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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elope ORION3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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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휘리입니다. 이번에 기기 리뷰를 한번 써봤습니다. ^_^


# 서론

디지털 오디오에 대해서 공부해가면서 늘 궁금했던 점은.. 
'과연 컨버터의 발전은 한계에 다다랐는가?' 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온 세상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기에..
정밀한 AD/DA 컨버전이 필요한 분야가 비단 음악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컨버전 칩들 역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는 다르게, 아직도 필드에서는 AD8000, 192I/O 등.. 
출시된지 10년도 훌쩍 넘은 컨버터들도 신뢰받으며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10년이 지난 스마트폰이나, 10년이 지난 노트북은 상상이 안되는데 말입니다.

컨버터의 교체 시기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이유는, 
업계에서 아마도 더 진보된 컨버팅 기술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새로 등장하는 컨버터들 역시, 뛰어난 컨버전 기능으로 광고하기보다
구매자들에 선호에 맞는 색깔을 섞고, 소리 외에도 편리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새롭게 경쟁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포지는 '이런' 소리, RME 는 '저런' 소리 라고
어떤 사운드 캐릭터와 브랜드를 같이 인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랄까요..

최근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라는 개념은, AD/DA 컨버전 기능을 메인으로 하여, 
녹음, 모니터링에 필요한 각종 단자와 라인앰프, 프리앰프, DSP, 내부 라우팅, 헤드폰 아웃, I/O 등
다양한 환경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종합 레코딩 장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AD/DA 컨버전 기능이 어느정도 상향평준화 된 이후부터는 유저들이 오디오인터페이스를 고를 때,
컨버팅 성능에 대한 부분에 집중하여 고르기보다는, 어떤 마이크 프리를 탑재하였는지, 안정성은 어떤지,
어떠한 DSP 기능이 있는지 (예를 들어 Metric Halo 나 UAD), 편리성, 휴대성, 연결성 등을 많이 보는 추세이고
그에 따른 가격대 성능비 등으로, 경제성을 무기로 업체들이 경쟁하는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 포럼을 보나, 국내를 보내 가성비(Bang for buck)란 단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황금기를 누렸던 음반 산업의 몰락과 함께, 대형 스튜디오들이 줄어들고, 음향장비들의 주된 구매자들이
개인 작업자들이나, 소규모 프로젝트 스튜디오, 혹은 매니악한 취미 계층 등으로 점차 내려오게 되면서, 
많은 작업 환경에서는 대형 콘솔 시절처럼 많은 INPUT, OUTPUT 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8in / 8out 수준의 컨버터나,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주류를 이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프트 신스의 염증을 느낀 프로듀서들이 점점 외장악기나 모듈 등을 찾고,
DAW 상에서만 이루어지는 소위 'In the box 믹싱' 소리에 질린 사람들이 서밍, 아웃보드 트래킹 등으로 
대안을 찾게 되자 업계에는 16채널짜리 2bus 등의 서밍믹서들이 많이 보급되고, 나아가 고가의 SSL 등에서도 
AWS, Matrix2, XL-DESK 등 소규모 채널의 서밍 위주의 작업을 목적으로 하는 소형 콘솔들을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bus와 같은 서밍믹서들의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아, 일반 작업자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서밍믹서의 보급으로 인해, 많은 유져들이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더 많은 아웃풋을 필요하게 됩니다. 
동시에 여러채널을 녹음해야 하는 스튜디오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 개인적인 이야기

저 역시 그랬습니다. 서밍과 라우팅 등의 이유로 많은 채널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아래 장점들 때문에 Orion 32 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1. 32채널의 광활한 라우팅으로 서밍과 아웃보드 트래킹을 패치베이 없이 할 수 있기 때문에
2. 1U 의 강점과, USB 로 구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자 엄청난 단점). 
3. 워드클락의 명가 Antelope 다운 정밀한 워드클락

원래 사용하던 아폴로에 비해서 사운드에 대한 부분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고, 
편의성에 대한 부분도 크게 고려하지 않고 광활한 아웃풋 하나만 보고 구입을 했습니다.


