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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sm Lyra 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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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대입구에서 서식하는 휘리입니다.
 
 
리뷰를 쓰기 전에, 이 제품을 받아보고, 가격을 물어보고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국내에서 이렇게 고가의 장비들이 잘팔리고 있는가?"
"시장에서 하이엔드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래서 한번 왜 그럴까 곰곰히 소설(?)을 써봤습니다.
 
녹음실에서 콘솔이 사라지고 프로툴 컨트롤 서페이스가 콘솔 대신 자리를 잡게 되고, 
DAW 가 대중화되고, 프로툴 없이 녹음이 가능하냐고 되묻던 2000년대 초중반, 
플러그인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인박스 믹싱이 가능해지고,  디지털이 발전해 나갈 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아날로그는 끝났다고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예측은 어느정도 맞아들어갔고, 
때마침 음반 시장이 몰락하면서, 유지 보수에 많은 비용이 필요한 아날로그 장비들이 
많은 녹음실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죠.
 
음반시장이 몰락하면서, 점점 더 음원을 통한 수익은 줄어들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음반에 투자되는 비용은 줄어들고,
나아가 스트리밍 시대가 열린 지금에 와서는 이제 '음원 수익' 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비즈니스적으로 볼때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번 들으면 1~3원, 전국민이 다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1억이 채 안되는 시대니까요.
 
그래서 그간의 디지털 장비의 발전은 '경제성' 이라는 화두 아래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디지털 하이엔드 장비의 개발이나, 새로운 포맷의 보급, 제작방식의 개발 등 보다는
현재까지 이루어졌던 아날로그 공정의 제작 과정을 저렴하게 대체 하는 방식으로,
1950년대부터 이루어져왔던 음반 제작 프로세스를, 집에서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말입니다. 
 
물론 장비 회사들이 프로페셔널 시장보다도, 엔트리 레벨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도 
중요한 한가지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 제조업의 발전과, 
내부 장비들의 모듈화로 인해 제조 단가가 하락하기도 했구요.
(렉시콘 480이 단종되고, 렉시콘에서 20만원짜리 인터페이스를 내놓기도 했죠.)
 
어찌되었건 결론적으로 기술의 발전이 '경제성' 을 위주로 발전해온 덕분에
100만원 이하의 금액으로도 홈 스튜디오를 차릴 수 있고
그 안에서도 충분히 음반을 작업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장비 업체들은 이런 경제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했습니다. 
 
'더이상 스튜디오에 갈 필요가 없다'  /  '집이 스튜디오다'
 
그렇게 셀프 제작, 홈레코딩의 광풍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그렇게 홈레코딩 초기에 사람들은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레슨을 받으면, 집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많은 음향인이 직업을 잃었고. 많은 스튜디오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비만 있다고 음악이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걸 알게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고의 음악인들과 수많은 자본이 투입된 '히트' 음반들만을 들으며 자란 세대가,
경험과 지식 없이 단지 장비만으로, 혼자서 시도하다 포기하는 사례 또한  발생하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피아노 가상악기와 마스터 건반이 있어도 피아노를 못치면 의미가 없듯이,
아무리 좋은 플러그인과 인터페이스와 프로그램, SSL 채널을 소프트웨어로 옮겨줘도,
제대로 다루는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쓰레기와 다름 없는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지식과 경험을 얻는데 너무나 많은 비용과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도 하구요.
 
여기서 소비자들은 이제 두 부류로 나뉘게 됩니다.
 
어떻게든 공부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는 사람들.
혹은, 공부하는 대신, 비용을 들여서 전문가를 찾아가는 사람들.
 
첫번째인 집에서 홈레코딩에 도전했다가, 본격적인 프로의 길을 걷게 되는 사람들.
적성이 맞고 배움 자체를 즐기는 이 사람들은 더이상 홈레코딩 장비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프로페셔널 장비를 가질 수 있다면 비용 투자를 아까워 하지 않습니다.
아니 적어도, '경제성' 만이 부각된 저렴한 엔트리 레벨 장비로 만족하기 보다는 
비싼 프로페셔널 장비를 왜 사야 하는지 인지하고, 구입하게 됩니다.
조금씩 생기는 돈을 장비에 재투자하며, 그렇게 고가 장비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홈레코딩에 도전하다가, 포기하고 전문가를 찾아나서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이것을 배워서 하는 것보다, 전문가를 찾아
돈을 주고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결과를 위한 길임을 인지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더불어 고가의 전문장비의 수요도 증가합니다.
 
