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라는 단어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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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경 은평구 녹번동의 예음레코딩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 엔지니어를 하던때.
스튜디오에서 참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던 "정도원" 엔지니어님이 제게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스터최는 음악을 너무 좋아해"
이당시, 그냥 이 이야기를 듣고 특별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어 나만큼 혹은 그 이상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하시는 분인데 갑자기 이 이야기를 왜 하셨을까"
"그래. 나는 음악을 참 좋아하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제가 스튜디오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멤버들을 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레코딩엔지니어는 음반의 음향을 담당할때 그 음악에 너무 빠지면 안된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 입니다.
녹음된 음악을 들으면서 그 음악과 밸런스에서 단점을 찾아내어 수정하여 더욱 더 음악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티스트가 만든 음악이 소리로써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데.
음향작업을 하면서 음악에 너무 빠져서 밸런스나 음색 및 공간감등을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너무 감정적으로 듣다보면. 내가 지금 작업하고 있는 음악의 음향을 제대로 체크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어떠한 일을 할때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때론 그 열정때문에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발전이 더디어 질수도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