# 외관

사진보다 훨씬 멋진 외관으로 일단 스튜디오의 품격을 매우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느낌입니다.
모투의 투박함, RME 의 딴딴함, 아포지의 여성스러움과는 또 다른 이 모던함으로
일단 꼽아놓는 것만으로도 스튜디오, 혹은 작업실의 품격이 대폭 향상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파워버튼을 눌렀을때 느낌도, 뭔가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가득합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크리스탈을 가열하여 정확한 워드클럭을 만드는 Oven 시스템..
그리고 32채널 192khz 동시레코딩이 가능한 커스텀 USB 칩. 
그리고 자유로운 라우팅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 장점

1. 1U의 자유로움, 가벼움, 저렴한 비용, 그러나 로케이션은 글쎄..
2. 정말로 투명하고 너무나 맑고 깨끗한 소리
3. 모든 방식의 라우팅이 가능한 자유로움


1. 1U의 자유로움, 가벼움, 저렴한 비용, 그러나 로케이션은 글쎄..

모든 기능이 단 1U에 모여 있다는 점. 매우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콘솔데스크 양 옆에 더이상 꽂을 공간이 없어서
뭘 빼야하나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1U 에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32in/32out 이..
게다가 360만원이라는 금액.. 32채널 하이엔드 컨버터로는 무척 저렴한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로케이션에는 적합하지 않기에, 가벼운 무게와 1u라는 장점이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마이크 프리도 없고, 무거운 D-SUB 케이블을 들고 나가야 하고, 별도의 모니터 컨트롤러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튜디오에서 가볍게 꽃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 외에는 큰 장점은 아니라 하겠습니다.


2. 정말로 투명하고 너무나 맑고 깨끗한 소리

소리에 대한 부분은 매우 주관적인 부분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제가 지금까지 구입해서 써봤던 어떤 컨버터보다 소리가 '아름답다' 고 느꼈습니다.
제가 종전까지 사용하던 것은 Universal Audio 의 아폴로였습니다.

아폴로는 전체적으로 텁텁한, 좋은 말로 하면 따뜻한 느낌의 컨버터가 달려있고, 
Solo 6 be 로 모니터링 하는 경우에 중저음이 상대적으로 조금 과하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로우엔드는 모니터링이 잘 안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늘 저음을 체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컨버터의 저음 성향적인 부분을 다소 감안한 믹싱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Orion 32 는 하이는 매우 섬세하고 화사한 느낌이었으며, 
로우엔드는 차분하고 정리된 입자감이 느껴졌습니다.
포컬이 갖고있는 화사함을 만끽할 수 있는 소리였고, 처음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기계적으로 분석하기 보다 
'아름답다' 라는 직관을 느낌을 먼저 받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늘 아폴로에게 불만이었던 저역에 걷힌 구름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약간의 '오조준' 을 한 믹싱이 아닌, 들리는 그대로의 믹싱을 했고,
그 결과물은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Orion 32 가 밸런스가 잡힌 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있겠지만
Focal Solo 6 be 와의 궁합이 매우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반응이 궁금하여, 같이 작업하고 있는 클래식 아티스트들분들께 들려드렸더니, 
음향에 전무하신 분들도 듣고는 정확하게 소리의 차이를 구분하여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소리에 대한 부분은 지금도 전혀 이견이 없이 Orion 32를 제 퍼스널 베스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 모든 방식의 라우팅이 가능한 자유로움

Orion 32는 인풋 시그널들을 아웃풋에 매칭시켜주는 구조로 라우팅이 가능합니다.
        ADC -> AD컨버터에서 처리하여 들어오는 시그널
USB PLAY -> DAW의 내부 라우팅에서 OUT 번호로 설정하여 재생되는 시그널

위와같은 인풋 시그널들을 DAC 에 연결 시켜준다거나, 
USB PLAY 로 재생되는 내부 소스를 MADI 로 출력한다거나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1:1 라우팅은 많은 인터페이스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Orion 32 는 1:n 의 라우팅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AD컨버터 3번 채널에서 들어온 시그널을 DA컨버터 5번, 6번, 8번, 10번 등으로
아웃풋을 지정해주게 되면, 3번에서 들어온 시그널은 다이렉트 라우팅으로 5,6,8,10번에서 재생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그냥 마우스로 끌어다가 놓기만 하면 됩니다.

