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 순간뿐이 다시 만나면 또 과거에 좋은 것만 생각하는 저를 참 의아하게 봅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것만 생각해도 시간이라는 것의 양이 그리 많지 않은 요즘에 


다른사람에 대한 피해의식이 자리한채 나를 더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만큼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만족을 하면 어떨까요?



재율이의 8살때의 질문중에 하나 잊지 못하는 것이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묻는 것이었지요.


그것을 알아가기 위해 태어났고 그래서 삶을 사는 것이라 이야기를 한것처럼.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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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게님의 댓글

가진 사람이 못 가진 사람의 심정을 진심으로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졌냐, 못 가졌냐는 돈이 많거나 적거나 유명하거나 아니거나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한참 떠들석했던 성추행의 기준과 마찬가지로 본인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린 것이구요...

우리 사회에는 가진 사람들은 많지 않고 못 가진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라는 것이 다수인 못 가진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민주주의는 여전히 가치있고 역사를 진전시켜 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과 독립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가진 사람일 것입니다. 그 과정이 외면받는다고 해서 섭섭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추구가 사회의 누군가를, 더구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최소한 미안하게 여겨야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우리 사회에도 삶의 동력을 부정적 동기에서 얻는 사람들보다 긍정적 동기에서 얻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학력고사 봤던 사람들의 반에 가까우니 시간이 지나면 우리 문화도 바뀌어 가리라 믿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아.. 본인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렸다는 말씀이.. 심장으로 바로 훅 들어오네요.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분명 그렇게 되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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