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이 :: 디지털처럼 정확하고 아날로그처럼 따뜻한 사람들
리뷰

AEA Ribbon 마이크 3 종세트

페이지 정보

본문



1. Ribbon 마이크에 대한 인식.



제가 무지해서 겠지만, 녹음실에서도 리본마이크를 본일은 많이 없었던거 같고,
개인 작업을 하면서도 리본마이크를 써볼 기회 혹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줏어들은 이야기는 많았죠.

"내구성이 최악이다."
"관리가 까다롭다."
"저음이 너무 많다."
"레벨이 너무 작다."

거기다 리본 마이크의 특징이라는 기괴한 Figure 8 패턴도 의문스럽고

앰프 시뮬레이터나 마이크 시뮬레이터에서 보면

항상 리본마이크는 엄청난.. 매우 부담스러운 저음을 들려주는데..

줏어들은 바로 '리본의 공진'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 라고 하고..

이래저래 피곤한게 뭔가 제 취향이 아닌듯 합니다.



2. 첫인상.


큼지막한 박스에 이것저것 들어있어서,처음엔 Tube 마이크와 파워 서플라이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열어보니 마이크가 3 개나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이번에 리뷰한 AEA 사의 리본 마이크는 모두 3 개인데.

R84 - 가장 기본형(?) 입니다.

R88 MK II - 스테레오 리본 마이크 입니다. XY , MS 모두 지원합니다.

R92 - 개량형(?) 으로 리본마이크의 불편한 부분을 개선했다고 하네요.


일단 첫인상은...


참... 불편한 녀석입니다. -_-;

리본이 늘어나는걸 방지하기 위해 보관 방향도 정해져있고,
노이즈 때문이겠지만 케이블도 일체형이라 스탠드에 연결할때 은근 귀찮습니다.

그나마 편의를 위해 개선되었다는 R92 모델은
연결 부분에 작은 센스를 보여주고 크기가 작은것은 다행이네요.

R88 mk ii 모델은.. 무슨 촬영용 붐마이크처럼 생긴것이..
생긴대로 크고 무겁고.. 불편합니다..



3. 문제점



R88 mk ii 로 MS 녹음을 시도해보았는데,
저의 허접한 장비로는 원활한 사용이 힘들었습니다.

'60 dB 를 깨끗 하게 증폭' 시켜줄 프리앰프가 필요하다고 써있고,
제가쓰는 RME babyface 가 최대 60dB 증폭이 가능한데

usb bus power 덕분에 최대로 올리면 매우 슬퍼집니다.

거기다 MS 로 사용시엔 가뜩이나 레벨이 줄어들어서
60dB 증폭 가능한 외장 프리앰프 (octamic2) 를 투입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네요.
(거리를 두자니 레벨도 모자라고 모니터도 힘들고...)

일단 깨끗하게 70 dB 는 올려줄 2 채널 프리앰프가 없이는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것 같습니다.

MS 로 스테레오 녹음을 해볼 좋은 기회였는데,
허접한 장비로 인해 제대로 못해본게 못내 아쉽습니다. ㅠ_ㅜ

R84, R92 모델은 대충 SM58 수준의 게인을 요구한다고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4. 그래서 소리는..?


써온 내용만 으론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장비 같지만,
그 모두를 상쇄할만큼 소리가 진짜 진짜 같습니다.

아니 좋은 마이크로 녹음하면 당연히 소리가 진짜 같지 않느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요.
근본적으로 진동을 받아들이는 재질 차이에서 오는 그 뉘양스 차이가 매우 큽니다.



R84 + TK-TS1 / R88 mk ii + RME pre



Bluebird / C214 + RME babyface



SM58 / Blurbird + RME Babyface


일단 장비의 수준차이가 있고, 노래의 분위기도 완전 다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보컬의 나이가 달라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하이가 많고 로우가 많고 이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확실히 리본 마이크 쪽이 더 '진짜' 같습니다.

