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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asti M7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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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대입구에서 곡쓰고, 편곡하는 휘리입니다. 
 
리버브에 대한 고민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작업자들이 느끼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스튜디오 환경에서 계시는 엔지니어분들과 다르게, 저희같은 미디스트(?) 들은
집 구석에서 만원짜리 헤드폰끼고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라서, 많은 작업들을 
플러그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리버브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제일 많이 쓰는 Lexicon 480L 의 경우만 해도,
중고가 600만원에 다다르고 상태 좋은 녀석을 중고로 구할 가능성도 거의 없기 때문에
고려 대상에 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좋은 리버브를 찾아 헤메며 많은 플러그인 리버브들을 사들였습니다.
Lexicon PCM, Rverb, IR1, Altiverb, UAD Lexicon 224, UAD EMT140, UAD RMX.. 
인박스 믹싱을 주로 하시는분들은 아마도 다들 저랑 크게 다르지 않으시겠지요..
 
그리고는 쓰면 쓸수록 이런 의문점들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 리버브는 왜 이렇게 연약하고 존재감이 없을까.."
"왜 프로페셔널 엔지니어들은 다들 아웃보드 리버브를 쓰는건가?"

이런 고민을 이야기할때마다 선배 엔지니어분들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Lexicon 480을 사서 써봐.. 그럼 해결 될거야.."
 
 
그러나.. 480으로 가고 싶어도, 
480 소리를 들을때마다 느껴지는 그 탁함.. 
그리고 노이즈 문제..
결정적으로 20년이나 지난 녀석들의 하드웨어 내구도를 신뢰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번 구입하고 나면 10년 이상 쓸 수 있는 그런 장비가 필요했거든요.
제게 480은 마치 오래된 고물 컴퓨터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어느날 아침 갑자기 안켜져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그래서 브리캐스티 국내 수입원인 고일상사에 데모를 신청해서 써보았습니다. 
그때 마침 크로스오버 앨범을 작업하고 있어서, 리버브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브리캐스티가 등장하고 나서, 고민하던게 한방에 날아갈만큼 멋진 해결을 보았습니다.

허접한 소스가 말도 안되는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색깔로 변하는걸 직접 본 뒤로..
저는.. 없는 살림에 이녀석의 구매를 결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머니 가벼운 현실.. 국내 가격보다 직구로 사면 저렴하다는걸 알기에..
 
첫번째로 알아봤던 경로는 직구였습니다. 
많이들 구입하시는 경로로 금액을 알아보고, 스윗워터 담당자에 직접 딜도 넣어보고, 
브리캐스티 본사에 직접 메일도 보내보고.. 직구로 구입하려고 여러가지 알아보고
최저 견적까지 다 받은 상태였습니다. 입금만 하면 되는 찰나.. 
 
갑자기 신의 도우심으로 중고장터에 브리캐스티 매물이 뜬 겁니다!
 
그렇게 중고를 덥썩 구입해서 써보는데..
데모한 제품을 받았을 때 만큼,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는 겁니다..
이상한 노이즈도 많고.. 그리고 엄청나게 뜨끈뜨끈하고.. 

붙잡고 하루종일 씨름한 끝에 이놈이 고장났다는 판단을 내렸고.. 
'생각보다 하드웨어적인 완성도는 높지 않다' 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행히 판매자분이 환불을 해주셔서..ㅠㅠ)

나중에 다른 클래식 엔지니어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어서,
브리캐스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분도 브리캐스티가 좋긴 좋은데
하드웨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놈은 아닌 것 같다고 동의 하시더라고요.
브리캐스티 자체가 큰 기업이 아니라, 일종의 작은 공방에 불과해서
모든 것들을 핸드메이드 수준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소비자가 한국에서 DHL 등으로 바로 본사 A/S 를 보내기도 어렵게 되어있다보니, 
국내 총판을 통하는게 제일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국내에서 구입을 했습니다.
데모때 뵈었던 고일상사 담당자분이 너무 친절하셔서 그렇게 마음을 먹기도 했고요.
 
 
제가 느끼는 브리캐스티의 특징을 몇개 적어보자면, 
 
 
1. 알고리즘 리버브임에도 컨볼류전 리버브들과 비교해서 소리가 좋다.
리얼한 현장감은 컨볼류전이 더 좋고, 알고리즘은 조금 떨어진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제가 주로 쓰는 컨볼류전 리버브 계열의 Altiverb 7 와 브리캐스티를 비교해보았습니다.
 
두개 다,  세계 3대 콘서트 홀로 불리우는,
암스테르담 Concertgebouw 를 모델링 한 프리셋을 갖고 있는데요. 
 
브리캐스티에는 Amsterdam Hall 이라는 프리셋으로 들어가있고, 
Altiverb 에는 해당 홀의 IR 소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두개를 놓고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원래는 각각 소스를 다 준비해놨는데.. 각 프리셋을 뽑아서 비교분석을 해놨으나,
정작 보컬 소스의 저작권자인 아티스트분이  공개가 안된다 하셔서 ㅠ_ㅠ 
공개적으로 올리지 못함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리버브 소스의 해상도 자체가 비교가 안될만큼 브리캐스티가 더 좋았고, 
Altiverb 같은 경우에는 로우엔드에서 약간 디스토션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공간에 '리얼' 함 만으로 따지자면, Altiverb 7 쪽이 더 좋았습니다.
 