설명을 돕기 위해서 간단한 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영상 편집이 귀찮아서.. 소리가 오른쪽만 나옴을 양해해 주세요..;;)



# 단점

1. 컨버터 컨셉이지만, 결국은 인터페이스다.
2. Custom USB 칩은 과연 혁신인가? 아니면 계륵인가?
3. 메인보드와 궁합을 고려해야만 한다. (USB 대역폭 초과 현상)
4. 발열이 많고 또 발열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
5. 떨어지는 사용자 편의성


1. 컨버터 컨셉이지만, 결국은 인터페이스다. '컨버터' 기능만으로는 쓸 수 없다.

보통 컨버터와 인터페이스를 가르는 기준중에 하나는, Standalone 상태이 가능한지 여부,
즉 컴퓨터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컨버팅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Orion 32 는 일단 컴퓨터와 연결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디지털 I/O 로 컨버터 용도로만 쓰시려고 하는 분들은 사용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2대를 병렬로 연결하여 64채널씩 확장도 어렵습니다.
둘다 컴퓨터에 물린 상태에서 서로를 MADI 로 신호를 주고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내부 라우팅 구조나, 스테레오 버스 믹스 구조 자체가 두대 이상 병렬을 고려치 않고 만들어졌기에
두대 이상 병렬 연결은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2. Custom USB 칩은 과연 혁신인가? 아니면 계륵인가?

오리온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Custom usb 2.0 칩을 사용하여, 
192khz 에서 32채널의 동시 레코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무려 USB 2.0 에서!
그동안 USB 2.0 인터페이스를 써보신 분이라면, 그리고 Hi-speed USB 2.0 의 대역폭이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그게 가능해??" 라고 반문하기 마련입니다.
저도 처음에 그게 가능하다는게 너무나 놀라웠고, 사용해보면서 참 신기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렇게 멋진 커스텀 칩을 맥에서는 허용을 안해주기 때문에 
192khz 경우에는 24채널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192khz 로 32채널 레코딩할일이 어디 흔한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되는걸 왜 그동안 다른회사는 안만들었을까.
기술력이 없어서 32채널짜리를 USB 2.0 에 못 우겨 넣은것인가.. 하는 생각.

그리고 아래서 다룰 한가지 크나큰 문제를 겪게 됩니다.


3. 메인보드와 궁합을 고려해야만 한다. (USB 대역폭 초과 현상)

원래 쓰던 i5-2500k / z67 보드에서는 잘만 펑펑 돌아가던 오리온이,
하스웰 리프레시 i7-4790k 에, INTEL Z97 최신 칩셋으로 컴퓨터를 한대 들이고 난 뒤,
룰루랄라 오리온을 연결해서 실험해보니, 작동이 안되는 것입니다.

왜 안되는지 아무리 해봐도 알 수가 없었고, 계속 나왔던 메세지는 USB 대역폭 초과 라는 글귀 뿐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USB 를 많이 꽂아서 그런가, 아니면 보드가 문제가 있는가 싶어서 보드도 교환해보고, 
USB 도 다 뽑아보고 별짓을 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PCI-e to USB 2.0 확장카드를 구입하여 메인보드에 꽂아서 실험했지만, 
오리온은 USB 대역폭이 초과되었다는 에러메세지만 뱉을 뿐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열심히 구글링을 해봤더니,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https://www.gearslutz.com/board/music-computers/940247-motherboard-recommendation-orion32-win7-64-pt10.html

내용인 즉슨..

"얘들아 원래 내가 DELL 꺼 컴퓨터를 쓰다가 맛이 가서 i7-4790k 와
MSI Z97 보드를 샀는데 'USB 대역폭 초과'라는 메세지가 뜨면서 안돼
그래서 usb 3.0 문제인줄 알고 usb 2 컨트롤러 깔아봤는데도 안돼네
누구 지금 잘 돌아가고 있는 사람 있으면 해결방법 추천좀 해줘!"


즉, 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죠. 설치에 애먹었다는 글들이 많은걸로 봐서,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이 더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리플에 어떤 사람이 '오리온 돌리기가 좀 어렵긴 한데 되긴 된다. 24 INPUT 만 쓰도록 돌려봐' 라고 해서
24 INPUT 만 쓰는 모드로 변경해서 로딩하니까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었습니다.
말인 즉슨, 44.1Khz 에서도 24인풋 이상 사용하면 USB 대역폭 초과로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 저는 모르고, Antelope 홈페이지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제 생각에는 최신의 하스웰 리프레쉬 z97 칩셋에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구형 컴퓨터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을 보면요.

