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 듀오 그룹 1415의 EP ‘Dear: X’ 가 발매 되었습니다. 이 EP 가 어떻게 구상이 되고 녹음이 되어 세상에 나왔는지 작업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먼저 스튜디오 세션 현장을 담은 짧은 영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만남

1415에서 기타를 치는 오지현 군과는 약 6년 전 제가 한국에서 기타를 가르치던 시기에, 선생과 학생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너무나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는 이 친구는 저에게 위압감을 주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예의 바르고 음악적 열정이 넘치는 멋진 친구여서 깜짝 놀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제가 캐나다로 돌아 오고서도, 간간이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며 관계를 지속하던 중 1415의 보컬리스트 주성근님과 함께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앨범 프로세스에 대해서 자문만을 해주는 형과 동생의 관계로 앨범 작업에 참여를 하였지만, 그들의 데모 곡들을 들으면서 무언가 욕심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냥 그렇게 짧게 세상에 나왔다 사라지는 곡들로 남게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들의 음악을 이 세상에 처음 내보이고 데뷔를 하는 그들의 첫 걸음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현이가 캐나다로 와서 저와 함께 녹음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밀려오는 부담감에 걱정이 되면서도 굉장히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번 1415의 데뷔 앨범에 프로듀서, 레코딩 믹싱 엔지니어, 작사, 키보드와 피아노 연주자로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녹음

캐나다에서의 녹음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사운드에 있었습니다. 곡에 어울리는 앨범 사운드를 만드는데 제가 현재 작업을 하고 있는 스튜디오가 많은 부분에서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곡들의 데모를 듣자마자 저의 머리속엔 1415의 곡들에 아주 좋은 연주를 보태줄만한 연주자들이 떠올랐던 것도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베이스의 Justin Dunlop (왼쪽), 드럼의 Mike Ardagh

현란한 연주보다는 보컬과 기타의 멜로디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Groove 를 살려줄만한 연주가 이 앨범 사운드에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 의견에는 1415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녹음 당일 이 연주자들에게 모든것을 맡기는 것이 아닌 이 연주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연주를 뽑아내는 오지현군의 음악적 감각은 정말 멋졌습니다.

녹음실

캐나다 토론토의 Humber College 대학교에 소속이 되어있는 Humber College Recording Studio 는 Medium Size 룸을 가지고 있는 스튜디오입니다. 빅밴드 레코딩부터 풀 밴드 트레킹까지 아주 다양한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사이즈를 가지고 있고, 특히 드럼 녹음을 할 때 아주 좋은 공간감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이 제일 큰 장점인 스튜디오 입니다. 즉 제가 생각했던 그루브 적이고 발랄한 드럼 사운드를 만들어 내기에 최적의 장소란 생각이 들었죠. SSL duality 콘솔도 다른 스튜디오들에 비해서 굉장히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기도 하죠 ^^;

Drums

드럼 튜닝을 하고 있는 Mike

제가 이 앨범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미 언급한 대로 드럼 사운드 입니다. 비교적 악기 구성이 간단한 곡들로 이루어져 있는 곡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그루브와 디테일, 그리고 재미있는 요소들을 채워줄 수 있는 악기는 드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