그러나 리버브는 전반적으로 다른 소스에 묻었을 때, 튀어나오는 것이 더 중요한데
Altiverb 는 저음의 양이 너무 많아서, 솔로로 들을때는 괜찮았는데, 
다른 소스에 묻으면 저음이 전부 마스킹되서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즉, 컨볼류전 리버브의 넓은 공간감은
'저역대의 풍성함'을 원천으로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받았습니다.
그것은 재생 환경적인 요인이나 마스킹 등에 무척 취약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브리캐스티는 저역대가 엄청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오히려 리버브만 들었을때는 조금 밝은거 아닌가 싶은 느낌이었는데,
중역, 고역이 있어서 원본 소스에 붙이니까 좋은 공간감이 나면서도,
다른 소스에 마스킹되버리는 일이 적었습니다.
 
대부분의 솔로로 들었을때 좋은데 묻으면 후져지는 리버브들은,
저역이 무척 풍성하여 리버브의 공간을 만드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쉽게 마스킹되고, 다른것에 비해 잘 안들리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 듯 합니다.

그에 비해서, 브리캐스티는 리버브 치고는 좀 밝은,
전체적으로 EMT140 처럼, 중역이 좀 탄탄한 리버브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약간 머디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 있고요. 
하이가 밝다보니 조절 없이 쓰면, 고역의 잔향이 엄청 기분나쁘게 들리므로
리버브를 소스에 맞게 디자인해주는 작업이 반드시 필수로 느껴졌습니다.
 
이런 부분은 480 과 무척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자면..
 
# 장점
1. 현존하는 어떤 플러그인도 따라올 수 없는 아웃보드만의 해상도.
2. 많은 소리들 사이에 섞여도 엄청나게 잘들리는 리버브 존재감.
   (심지어 피크레벨도 훨씬 더 낮은데도 훨씬 잘 들리는 미친 존재감..)
3. 클래식스럽고, 고급스러운 초기반사음. 
4. 모듈레이션을 최소화한 정말 '자연음' 다운 깨끗한 소리.
5. 480과 95% 동일한 인터페이스와 조작 감성. (심지어 LED 구조 까지 똑같음)
 
 
# 단점
1. 발열이 심하고, 하드웨어적인 완성도가 별로임.
   (고장을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불안하다)
   (발열대책, A/S 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한 장비)
2. 1대의 장비에서 1개의 리버브밖에 되지 않는다.
    풀믹스에 쓰려면 여러개를 사야된다. (4개사면 이미 차 한대값..)
3. Dry 한 소스에 잘 붙지 않는다. 조금 WET 한 소스와 어울린다.
4. 클래식 스러운 초기반사음 덕택에 뭘 해도 자꾸만 고급스러워(?) 진다.
5. 상대적으로 비트감 있는 빠른 음악에 안맞는다,
    480 처럼 다이나믹의 변화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6. 사용하려면 알고리즘 리버브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하다.
Early Reflection, Roll off, pre-delay, room size, reverb time.. 그 외에 프리셋..
등등을 리버브를 정확히 디자인할줄 모르면 절대로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대강 걸어 쓸 수 있는 장비는 아니다)
 
 
# 결론
어려운 형편에 빚내서 샀고, 너무나 만족하고 쓰고 있으며,
올해 안에 한대 더 장만하는걸 목표로 열심히 써먹고 있는 고마운 장비입니다 ^^
 
 
정도 되겠습니다. ^_^
 
 
이상, 허접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련자료

C Jay님의 댓글

훨~~ 휘리님
지난번 제가 너무나 열심히 알아 보고 있던 오리온32 리뷰를 보고
절대로 썬더볼트가 달리기 전엔 지르지 않으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질러버렸고....

이번에 리벌브를 열심히 알아보고 있는었데 이렇게 리뷰를 올려주셨네요..
이번에 참아야 하는데...ㅎㅎ
잘지내시죠? 리뷰 고맙습니다.

영자님이 올려놓으신 마지막 한대 업어 올까 넘 고민중입니다..헤헤

휘리님의 댓글의 댓글

흐흐 그러셨군요.. ^_^ 브리캐스티는 유행이라고 할정도로 많이들 쓰시더라고요~
펜사도 옹께서도 하나 갖고 계시고.. 요즘 장비를 보강하는 스튜디오 들에서
장비를 갖출때 480만으론 뭔가 아쉬우셔서 그런지 한대씩 갖고 계시더라고요. ^_^

운영자님의 댓글

휘리님께서는 어떻게 들으실지 궁금하였는데 정말 잘 보았습니다!

마이크와 프리외에는 그다지 다른 아웃보드들을 찾지 않지만 이것만은! 하는 제품이 제게는 브리카스티 M7 입니다.

