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인 믹싱 vs 아날로그 믹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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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는 크게 세 가지의 믹싱 방법이 존재합니다.
오로지 DAW 안에서만 플러그인을 사용하여 하는 믹싱 = ITB Mix (In The Box)
오로지 Console 만을 사용하여 하는 믹싱 = OTB Mix (Outside The Box)
그리고 그 둘을 동시에 사용하는 믹싱 = Hybrid Mix
저는 ITB 믹싱을 합니다. 레코딩이나 믹싱을 콘솔에서 시작하지 않은 디지털 세대이기 때문이죠.
ITB 믹스를 하는 홈 레코딩 유저들은 누구나 콘솔 믹싱 (OTB) 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금의 여유가 있는 유저 분들은 아웃보드 장비를 하나씩 사서 Hybrid 믹스 셋업을 종종 꾸미시죠.
저도 개인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나중에는 Hybrid 믹스를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유저들이 꿈꾸는 콘솔 믹싱은 굉장히 힘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프로 엔지니어들도
콘솔 믹스에서 ITB 믹스로 넘어오기도 하죠.
콘솔 믹싱의 가장 큰 단점은 “시간” 과 “돈” 입니다.
콘솔에서 믹스를 하기 위해선, DAW의 녹음이 되어 있는 소리들을 콘솔로 쫙 뿌린 뒤,
콘솔의 이펙터, 혹은 외장 장비들을 사용하여 믹스를 한 뒤, 다시 DAW로 녹음을 해야 합니다.
일단 이런 정도의 장비를 가지고 있으려면 큰 스튜디오가 되어야 하겠죠.
그런데 디지털과 다르게 아날로그는 믹스를 셋업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각 모든 채널에 소리를 뿌리고, 원하는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케이블로 패치를 해야 하고 등..
보통 전문 스튜디오에서는 이런 셋업만을 하는 어시스턴트/인턴이 있기 마련이죠.
엔지니어가 이 일을 해야 한다면.. 셋업만 하는 대도 진이 다 빠질 수가 있으니까요.
아날로그 장비들은 디지털 플러그인과 다르게 ‘고장’이 나기도 하며 ‘상태’가 좋지 않은 날들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스튜디오 테크니션이 없다면, 수리를 맡겨야 하고 이 과정도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콘솔로 믹스를 한 뒤, 클라이언트에게 믹스를 보냈는데 클라이언트가 “32마디에 보컬을 조금만 올려주시면 될 것 같아요!”
라고 아주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내면 믹스 엔지니어의 입에선 “이런 제기랄..” 이란 말이 나올 겁니다.
ITB 믹스에선 프로젝트를 열어서 보컬을 조금 올리는데 5분도 안 걸리겠지만, 콘솔 믹스에서는
모든 세팅을 다시 리콜 (Recall) 해야 합니다.
예전에 제가 일하던 스튜디오 에서는 SSL DUALITY 콘솔을 사용 하였습니다. 이 콘솔은 약간 Hybrid 느낌의
콘솔이라 100% 아날로그 콘솔보다 리콜이 쉽게 되게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션 리콜을 하는데 최소한 30분 이상이 걸립니다.
만약에 몇 십 개 이상의 트랙의 곡이고, 콘솔 뿐만 아니라 외장 장비를 잔뜩 사용하였으면..
리콜 하는 데만 한 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큰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콘솔만이 가지고 있는 사운드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외장 장비들이 주는 그 특유의 사운드도 말이죠.
아직도 많은 분들이 콘솔 믹스를 고집하는 이유도 그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콘솔 아니면 좋은 사운드를 내기 힘들다” 라는 말은 할 수 없는 시대 이기도 합니다.
믹스를 하는 엔지니어의 취향과 편의의 문제이지 뭐 아니면 안된다 라는건 없게 되었으니까요.
플러그인들의 퀄러티가 너무나 높아졌고 아날로그 장비의 소리에 100프로 다가가진 못했다고 하지만
거의 비슷한 단계에 왔고, 오히려 플러그인만이 줄 수 있는 장점들이 더 많기 때문이죠.
2014년 상반기 최대의 히트곡을 뽑으라면 단연 Pharrell Williams 의 Happy 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곡 Happy 는 100프로 ITB 믹스가 되었다는 사운드 온 사운드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이제는 믹스를 ITB 로 했던 OTB 로 했던.. 중요한 건 엔지니어의 실력이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법보단.. 결과물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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