4. 발열이 많고 또 발열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

보통 랙장에 꽂을때, 진공관 장비를 제외하고는 위아래로 빈칸을 안주고 꽃는 경우가 많습니다. 
랙 뒤로 충분한 환기가 되는 경우도 있고, 안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도록 
다소 극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여 설계 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Orion 32 는 OVEN 시스템이라는 워드클락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만 사용해도 겉 표면을 만져보면 매우 따뜻합니다. 오리온을 구입한지 얼마 안되어 
다른 장비들도 꽂혀있는 랙장에 넣고 사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재생에 엄청난 디스토션이 걸리는 겁니다.
그래서 이게 무슨 난리인가 하고 구글링을 해봤더니, 오리온은 발열이 심한 환경에서 디스토션이 걸린다는 겁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위아래 벤틸레이션 패널을 달아주거나, 빈칸으로 비워둠으로써 해결했다고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저는 위아래 벤틸레이션 패널을 달아주고 USB 선풍기를 한대 연결해서.. 열을 식히면서 썼습니다 -__-


5. 떨어지는 사용자 편의성

제가 사용하는 고해상도 모니터 2560 X 1440 기준으로, 스테레오 믹서 크기나 패널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어느 채널로 시그널이 들어오는지 거의 미터로 채널 구분이 어렵습니다.
데스크에 앉아서 컨트롤 패널을 바라봤을때, 대략적으로 이런 느낌입니다. 
제품 전면 스크린에 IN OUT 총 64채널의 피크미터를 넣어놨는데, 
이 또한 너무 얇아서 대체 몇번 채널이 튀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컨트롤 패널에서 기기 자체의 전원을 켤 수 있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버튼의 반응속도가 느리고, 잘못 누를 경우 전원을 켰는데 패널은 꺼져있는 등, 꼬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서, 
패널 자체의 안정성은 높은 편은 아닙니다.  또한 외부에 스테레오 버스 (모니터 버스) 레벨링 노브가 없고,
내부에 패널에서 마우스로만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단점에 해당됩니다. 
왜냐하면 반드시 모니터 컨트롤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되고, 수준급 이상의 모니터 컨트롤러가 없다면
(예를 들어 5만원짜리 나노패치나, 레벨 파일럿 등으로 컨트롤 한다면) 
이렇게 예쁜 소리를 다 갉아먹을게 틀림 없으니까요.


# 총평

1년 전쯤, Orion 32 가 처음 발매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사당역 근처에 있는 녹음실에서
Orion 32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한프로 녹음에서 맥 환경에서 인터페이스가 뻗어서 
녹음이 중단되는 것을 세번정도 보고 난 뒤, Orion 32 이 그닥 안정적인 인터페이스가 아니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게 되었지요.

그러나 이런 점들은 직접 써보면서 많이 해소되었고, 생각보다 안정적인 기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안정도는 192 I/O, RME UFX, Fireface, UA Apollo 등에 비하면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순수하게 컨버터 성능으로만 인터페이스를 결정하기에는 
다른 편의사항이 부족하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걸립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존하는 컨버터들중에 가격대에 비해서 가장 많은 채널을 갖고 있으면서도,
하이엔드다운 살벌한 해상도에, 선명하고 또렷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주는 매력 또한 공존합니다.

저는 Orion 32가 제 작업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구입한지 일주일만에 납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달간 떠나보내지 못하고 어떻게든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아름다운 소리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쓰는데 편하진 않았습니다. 프리도 없고, 모니터 컨트롤러도.. HI-Z도.. 헤드폰도..
불편했고, 오리온을 운영하기 위해서 예상치 못했던 추가 지출도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제 기억속에 오리온은.. 다른것보다 '믹싱을 잘하게 해줬던' 인터페이스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리뷰를 쓰면서 다시 만져보는데 재구매 욕구가 샘솟는걸 보면..
성격이 좀 모나더라도 예쁜 여자가 인기 많은 것처럼, 좀 불편해도 소리가 좋다면
이것저것 감수할 수 있는 엔지니어의 욕심도 정말로 끝이 없나 봅니다.