정리해보면, 
 
1. 프로슈머 시장의 성장으로 인한 수요 
2. 장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상승으로 인한 장비 수준의 상향평준화
3. 음악 프로페셔널의 가치에 대한 재조명
 
즉, 하이엔드 장비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나름대로 이렇게 추론해 봤습니다.
(만약 누군가 집에서 아포지 앙상블로 작업하는데, 녹음실에 듀엣 있으면 좀 그렇겠죠..)
(취미로 찍는 5Dmk2인데, 돈주고 부른 사진사 카메라가 600D 면..)
(취미로 치는 기타가 미펜인데, 세션이 들고온 기타가 맥펜이면..?)
 
저는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납니다.
첫번째는 기타 시장에서 봤구요. 
처음에는 국내 기타 업체들이 엔트리 레벨을 겁나 팔다가,
미펜, 스탠다드 급의 기타 수요가 늘다가,
결국엔 히스토릭, MBS, 포데라, 존써, 타일러가 흔해지고 나서
직구로 인해 중고 시장이 붕괴되고, 밴드 유행이 지나버리며
입시생들의 수요에 의해 시세가 좌지우지 되어가는 기타시장..
 
두번째는 카메라 시장에서 봤습니다.
DSLR 의 보급으로 인해 다 카메라를 들고다니기 시작하고
디지털 장비의 상향평준화에 적응을 못한 사진사들이 일자리를 잃고,
프로슈머에 의한 장비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이루어지며, 
업이 되어가는 한 부류와, 직접해서 답 안나오겠다고 맡기는 부류로 인해
웨딩 시장이나, 스냅 시장 등을 중심으로 다시 사진사 수요가 급증해서
장비의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지며 어느정도 안정(?) 되어가고 있는 사진 시장..
 
음향 시장은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쓸데없는 이야기는 각설하고..
 
 

오늘 리뷰를 해보려고 하는 제품은 Prism Sound 의 Lyra2 입니다.
 
저는 그렇게 좋다고 극찬해 마지않는 이 제품의 마이크 프리 성능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써온 좋은 프리앰프들이 있는데 굳이 쓰기도 그렇고, 별로 신뢰도 안갑니다.
그래도 명색이 돈받는데, 요만한 놈 놓고, 녹음 해주고 돈받기도 조금 미안(?)하구요.
 
그래서 저는 오로지 컨버터의 명가,
프리즘에서 만든 일종의 컨버터형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하고 사용해 봤습니다.
 
Lyra 는 출시된지 5년 정도 된 인터페이스입니다. 
2012년도에 첫 출시가 되었으니, 올해로 5년차가 되죠.
기술의 발전이 엄청 빠른 세상에서, 5년이면 적용된 기술이 이미 구형이 아닐까 싶지만,
의외로 컨버터의 세계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상, AD/DA 의 컨버전 기술은 '인간의 청감 한계에서의 구분'이라는 벽에 이르러 
이미 수십년전에 어느정도 기술적으로 정리가 끝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Lyra 에 들어간 컨버팅 칩은 Cirrus-Logic 사의 플래그쉽급 CS5381, CS4398 입니다.
 
근데, 재밌는건 이 칩이 개발되서 시판된지 이미 10년도 훨씬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CS4398 가 이번에 나온 신형 아스텔 앤 컨에도 들어가있고, 
아폴로 인터페이스의 헤드폰 앰프에도 들어가있고
아직도 현역으로 무척 잘 팔리고 여기저기 잘 쓰이고 있는 녀석이라는 겁니다.
(이 칩은 프리즘 사운드의 플래그쉽 인터페이스 '오르페우스' 에도 똑같이 들어가있습니다.)
 