또한 지향성의 차이도 있겠지만, 마이크와 보컬의 거리의 변화가
다이나믹 프로세싱을 거쳤다고 해도 훨씬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그리고 하이 프리퀀시를 제법 부스트 시켜봐도
디에서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점도 신기하네요.

이런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특징은 장르에 따라 보컬에 보다 강한 존재감과 포커싱이 필요하다면
단점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겠다고 생각은 합니다.


일단 보컬이 아닌 다른 악기 특히 금관악기...



R84 + TK TS1 조합 인데...



이건 Bluebird 와 R84 로 녹음한 소스를 순서대로 플레이 한것입니다.

(blubird / r84 /bluebird / r84 순입니다.)


bluebird 의 소리는 밝고 r84 는 좀 어두운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확실히 리본 마이크로 녹음된 소리가 확실히 자연스럽습니다.
앞에껀 약간 모듈 스러운 기분이 듭니다.

연주자도 새로 녹음된게 연주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는데
리본 마이크로 녹음된 소리가 더 좋다고 하네요.

당장 구조적인 문제라던 저음도 굉장히 자연스럽고 고음부의 디테일도 좋네요.
섹소폰 뿐 아니라 멜로디온에도 좋고, 하모니카나 현악기등

마이크로 녹음시 좀 신경질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모든 악기에
해결사로 자리매김할듯 합니다.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



기타 트랙에서 엄청난 노이즈가 올라 옵니다만,
(죽어라 USB BUS POWER)

이 노래는 앨범을 다시 녹음하고 싶을정도로 기타 소리가 맘에 드네요.
(녹음할때 있었다면.... ㅠ_ㅜ)

메인 보컬은.. 전에 녹음한 Bluebird 소리랑 비슷하게 한다고 하이를 과하게 부스트 시켰는데....
뭡니까.. 그 엄청난 부스팅에도 자연스러운 느낌은.....
(여전히 디에서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5. 결론



정말로 리본마이크는 장단점이 명확한듯 합니다.


불편하고, 무겁고,
좋은 프리앰프가 필요하고 (USB Bus Power 를 저주하게 되었습니다. 흑흑.)
아무리 개선 되었다고 해도 내구성에 대한 불안이 쉽게 가시진 않습니다.


하지만


소리가 정말
진짜같고,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진짜같고,
자연스럽습니다.

오타가 아니라 두번씩 쓸만큼 정말로 그렇습니다.
리본마이크를 모니터하다가 기존의 콘덴서 마이크를 들어보면
뭔가 날카롭고 감도가 지나치게 민감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확 듭니다.

만약 범용적으로 쓰일만한 콘덴서 마이크를 이미 가지고 계시다면,
더 고가의 콘덴서 마이크 보다 리본 마이크를 사용해 보는것이
훨씬 극명한 소리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고가의 제품이 좋은것은 당연하지만 진동을 받아들이는 소재의 차이는
단순히 가격을 떠나서 그냥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리본 마이크를 경험해보지 못했던 저로서는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네요.

각 모델에 다른 간략한 코멘트는

R84 - SM58 을 구동하는 게인값 이면 무리없이 사용 가능하고
개성도 뚜렸합니다.

R88 mk ii - MS 모드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게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괜찮은 2ch 프리앰프가 필요할듯 합니다.

R92 - 편의성도 좋고, 근접효과도 덜합니다. 하지만 범용적으로 쓸 마이크가 이미 있다면,
R84 쪽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p.s


좋은 장비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설상훈님과 운영자님 덕분에...

SM58 과 H4n 에 애플 번들 이어폰으로 행복해하던 아이들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책임지세요 ㅠ_ㅜ

관련자료

gungjazz님의 댓글

항상~좋은리뷰 감사합니다~.글로써 보는것보다 귀로 들으니깐~더 좋은리뷰가 돼는것 같네요..
지금저는 저번에 올리신 the strip 본뒤로 .ㅋㅋ 지금거의 구입직전단계인것같아요.ㅋ호주에는 3주안에 들어온다고해서..^^

누구게님의 댓글

너무 멋진 리뷰입니다!!! 동영상도 너무 좋습니다! 연주하는 분들도 너무 잘 하시고 행복해 보이네요. 어디서 이런 멋진 작업을 하고 계시나요...