정말 한번 듣고 나면 그 자연스러운 소리에 플러그인의 디케이가 얼마나 부자연스럽게 들리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소리라는 것은 역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것 같아요

저는 M7의 소리가 밝고 화려하기보다는 아주 차분하다..라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하이컷 프리퀀시 주파수가 다른 리버브들에 비해서 상당히 낮게 설정이 되어있어서 더욱 더 그렇게 생각을 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사실 전 믹싱때 고역을 올리지 않고 녹음된 원본을 밝고 선명하게 한상태에서 리버브를 더하기 때문에 리버브 소리가 차분하다라고 느꼈을 수 있고.

반대로 믹싱에서 소리를 많이 만지는 경우

그리고 M7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것처럼 알고리즘의 종류가 프리셋마다 다르지 않고

하나의 알로리즘의 파라미터 에디터로 각 프리셋들이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할정도로.. 저는 소리가 비슷해서

거의 미디움홀로 파라미터 에디팅 하지 않고.(프리딜레이나와 디케이만 살짝 조정) 씁니다.ㅜ.ㅜ

늘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더욱 더 세심하게 하지 못하는 저의 잘못인것 같기도 하고요.ㅜ.ㅜ

그나저나 발열은 정말 많이납니다.

게다가 쓰다보면 스위치가 튀어나와서 읽어버리기도 쉽상이고요.

그러나 소리나하 만큼은.

원본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소리하나 만큼은 정말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리버브.

플러그인 리버브 소리만 사용해보신 분들은 꼭한번 브리카스티 M7 들어보시리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소리의 취향을 떠나서 정말 높은 레벨의 잘 만들어진 기기라 생각합니다!

휘리님의 댓글의 댓글

어쿠스틱이 중요한 음악의 레코딩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을 많이 하시는 분은
거의 다 브리캐스티는 꼭 있더군요.. 특히 클래식 음악을 하시는 분들중에
브리캐스티 없는 분은 아직 못본 것 같습니다. ㅎㅎ

저도 브리캐스티만 들었을때는 무척 차분하다라고 느꼈고 480이랑 비교한다면
브리캐스티쪽이 훨씬 입자감이 곱고, 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이었습니다.
위에서의 언급은 단지 IR 계열의 알티버브의 홀 프리셋과 비교하다보니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고요! 해당 음원을 첨부하려던 생각으로 리뷰를 쓰다보니
그렇게 썻던 것 같네요~ 총평에도 보시면, 밝고 화려하다고 쓰지는 않았습니다 ㅎㅎ

일단 저는 지금도 브리캐스티가 정말 좋고, 뭐랄까..
리버브라는게 가끔 MSG 같이 느껴질때가 있는데,
브리캐스티는 클래식 등, 느린 음악쪽에서는 정말 다시마를 능가하는 급의 조미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다가 뿌리던지 다 맛있어지는 -_-;;;;;

저는 주로 느린음악.. 보컬 기반의 어쿠스틱한 인디뮤지션들 앨범이나,
발라드 곡에 주로 쓰고 있고요..
현편성된 앨범이나, 가곡 같은 클래시컬 크로스오버에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리캐스티의 프리셋에 대한 것은..
브리캐스티 프리셋들을 찾아 써보면서,  480과 화면 구조도 같고,
리버브 프리셋 구조도 매우 비슷해서, 480과 매우 비슷할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Lexicon 480 과 카테고리나 이름이 겹치는 것들도 480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고,
안겹치는 프리셋들이 브리캐스티 스러운 색깔을 갖고 있는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Amsterdam hall, beriner hall 등 각종 홀 모델링 해놓은 것들이 인상적이었네요.

각각의 프리셋이 저마다의 느낌을 많이 갖고 있어서, 좋았고
프리셋을 디자인하는데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처럼 RT이나, Roll off, pre-delay, early balance 정도만 만지는 사람들은
나머지 파라메터까지 다 디자인할만큼 꼼꼼하지 못해서,
다양한 프리셋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게요 저처럼 클래식이나 국악 재즈등 어쿠스틱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최종 결과물의 퀄리티에 이만큼이나 영향을 주는 장비도 드문것 같습니다

그런데 데이빗 펜사도 동영상보면 펜사도도 항상 보컬에는 M7을 사용한다 합니다.

미국에서 현재 가장 유명한 영화음악 사운드 트랙 믹싱 엔지니어인 알란 메이어슨도 M7을 4대 사용하고 있더군요(다크나이트. 트랜스포머의 사운드 트랙 믹싱 엔지니어)

휘리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4대가 필요한데 오른쪽 콩팥 하나 팔아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ㅎㅎ
근데 오히려 쓰다보니까.. 앞뒤 표현이 좋다보니까 한대 이상 쓸일이 별로 없더군요.
2대만 있으면 모든 음악에 다 대응해서 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hans님의 댓글

제가 팔아먹은(?) 그 어떤 아웃보드보다 가장 다시 구입하고 싶은 아웃보드가 M7입니다..T.T

리뷰 정말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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