PC 처럼 몇년만 지나면 도태되고 그런 시스템이 아닌, 
어찌보면 컨버터의 성능은 더이상은 기술의 발전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컨버터의 실제 구매자들에게 있어서, 컨버터의 가치를 매기는 척도는
Dynamic Range, S/N, THD 같은 기술적인 정량적 수치가 아니라, 
들어 봤을 때 어떠한지에 따른 청감상의 호불호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정량적인 수치의 우월함으로 가치를 매겨야 할 것이 아니라, 
취향과 기호에 맞춰 선택하는 기호품(?) 이라는 이야기지요.
 
아, 여기서 하나 설명이 필요하겠네요.
그럼 저 컨버전 칩만 박으면 다 프리즘 같은 소리가 나느냐..
 
아닙니다..
 
 
 
 
 
 
중고시장에서 몇만원이면 살 수 있는 E-MU 1212M 에도 이 칩이 들어가 있습니다.
1212M 도 스펙상으로는 다이나믹 레인지 120db 나옵니다.
근데 이게 프리즘이랑 소리가 같을까요..
 
아니죠..  결국은 칩이 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칩을 어떻게 요리해서 제품을 만드느냐, 
즉, 부가적으로 연결된 다른 기술들과 튜닝이 더 중요한 것이죠.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가장 오랫동안 인정받고 살아남은 회사가 프리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금 프리즘을 신뢰하는 편입니다.
 
아무튼,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네요.
 
제가 Prism sound 의 LYRA 2 리뷰를 쓰게 된 것은
요즘 저의 관심사가 '아웃보드 체인을 유지할 것이냐, 버릴 것이냐' 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리버브를 제외한 모든 믹싱과 프로세스를 인박스로 합니다. 

믹싱 중간에 각 채널에 아웃보드를 거쳐 트래킹을 받는 일은 없구요. 
제 아웃보드 장비는 오직 마스터 단에서 투트랙으로만 써먹습니다.
그래서  장비도 다 스테레오로 된 것만 갖고 있습니다.
 
토니 마세라티 세미나를 갔는데, 마세라티 옹도 이러한 방식을 고수하더군요.
많은 작업을 믹싱은 인박스에서, 그리고 프린트 시에 마스터 채널에
아날로그 장비들을 통해서 질감을 개선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장비 시장을 보면, 모노 프로세서들 보다는 스테레오 프로세서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저와 비슷하게 마스터단에서 스테레오 아웃보드 장비를 쓰는 사람이 
많아지기도 했고,  많은 미디소스들이 스테레오 소스인 까닭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상황에서 아웃보드로 신호를 쏴주고 받는 
AD, DA 의 성능이 무척 중요해지게 됩니다.. 
AD, DA 가 후지면 체인을 안거치느니만 못한 사태가 발생하니까요.

일단, AD, DA 하면 딱 떠오르는 회사는,
Lavry, Prism, Apogee, Antelope, DCS 등이 떠오르는데요.
마스터링 스튜디오들에서 많이 본건 주로 Prism DA 와, Lavry AD 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물망에 놓고 고민을 했던 제품은,
Antelope 의 PURE2, 그리고 Prism의 Lyra2 였습니다.
 
일단, 2채널 컨버터 only 형태의 제품을 제외했는데,
그 이유는 워드클락이나, 디지털 인터페이스 등 추가적인 장비를 갖춰야 하는 부담 때문에,
기앙이면 인터페이스 형태로 올인원으로 들어있는 장비를 찾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Antelope 의 이클립스와 2U 짜리 아토믹 클락을 갖추고 싶었지만.. ㅠ_ㅠ..
 
아무튼, 레코딩과 믹싱은 UAD, 마이크프리, 리버브 등, 
여러가지 채널의 인아웃이 필요하기 때문에, 쓰던 Apollo 로 하고,
마스터링, 혹은 프리마스터링을 진행할때만 Lyra2 를 DAW 상에서 전환해서 
아웃보드 체인에 미리 연결되어 있는 2채널 인터페이스로 전환하여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설명이 좀 복잡하긴 한데,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1. Apollo 와 Lyra2 를 한 컴퓨터에 모두 연결한다.
2. 아폴로는 녹음 체인, 믹스 체인과 연결되어 있다. (마이크프리, 리버브, 토크백, hiz 등등
3. Lyra2 는 마스터링 체인과 연결되어 있다. (마스터 컴프, 마스터 이큐 등등)
4. 녹음이나 믹스할때는 Apollo로 하고, 데모를 뽑는 작업도 Apollo에서 진행한다.
5. 최종 마스터를 떠야하거나, 마스터링을 해야할때는 Lyra2 에서 진행한다.
이런식으로 구성을 해서 마스터링 컨버터를 주 용도로 사용을 해봤습니다.
 