두서없고 허접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련자료

C Jay님의 댓글

해외 평을 찾아 보고 구매 망서렸는데 국내에서 직접써보신 분이 리뷰를 올려주시니 좋으네요.
아포지 심포니 역시 usb2로 구동이 되는데 레이턴시 정말 실망했었습니다.ㅠㅠ
추가로 구매한 썬더볼트 옵션 케이블이 별매라 구매 후 썬더볼트로 연결해보니 대박이었습니다.

오늘 아포지 앙상블2 썬더볼트 발매 소식이 돌던데 썬더볼트 정말 위력이 대단하더군요.
오라이언에 썬더볼트 옵션이 추가된다면 정말 구매하고 싶어져요.

정성스런 리뷰 감사합니다.

휘리님의 댓글의 댓글

의외로 오리온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이 참 많더라고요.
제가 예전에 올린 중고 매물 글을 보고 오리온 써보니 어떠냐고 전화하시는 분도 계시고..
사용자 층이 프로레벨로 한정될만한 장비라.. 국내 제대로 된 리뷰도 없고 해서..
열심히(?) 한번 써봤습니다.

확실히 USB.. 특히 2.0 이라는 연결 방식 자체가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다보니
이 부분에서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주로 PC환경에서 작업을 해서
썬더볼트는 그림의 떡이지만.. PC에서도 어서 썬더볼트가 대중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휘리님의 댓글

제가 위에서 오리온의 단점이 확장성과 편의성이 떨어진다고 적었는데요.
그저께, 어제, 오늘에 걸쳐 Antelope가 AES 2014 에서 새로운 3가지 장비를 발표했습니다.

첫번째, MP32 라는 장비는 32채널 Class A 마이크프리앰프 장비이고..
두번째, SATORI 라는 장비는 서밍믹서 + 모니터컨트롤러 기능이 담긴 장비입니다.

이 3가지 장비가 합쳐졌을때 오리온이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될 것 같네요.
어째서 오리온이 이렇게 확장성이 불편하게 설계되었는지 좀 더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wengerARSENAL님의 댓글

저도 오리온 유저입니다. 글 정말 잘 써주셨네요. 개인적으로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쓰고 싶은 장비를 만난 것 같습니다. 컨버터와 자체 클럭만으로도 너무 훌륭해서요. 인터페이스의 간편함은 다소 양보하고서라도 말이죠. z97보드에서 제가 겪었던 증상과 동일하신데 저의 경우는 pci 보드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z97보드가 확실히 신뢰가는 보드가 아니었군요..

휘리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Z97 때문에 그렇다는걸 메인보드 몇개 바꿔 껴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ㅎㅎ
Z97 전용으로 새로 나온 USB 컨트롤러가 이전 것들과 비교해서 대역폭을 많이 잡아먹는 모양입니다.
윈도우 깔고 USB 3.0 컨트롤러를 아예 설치 안해버리면 오리온이 작동이 되긴 하는걸 보니까요..
그래도 24채널만 쓰더라도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걸 보면..
같은 용도의 장비들과 비교해보면서 오리온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

db Rider님의 댓글

저도 오리온 유져 입니다
한가지 질문 드릴게 있습니다..
버퍼 사이즈 변경 제대로 되시나요??
소프트웨어 드라이브 업데이트 하면 버퍼사이즈 변경 부분이 사라져서....
업데이트 전혀 안하고 사용하는 지라....
daw(protools, cubase)에서는 컨트롤 판넬에서 버퍼 사이즈 변경하라고 하고있고....
답답하더군요..
다른 유져분들도 이런 문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동화bass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저도 저 usb리소스초과 현상때문에 설치를 못하구 애를먹고있는데요 인풋을 24채널만 설정하는방법은 어떻게 하는건가요?
제가 이번에 카비레이크 i7 7700 에 asrock b250보드로 윈도우10에서 사용을 하려고 하니 휘리님처럼 똑같은 증상만 뜨구 사용을 못하고 있네요 ㅜ

크레케이지님의 댓글

인터페이스를 오리온으로 바꾸고자 알아보던 중...
이런 좋은 리뷰를 보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구매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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