저도 오래 전에 옥타바의 리본을 써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전혀 다른 소리의 팔레트가 참 쓸모가 있겠구나 생각은 들었지만 어떻게 써야 할 지 좀 당황스러운 소리... ㅎ ㅎ... 그리고 블루의 리본을 들어 봤는데 실용적이긴 한데 확실히 블루 특유의 맞춤형(?)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리본 특유의 단계 없는(?) 소리의 언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드페커는 마이크 내부 EQ에 대해 찬반이 나뉘더군요.

다른 악기보다 목소리가 인상적입니다. 기존 컨덴서들과는 아주 다르지만 말씀하신 대로 이게 컨덴서보다 실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자연스러운 부드러움, 그러면서도 섬세한 소리... SM58과는 전혀 다르지요.

첫 번째 샘플의 피아노가 멀게 들리는 게 아주 좋네요. 근래 한국 음악들이 다들 너무 앞에 몰려 있는 것처럼 들리는 게 좀 불편했었는데요... 두 번째 블루버드로 녹음한 것은 확실히 평면적으로 들리네요. 전에 블루 마이크들 비교해 놓은 샘플을 들어 봤었는데 저는 블루베리에 꽂혔습니다. 블루버드는 좀 아니고... ㅎ ㅎ... 제 기억에 셔릴 크로우의 옛날 노래가 블루베리로 녹음했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밝은 소리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블루베리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테스트하신 R84가 어둡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데요. 그냥 밝다, 어둡다의 연속선 상이 아닌 다른 차원의 색이라고나 할까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hans님의 댓글

리뷰 정말 잘 봤습니다...
진공관 스테레오 마이크구입에 이어 딱하나 더 구입하라면 꼭 구입하고 싶은 마이크가 R88이 물건인데요...리뷰도 속된말로 쥑입니다...ㅋ...

설상훈님의 댓글

늘 멋진 리뷰와 영상을 보여주시는 Hcube 님께 감사드립니다^^

리본 마이크를 사용했을 때 보컬의 느낌도 많이 다르고 피아노 소리도 달라졌지만 색소폰 소리는 정말 극명한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리본의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움이 너무 잘 어우러져서 가슴 두근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내주네요.

암튼 아리따우신 분들과 이렇게 멋진 음악을 만드시는 모습 보며 저도 도전 많이 받고 있고 부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ㅠㅠ

언제 작업실에 놀러가서 함께 계신 분들께 싸인 받으러 가도 될까요?(Hcube님 포함)ㅎㅎㅎ

joehann님의 댓글

리뷰 정말 잘봤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리본 마이크는 꼭하나 들여놓고 싶었는데...
R84 왠지 끌리네요;; 한번 알아봐야겠습니다..

JesusReigns님의 댓글

버스파워 노이즈라고 하신건.. 버스파워 노이즈가 아닐 가능성도 조금 있을 것 같습니다.
USB 버스파워의 노이즈는 더욱... 잡스럽거든요.. 마이크 자체의 노이즈일지도..?
아~ 그게 아니고 60 올리고도 60정도 남는.. 그런게 필요하겠네요..
  • RSS
전체 289건 / 10페이지

+ 뉴스


+ 최근글


+ 새댓글


통계


  • 현재 접속자 289 명
  • 오늘 방문자 4,221 명
  • 어제 방문자 4,957 명
  • 최대 방문자 15,631 명
  • 전체 방문자 12,661,340 명
  • 오늘 가입자 0 명
  • 어제 가입자 1 명
  • 전체 회원수 37,533 명
  • 전체 게시물 247,787 개
  • 전체 댓글수 193,360 개