 
장점1. 청감상의 개선이 너무나도 많은 컨버터 성능
 
근데 이 인터페이스로 쏘고 마스터 체인을 거쳐서 다시 녹음을 받아보니.. 
전체적으로 Transient 가 엄청나게 타이트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설명하면, 어택이 살아나고, 릴리즈도 깨끗해지고, 소리가 힘을 받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아폴로 컨버터에서 뿌옇던 로우가 한방에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폴로도 그렇게 나쁜 컨버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구요.
(물론 저음에서는 너무 부드러워 미쳐버리겠지만 말입니다;;)
 
킥이 '둣둣'  이런 느낌이었다면, '둡둡' 이런 느낌으로 변한 느낌이랄까요?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질감이 엄청나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런식의 근본적인 질감의 향상은 플러그인이나 인박스 믹싱 단계에서는
쉽게 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폴로 컨버터에서 Voice of god 같은 저역을 담당하는 플러그인을 쓸때
눈감고 쓰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저역이 아주 완전히 또렷하게 들려서 당황했습니다.
딱 프리즘 컨버터 있는 마스터링 스튜디오 갔다 왔을때 소스 받았을때 같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바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성향이 중고역이 부스팅 되어서 그런건지, 해상도가 좋아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건 호불호가 있을 것 같지만,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밝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요 작업이나 대중음악 같은 부분에서는 엄청 유리하게 작용할거라고 생각 해봤습니다.
이 때문인지 모르지만, 피아노 같은 경우에는 믹스를 수정해야 할 만큼 많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Antelope Orion 컨버터의 경우에는, 저역보다는 고역과,
초고역이 매우 깨끗하게 반짝거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녀석은 중고역이 샤~ 해지고 전체적으로 소스들이 '선명' 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초고역은 Antelope 처럼 밝고 반짝거리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재밌는 것은, 제가 서브 모니터로 쓰는 Focal SOLO 6 BE 가
중역에선 좋을지 모르지만  거의 제품 하자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저역이 잘 안나옵니다.
그래서 가뜩이나 저음이 별로 좋지 않은 아폴로 컨버터에 물렸을때는
저음이 거의 모니터링이 안됩니다.
 
그래서 따로 저음이 잘들리는 메인 스피커를 쓰는데요.
근데 Lyra2 에 물리니까 Solo 6 be 에서 저음이 모니터링이 좀 되더라구요.
엄청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장점 2. 괜찮은 안정성
 
이건 제가 오래 테스트 해보지 못해서 보장하긴 어렵지만,
3주간 사용하면서 한순간도 뻗은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테스트 해봤던 환경은 해킨토시 Yosemite / 5k IMAC El captain 였고, 한번도 에러가 없었습니다.
저는 편곡작업을 주로 하기 때문에, 몇십트랙씩 가상악기를 불러다 써서 인터페이스가 말썽이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이녀석은 낮은 레이턴시에서도 문제 없이 정상작동 했고, 
뭔가 엄청나게 빠릿빠릿한 느낌을 주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하긴 이 가격대 인터페이스가 안정적이지 않으면 정말 혼(?) 나야죠.
USB 인터페이스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장점 3. Overkiller 의 유용성
 
Overkiller 는 프리즘 사운드에서 만든 작은 XLR 플러그 형태의 Soft-Clip Limiter 입니다. 
이 녀석이 한때 유행처럼 번진적도 있을 만큼, 아시는 분은 다 아는 그런 녀석인데요.
이녀석이 기본으로 탑재되있어서 자유롭게 켜고 끄면서 쓸 수 있습니다. 
 
저처럼 마스터 체인을 돌려서 다시 녹음을 받는데, 소프트 클리핑이나 리미터가 없다면,
소스의 잔털(?) 로 인해서 AD 로 들어올때 시그널을 어느정도 이상 올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컨버터 자체에 소프트클리핑 기능이 있다면,  (라브리나 아포지에도 있죠)

헤드룸을 조금 더 쓸 수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에서 최대한 게인을 많이 주고 녹음받을 수 있죠.
이렇게 녹음 받으면 최종 디지털 도메인에서 마스터링 단계에서 라우드니스를 뽑을 때
좀 더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중간에 트래킹할때 좀 공격적이고 빠른 마스터 컴프 같은 역할로도
밀어붙여서 써봤는데,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런식으로 마스터 트랙 체인 받을때 헤드룸을 더 쓰기 위해서 사용했지만,
잘 활용한다면, 보컬 녹음시에 컴프레서 없이도 좀더 헤드룸을
여유있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점 1. 비싼 가격 (극 하이엔드 포지셔닝)
 
후.. 일단 Lyra 2 가격이 350만원입니다.
아무리 소리가 좋고, 좋은 녀석이라 하더라도.. 350만원이면 
일단 몇달 굶을 생각하고 이빨 악물고 사 말어 한참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되는 가격입니다. ㅠ_ㅠ
그러나 프리즘 사운드에서 나온 같은 2채널 AD,DA 컨버터를 구입하면 2천만원이 훨씬 넘게 들어가니..
그런걸 생각하면 비싼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단점 2. 매우 지나치게 후진 외관, 후진 조작성
 
일단 외관이 매우 후집니다. 저는 겉에 액정에 미터 부분에 은은한 색깔이 있길래
아.. 고가 콘솔에 들어가는 '플라즈마' 형태의 시그널 미터가 들어있나보구나..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_-;; 왠 용접할때 나오는 전구같은게 반짝거립니다.

이 저렴함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컨트롤 패널은 매우 안정적이긴 한데, 미려함이라고는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뭔가 수십년은 족히 되어봄직한 윈도우 95 시절의 인터페이스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뻗거나 튕기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단점 3. dsp 기반의 FX 등, 모니터 큐를 주기 위한 수단이 조금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DSP 를 통한 다이렉트 모니터링 기능은 지원합니다. 
그러나 내부 모니터링 컨트롤 패널에서 fx 를 준다던지, 이펙터를 건다던지 하는 등의
실시간 모니터링 채널 믹싱은 불가능합니다. 

이게 좀 불편한 부분이었는데, 이건 아마도 아폴로에 길들여져서 그런 것 같네요.
아무래도 헤드폰 단자에 바로 꽂아서 모니터링 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면부에 모니터 컨트롤러는 세밀한 볼륨 조절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디지털 베이스로 어테뉴에이터처럼 살짝 걸리면서 돌아가는 방식인데,
볼륨간의 간격이 조금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아폴로가 워낙 섬세하게 조절이 되서 그런 것일수도 있구요.
 
 
 
마무리..
 
3주정도 여유있게 써보면서 느낀건 참 좋은 기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점에 대해서 다 알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단점의 서술이 좀 적은건, 사실 마땅히 잡을 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전자제품에 있어서 명품의 개념이 좀 사라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아무리 명품을 내놓더라도, 기술의 발전에 도태되어버리면 빛을 잃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프리즘사운드의 제품 군이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을 보면, 
물론, 음향에 적용되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적은 환경적인 탓도 있었겠지만, 
이 회사는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며,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법을 잘 알고 있는 회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 같아도 로또 맞으면 제일 먼저 이 회사 제품을 하나씩 다 사고 싶으니까요.
아무튼, 데모가 끝난 지금 진지하게 고민 해봐야겠습니다. 살지 말지를요 ㅠ_ㅠ
일단 카드 할부가 얼마나 남았는지부터 체크해봐야 할테지만요 ㅠ_ㅠ
 
부족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련자료

hans님의 댓글

잘 보았습니다. 저는...타이탄을 데모받았습니다...휘리님의 리뷰에 상당히 밀릴것 같습니다.....ㅋ...저는 간단 사용기밖에 쓸 수 없는데...T.T

휘리님의 댓글의 댓글

허걱! 빨리 쓰길 잘했네요 ㅎㅎ 한스님이 올리고 나신다음에 올렸으면 못올릴뻔 했네요 ㅎㅎ
데모 해 보면서 더 쓰면 사고싶을까봐 얼릉 쓰고 반납해버렸습니다. ㅠㅠ

백지훈님의 댓글

잘 보았습니다~
참고로 유니버셜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도 prism lyra2를 컨버터로 사용한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아..그렇군요.

오버킬러 기능이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참 유용할 것 같습니다.

국내외의 많은 마스터링 스튜디오에도 오버킬러들이 조용하게(?) 사용이 되고 있지요.

둥이아빠님의 댓글

휘리님~~ 저도 리뷰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요사이 나오는 인터페이스를 볼때 마다 궁금증이 있는데요...

프리즘 사운드 같은 고가의 장비를 만들어 내는 인터페이스에서 캐논 출력이 없는 지 궁금합니다.

캐논 아웃 만드는게 그렇게 비용이 드는지..아님 제가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최근 인터페이스가 필요해서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저의 기준은 캐논 출력 있는 것이 중요한 요소였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것 중에 정말 드물더라구요...(RME Babyface Pro를 발견해서 구입을 했죠...)

휘리님의 댓글의 댓글

캐논이나 TRS 나 어짜피 똑같은 3점 연결 방식인데, 단지 플러그 형태만 틀린 것이니까요.
그리고, 전체적인 장비의 추세가 '휴대성' 을 강조하기 위해서 1U 안에다가
모든 것을 다 때려박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전처럼 모투 192 같은 2U짜리 인터페이스들이
나오던 시절에는 캐논이 일반적이었지만.. (TRS 를 쓰면 뒷면이 너무 공간이 남아 허전해지죠)
그리고 최근에 많이 나오는 인터페이스들이 거의 모두 슬림하고 작은 구조를 갖고 있다보니
TRS 방식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체결 방식의 안정성은 캐논을 선호하는 편입니다만 그렇게 바뀌어가네요 ㅎㅎ

누구게님의 댓글

밤중에 휘리님 리뷰를 읽고 있습니다. ㅎ ㅎ 감사합니다... 미디어 기술의 변화와 업계 변화에 대해 생각을 하시는 것도 저도 좀 그렇습니다. 저는 비디오가이이지만요...

"그래서 따로 저음이 잘들리는 메인 스피커를 쓰는데요.
근데 Lyra2 에 물리니까 Solo 6 be 에서 저음이 모니터링이 좀 되더라구요."

이게 아마도,

"아폴로 컨버터에서 뿌옇던 로우가 한방에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

이거랑 관계가 있을 거에요. 저음과 중저음의 영역에서 미세한 변화가 생긴 거죠. 이 영역은 아주 조금만 변해도 큰 차이로 들리죠. 아마도 중저음 쪽에 드리워져 있던 저음부 상층의 다이나믹 변화가 약해지면서 중저음이 또렷해지니까 잘 들리게 된 걸 겁니다. 우리가 실제로 "저음의 형상"이라고 느끼는 명확함은 중저음이 그 뼈대가 되니까요. 그런데 하우스 뮤직이 아닌 한 사람들이 재생되는 음악에서 실제 듣게 되는 저음은 이 정도까지인 것 같습니다. 영화관은 예외입니다. 거기는 재생품질은 충격적인 수준일 수 있어도 진짜 아래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고가의, 그것도 현대적인 재생 시스템이 아닌 한 정말로 꼭꼭 채워진 저음 ~ 중저음부는 현실적으로는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면서도 그 대역이 거기 있으니 원음의 녹음과 재생이라는 원천적 동기를 추구한다면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또 그러면서도 음악은 음악이니까 음악적으로 아티큘레이트(일본어에서 온 영화쪽 표현으로 데꼬보꼬라고... 요즘 세대는 잘 모르더군요.)되는 게 합당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그러면 지금 들으신 것처럼 뼈대와 겉모습이라는 얼개가 읽히는 것이 좋은 게 아닐까 그런 유혹도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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